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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친정어머니께 편지를 썼어요

남편의편지 조회수 : 5,346
작성일 : 2018-04-20 13:21:03

얼마전이 제 생일이었어요
평소 생일이면 항상 꽃다발과 편지는 기본으로 준비하던 남편이었는데 이번엔 어쩐일인지 편지가 없더라구요.
슬쩍 “편지는~?” 하니 그냥 얼버무리는데 사실 제가 얼마전에 임신을 해서 다른때보다 더 의미있는 생일이라 생각해서 좀 기대를 했거든요.. 그래서 살짝 서운한 마음이 들긴 했지만 그냥 지나갔어요. 요즘 남편 일이 최고로 바쁠때라 주말도 없이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터라 나름 몰래 서프라이즈 파티 꾸며준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여기자 싶었죠..
다음날 친정식구들과 2차로 생일축하 점심을 함께 하고 친정에 가서 좀 놀다가 집에 갈 시간이 돼서 일어나려는데 남편이 자켓 안주머니에서 뭘 꺼내더니 “어머니~” 하고 드리더라구요. 엄마나 저나 눈이 동그래져서 갑자기 뭐지? 하는데 웬 도톰한 편지봉투가...
전 처음에 돈이 들어있는줄 알고 갑자기 웬 용돈이지? 싶었는데 꺼내보니 장문의 편지지가 들어있더라구요. 엄마가 자주 가시는 스타벅스 기프티콘과 함께...

오늘은 사랑하는 ㅇㅇ이의 생일입니다.
ㅇㅇ년 전 이날에 10개월동안 정성으로 품으신 ㅇㅇ이를 태어나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그리고 그 딸이 오래 전 당신처럼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여 뜻깊은 오늘을 맞이하게 됐습니다...

이미 첫문장에서부터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게 만든 장문의 편지에는 입덧으로 고생하는 저를 바라보는 안쓰러움, 그 시간을 모두 거쳐 저를 낳고 키우는 동안 겪으셨을 어머니의 노고에 대한 감사함, 곧 부모가 되는 걱정과 설렘과 기대감...등이 담겨있었어요. 그리고 말미에는 “사랑하는 ㅇㅇ이를 낳아주시고 키워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라는 맺음과 함께 언제 가져간지도 모르겠는 초음파 사진이 붙어있더라구요..^^; ‘할머니 안녕하세요~’라는 멘트와 함께...

엄마가 받으셨을 감동은 말할 것도 없고 저 또한 제가 지금까지 받아본 남편의 그 어떤 편지보다 감동스러웠네요...^^

매일밤 자정 언저리에야 퇴근해 녹초가 된 몸으로 잠들어 해뜨기 전에 출근하는 일상을 반복하는 남편이 언제 짬을 내서 이런 편지를 썼나 싶어... 안쓰럽기도 하고 너무 고맙고 감사했어요. 입덧때문에 출근길 주스 한잔도 못챙겨주던 저였는데 오늘은 모처럼 일찍 퇴근한다니 힘내서 맛있는 저녁 해놓고 기다리려구요...^^

제가 늘 지혜를 얻어가는 이곳의 많은 분들께서도 행복한 기운이 전해지길 바라며.. 이런 얘기는 일기장에 해야되는거 아는데 저는 가끔 부부사이 좋은 글 올라오면 저까지 기분이 좋아지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요로콤 살짝 남겨봅니다 ^^; 미세먼지만 빼면 날씨가 참 좋은 요즘 모두 행복한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IP : 223.62.xxx.190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사랑이많은
    '18.4.20 1:25 PM (114.202.xxx.51)

    남편분이네요^^
    친정엄마께서 감동하셨을거같아요.
    아기 순산하시고 항상 편안하고 좋은생각많이하셔요.
    보물이 님의뱃속에서 살고있네요~
    좋은글 감사해요~

  • 2. 세상에
    '18.4.20 1:31 PM (223.63.xxx.66)

    완전 감동이에요 원글님네는 너무 좋은 부모가 될 것 같아요

  • 3. 남편생일엔
    '18.4.20 1:34 PM (117.111.xxx.26) - 삭제된댓글

    님도 시집에 편지 하세요~~~
    제취향은 진짜 아니지만 시켜도 못할일을...
    남편분 착하고 멋지네요

  • 4. 와우
    '18.4.20 1:34 PM (39.115.xxx.234) - 삭제된댓글

    결혼 정말 잘하셨네요.남편으로, 아빠로,사위로
    최고가 되실 분이네요.

    신혼때 제생일에 저희엄마(장모님)께 전화하던 남편이 떠오르네요. 오늘이 저oo이 생일이고 oo이 낳느라 정말 고생하셨고 감사하다구요.
    엄마는 그러냐고 ?? (저6남매에 엄마가 오빠생일만 기억)
    어리둥절 ~ 한 3년하더니 안해요 ^^;;

  • 5.
    '18.4.20 1:38 PM (121.150.xxx.51)

    행복해지는글 이에요
    남편분도 아내분도 아름다운분들
    윈글님 순산하세요ㅎ

  • 6. oo
    '18.4.20 1:51 PM (175.252.xxx.141)

    와 세상 고액연봉 받는 남편보다 젤 부러운 여인이십니다
    어쩜... 시어머니가 아들을 그리 잘 키우셨나요!!!!!
    저도 그런 스윗한 아들로 꼭 키워야겠다고 ㅋㅋㅋㅋ여기서 홈 자 다짐합니다

  • 7. 와~~
    '18.4.20 1:53 PM (110.8.xxx.168)

    정말 내 딸이 원글님 남편분같은 사람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이쁘고 건강한 아기 순산하시고
    사랑스런 가정 꾸려가시길 바랍니다.^^

  • 8. 천년세월
    '18.4.20 2:00 PM (58.140.xxx.232)

    와....여기 게시판만 들여다 보면 세상에 쓰레기 같은 성정을 지닌 남자도 엄청 많은것 같던데
    어디서 이렇게 제대로 갖춘 신랑감을?
    전생에 나라 라도 위기에서 구하신분 같아요^^
    읽고 있던 저도 눈시울이 붉어지려고...
    그래요...
    부부란 서로 갈구고 견제해야할 대상이 아니라
    이렇게 서로를 위해주고 아껴주는 맘으로 살아야 되는건데...
    그게 결혼이란 시스템 속에서 반드시 지켜져야될 가장 중요한 대 원칙인데
    많은분들이 그걸 무시하고 사시네요.
    기름 한방울 안넣어주고 ...어쩌다 넣어주더라도 옥탄가가 포함되어 있는 기름인건지 싶은 순 싸구려 기름만
    넣어주면서 시동 잘 안걸린다고...소음 심하다고 자동차 탓을 하며 투덜대고 있지요.

  • 9. 진심
    '18.4.20 2:20 PM (221.140.xxx.157)

    진심이 느껴지는 편지^^ 게다가 할머니 안녕하세요 라는 귀여운 초음파사진 문구까지. 넘 멋진 남편이시네요. 어머니 감동하셨겠어요~
    순산 축하드리고 행복하세요^^

  • 10. ..
    '18.4.20 2:35 PM (203.163.xxx.36) - 삭제된댓글

    감동감동^.^ 너무 멋지신걸요.
    원글님 어쩜 그런 남편 만나셨는지 팁을 푸세요~ 미혼처자는 마냥 부럽습니다.

  • 11. 원글
    '18.4.20 2:35 PM (223.62.xxx.190)

    저희도 오랜 연애 끝에 결혼했지만 신혼 초반엔 정말 많이 다퉜어요. 그래도 서로 맞춰가는 과정이라 생각하자며 말은 쉽지만 실제론 너무 힘들었던ㅎㅎ 인고의 날들을 지내고 나니 또 이렇게 좋은 날도 오네요..^^ 댓글 달아주신 분들 가정에도 평화와 행복이 깃들기를 진심으로 기도할게요. 좋은 말씀들 감사합니다 ^_^

  • 12. ㅁㅁㅁㅁ
    '18.4.20 2:50 PM (119.70.xxx.206)

    감동입니다..눈물나요 ㅜㅜ

  • 13. 오랜만에
    '18.4.20 2:51 PM (211.252.xxx.37)

    눈물이 납니다. 전혀 모르는 타인도 눈물이 나는데 어머님과 원글님은 얼마나 많이 눈물이 났을까요?
    좋은 남편이시네요. 이 행복 변치 말기를 바랍니다.

  • 14. ....
    '18.4.20 3:04 PM (118.221.xxx.136)

    우리딸도 이런 남편 만나길 기대해봅니다...
    순산하시길

  • 15. ..
    '18.4.20 3:29 PM (118.221.xxx.32)

    행복 그 자체입니다

  • 16. ㅇㅇ
    '18.4.20 4:46 PM (211.206.xxx.52)

    와 세상 고액연봉 받는 남편보다 젤 부러운 여인이십니다
    어쩜... 시어머니가 아들을 그리 잘 키우셨나요!!!!!22222222
    진정 결혼은 이런 남자와 하는 거네요
    행복하세요

  • 17. 우와정말
    '18.4.20 5:42 PM (211.108.xxx.9)

    세심하고 다정한 남편이시네요. 장모님이 아내생일맞이 감사편지를...

  • 18. 우왕..
    '18.4.20 7:29 PM (175.203.xxx.9) - 삭제된댓글

    현실남편 맞나요?
    부창부수라고.. 원글님도 좋은아내겠죠.. ^^
    아이고.. 부러버라~~
    지금처럼 오래오래 행복하세요~~
    글읽는동안 행복했....
    지금 딸아이괴롭히는 내 남편보는중.. ㅡㅡ

  • 19. 부창부수
    '18.4.20 7:49 PM (121.200.xxx.126)

    원글님도남편못지않게 좋은아내죠?

    이런 글 볼때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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