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쓰고 깜짝 놀랐어요. 투자라고 써서요. 아마 내 무의식 속에 투자라는 생각이 있나봐요.
부모를 위한 투자나 대리만족은 아니고 아이 미래를 위한 투자요. 더 나은 삶을 살라는...
오늘 아는 분이 대한민국의 교육 현실에 대해 막 이야기를 하면서 그렇게 아이들이 무지막지 하게 공부를 해서 겨우
대학을 들어가도 또 4년 내내 취업준비에 시달리고 그렇게 키워야겠냐면서
한국은 답이 없다며 외국으로 대학을 보내라고. 그런데 외국으로 대학을 보내려면 그에 맞게 준비를 해야 하고
제가 맞벌이를 하는지라 아이를 데리고 외국으로 갈 수도 없고
그렇다면 아이 혼자 외국으로 보내던가, 여기서 사교육으로 외국 대학을 노려 보던가 (그게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니면 한국에 있는 국제학교를 보내야 하는데 셋다 비용이 후덜덜 하고요.
구체적으로 알아본 비용은 아니에요. 애가 하나라 아직 그 부분까지는 알아보지 않았어요.
둘다 대기업 부장이라 돈은 꽤 버는데 (보너스도 많이 주는 회사고 연봉도 높아요) 언제까지 다닐지도 모르겠고
아이한테 그렇게 쓸 돈 있으면 내가 평소에 공부하고 싶었으나 비용이 비싸서 못 갔던 대학원(2년에 학비가 7천만원)
도 다닐 수 있고 사고 싶은 명품 시계도 살 수 있고 일년에 해외 여행도 몇 번 갈 수 있고 막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옷도 맘것 사고요 ㅎㅎ
내가 자랄 때 부모님이 거의 돈을 안 쓰셨어요. 알고 보니 집에 돈도 있었더라고요. 워낙 아이들 공부에 쓰는 돈이 없어서
가난한 줄로 지레짐작해서 뭐 하고 싶다는 말, 뭐 갖고 싶다는 말, 뭐 배우고 싶다는 말도 잘 못 하고 자랐어요.
돈이 어딨냐, 이게 부모님 입에서 매일 나왔던 말이라서요.
노후 준비 안 하고 사교육에 많이 지출 하는 사람들 보고 옳지 않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너무 무리한 것은 그렇지만
자식 교육에 많이 지출 하시는 분들이 옳은 건가? 내가 뭘 놓치고 있는 건가?
내가 성장기에 받아 보지 못해서 내 자식에게도 그러고 있나? 싶기도 하고.
꼭 유학을 보내거나 국제학교를 보내거나 하는 집이 엄청 부자만 하는 것도 아니라고 하고
대치동에도 다 부자만 있는 거 아니라고. 정말 본인한테는 인색하면서 아이 공부에 올인하는 엄마도 많다고...
예전에 시장에서 장사 하면서 자식들을 대학을 보내거나 밭을 팔아 대학을 보내거나 하는 분들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 지네요. 저 같음 그 시대에 그렇게 살았으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면서...
노후 준비를 하고, 가성비를 따지고 하는 이런 합리적인 기준 말고 자식에게 돈을 쓰는 게 나의 어떤 정서를 반영한다는
생각은 안 해 보셨나요?
쓰다보니 횡성수설이긴 한데
막연히 대학은 한국에서 보내고 본인이 원하면 석사 유학 보내주고 결혼할 때 좀 도와주자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주변에서 줄줄이 대학을 못 들어가는 것을 보기도 하고 또 아는 분이 미리 알아보지도 않고 정하지 말고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다 마음을 열고 알아보라고 말씀 해 주셔서 이것 저것 생각이 많아 지네요.
오늘 메인 뉴스에 사교육 전국 평균이 27만원이라고 나왔던데, 서울 왜만한 집에선 초등고학년부터 한 아이당
백만원은 기본으로 쓰던데, 저 금액이 평균으로 나올 정도면 또 사교육의 헤택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은 얼마나
많다는 건가 싶기도 하고...
이런 문제에 어디 정답이 있겠어요. 그냥 제가 화두를 하나 던지면 여러 분들이 다양한 의견들을 쓰시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써 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