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이상해진 건 초등 고학년
우리집이 부유해지기 시작하면서 부터네요
아빠는 사업하며 돈만 줬고
엄마도 바쁘다가 같이 사업하는 아주머니랑 눈이 맞아서(동성연애)
어느 날 집을 나갔어요
그것도 집안 살림 다 빼고, 전세금도 다 빼고, 밥 먹을 것도 없이요...
전 새엄마 밑에서 사춘기 보냈고
성인이 되어 십몇년 만에 엄마 만났고 그때부터는 다시 뜨문뜨문 관계를 맺었어요
엄마가 밥도 사주고, 돈도 쥐어주기도 했지만
과거사는 전혀 이야기 하지 않았고
어쩌다 이야기가 나오면 짜증만 내더군요.
저도 엄마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남들과 같은 딸은 아니었고, 특별히 챙겨본 거 없어요.
아주 기본만 했죠.
제가 외국에서 공부 마치고 돌아올 때 갈 때가 없어서
엄마 집에서 하루 이틀만 묵자고 했어요
공항까지는 안나와도 되고, 엄마 집 근처 터미널에만 나와달라고..
3년 만에 만나는데 그렇게 짜증을 내시더군요..바쁜데 왔다는 투.
그리고 저는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이혼한 가정 결혼할 때 힘들거든요..정신적으로..아빠 엄마 양쪽 의견을 내가 다 맞추어야 하니.
그런데 전혀 협조를 안해주고
상견례도 나오기 싫다고
그 때 엄마가 스트레스가 많은 시기였을거에요. 오빠가 속썩이고 했으니.
그래도, 내가 가정 꾸려서 이제 좀 살아보겠다는데..나와만 달라고 애걸 했어요.
애기 낳고도 엄마는 늘 엄마 장사로 바빴어요
아기 맡긴 적 단 30분도 없고요
우리 집에 한 번 오시라 그래도 절대 안와요. 쉬시는 날도.
오빠 집에는 아무리 좁아도 가서 주무시고 오더라고요.
오빠는 집도 사주고, 저 결혼할 때는 이불만 사주셨어요.
나중에 몇 년 후 차살 때 오백 정도 보태주신 적 있구요.
엄마가 암 수술하고, 장사도 다 접고 혼자 잘 지내시죠
늘 바쁘게 운동하고, 놀고, 이거저거 배우고...
제가 뒤늦게 또 공부를 하는데
조금 늦는 날이 딱 하루 있거든요.
대충 될 거 같긴 하지만 혹시라도 비상사태를 대비해서
그럴 거 같지 않지만 만에 하나,
sos 치면 와줄 수 있나 여쭤봤더니
(그 날 정해진 일정은 없으시다고 그래놓고)
그냥 아래만 쳐다보고 대답을 피하시는데
맘 속 마지막 벽돌이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
엄마는 날 위해서 자신의 것 하나도 내놓기가 싫은 사람이구나...싶은.
그 뒤로는 엄마와의 대화가 전혀 즐겁지 않고
전화도 받기가 싫어요
그냥 이대로 끊어지고 싶다..이런 맘이 들어요.
그런데, 지금껏 잘 버텨왔는데 이제 엄마가 십 년 정도...남으셨을 거 같은데..
이렇게 그냥 끊어지게 하는게 나아게도 엄마에게도 너무 잔인한 일은 아닐지.
더 큰 고통이 오지는 않을지..두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