며칠 전에 머리 하러 갔었는데
저 먼저 있고 나중에 한 분 오셨어요.
미용사는 원장님 한 분이 전부..
워낙 작고 조용한 곳인데
오자마자 .. 곧 식 치룬다고..
원장님도 아시는 분이라 이래저래
기다리면서 말씀 시작하시는데
결혼할 딸 네 집 비빌 번호를
시댁에서 공개적으로 알려달라고 하셨나봐요.
그것부터 시작해서
주말마다 오라 어쩌고....
걱정이 태산이다
자꾸 저도 흘깃흘깃 쳐다보며 넋두리 하시는데
원장님도 어째요..ㅠㅠ
저에게도 그럼 안되는데 그쵸? 그렇게 말씀..하시고
전 쭉 듣고만 있다가
아..!! 그거 좋은 해결책 있어요.
지금부터 신랑보고 시댁가면 설거지 같이 하자고
딸에게 시키시라고..
아마 아들 설거지 하는 거 보기 싫어
그 댁 어른 오지 마라 하실꺼요?^^
나름 재치있게 말했더니 원장님 빵 터지고
그거 좋은 생각이라고....그 분께 원장님이
진짜 딸에게 한 번 그렇게 말씀해 보세요..ㅎㅎ 그랬는데
갑자기 정색을 하면서
한 달에 시댁에 두 번 오면
두 번은 친정 가라 그랬다고...
갑자기 태세전환을...흐미.
저와 비슷한 연배의 원장님과 저는
지금 무슨 말인가..갸우뚱 하는데
우리집 사위가 그렇게 우리 딸을 이뻐한다고.
뭐든지 고생 안 시키고..본인(장모) 말이라면 꺼뻑 죽는다나..
그러더니 갑자기 큰 사위가 어쩌고..
아이고..ㅠㅠ
이게 무슨..대화인지..방구인지.
제가 머리 감을 차례 되어 곧 일어나긴 했는데
참....기분이 그렇더군요.
애써 나름 베풀었는데 무시당한 느낌이랄까요.
주제 넘게 오지랖 부렸나 ...반성도 하게 되고
아뭏든 원장님 제 차례되니
자연스럽게 제 아이들 안부 물으시며
그 분과의 대화는 단절되었는데....
아뭏든 며칠 지났는데도
문득 그 일화가 생각나 써봤네요.
그 분이 좀 독특한 거였을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