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뜨기 전 신새벽부터 시작되는 소음
새벽 2시 반이 넘어야 조용해졌던 윗층
하루 20시간 정도의 소음과 진동 노출로 인해
저는 한 숨도 못 자고 출근한 적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어요.
이사하는 날부터 너무 요란해서 아이가 몇명이냐고 했더니
쌍둥이인데 아직 돌이 안 돼서 걷지도 못한다고 거짓말했던 윗층의 층간 소음 유발자
하루 평균 50번 이상씩 자지러지는 비명 질러대서
처음엔 아동학대까지 의심했었죠.
바닥이 울릴 정도로 뭐를 매일 떨어뜨리는지
(나중에 아이들 봐주는 할머니왈 책장에서 책을 한꺼번에 쏟는다고 하더군요)
퇴근 후 집에 들어가기가 겁나던 우리집
참다 참다 올라가서 너무 고통스럽다고
매트 좀 두껍게 깔아달라고 했더니
어쩌라구! 신고해 신고해
때릴 듯 위협적으로 가까이 다가와서 소리 소리 지르던 쌍둥이의 아빠
신고 생각도 못했는데 신고하라기에 경찰서 갔더니 해줄 방법이 없다고
관리실 갔더니 전세나 월세면 집주인에게 얘기해줄 수 있지만
자가라서 아무 방법도 없다고 이런 사람들은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며 조용히 이사를 권유했던 관리소장님
소음 유발집의 윗층 할머니를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는데
너무 힘든데 아이들 키우는 입장에서 얘기할 수가 없다고 한숨 쉬시고
소음 유발자 윗층의 윗층 아주머니
방콕 여행을 갔는데 자지러지는 비명 소리 듣고
매일 들어서 환청이 들리나 보다 하고 무의식 중에 뒤 돌아봤는데
층간소음 유발 쌍둥이 발견하고 놀라서 넘어질 뻔 하셨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2년을 넘게 엄마와 집을 보러 다니고
마당이 있는 남향 집으로 이사 온 지 몇 년 되었어요.
여긴 주택가로 자리 잡은지 50년이 넘었고
CCTV가 곳곳에 있는 작은 산이 있는 동네로
처음에 이사 왔을 때 집 안에 있으면 아무 소리도 안 들려서
지금 세상이 돌아가고 있나싶을 정도였어요.
한 번씩 들리는 평화로운 새소리.......
요즘은 마당에 냉이, 쑥, 달래, 오가피, 돌나물 뜯어 먹고
여름엔 오이, 토마토, 가지, 고추, 상추 등 따 먹고
가을엔 감나무에서 감, 모과 등등 먹을 수 있고
무엇 보다 밤잠은 물론 낮잠을 자고싶을 때 잘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아요.
피부도 좋아지고 건강도 좋아지고
미안하다는 말을 단 한 번만 했더라면,
아니 미안한 표정이라도 지었다면
그 어마어마한 스트레스를 참고 버텼겠지요.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요즘은 층간 유발자가 감사하게 느껴질 정도예요.
전화위복이라고 정말 건강한 삶으로 바뀌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