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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냉장고속 수개월된 양배추를 없애고나니 상쾌합니다.

음.. 조회수 : 4,170
작성일 : 2018-04-09 15:30:50
제가 양배추를 엄청 좋아하는데
작년에 세일할때 3통을 사두고 한통만 먹고 두통은 김치냉장고에 
방치를 해두었어요.

이미 먹을 수 있는 시간이 지나서 얼른 버려야 하는데
부피가 워낙 크니까 음식물 쓰레기 봉투에 버리기 위해서는
작업을 해야하기에
걍 모르겠다~싶어서 놔두고 놔두고 했더지
진짜 엄청나게 시간이 흘러버린거죠.

그런데 무의식중에
저 양배추를 버려야 한다는 생각이 머리속에 있었나봐요.
그 찜찜함......

그렇다면 빨리 버리면 되는데
뭐랄까 버릴수 있는 한도내 시간이 지나버려서일까요?
그 양배투 2통을 버리기가 너무 힘든거예요.

제가 쓰레기나 이런거 즉각즉각 잘버리고
집도 깨끗하게 정리하는 편인데

뭐랄까
제가 금방 해치울수 있는 한계치가 넘어버리면
손을 못데는 참 이상한 성격이거든요.

만약 내일 시험이면 시험전날에라도
공부를 조금 하면 되는데
시험전날에 너무 많은걸 해야하면 아예 못해서 그래서 걍 안하는 
아니 못하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길을 잃은거죠.


양배추가 한달전부터 머리속에 찜찜한 기운으로 남아서
남편에게 치워달라고 할까?도 생각했지만
제가 저지른 일은 제가 처리해야한다는 
그런 생각때문에 혼자서 끙끙거린거죠.

이런거보면
집이 엉망인데 정리가 안되는 사람의 심리가 이해가 될듯해요.
자기가 할 수 있는 한계를 넘은거죠.

남편 출장도 가고 어제밤에
정말 큰~~마음 먹고
양배추 2통을 잘라서 처리하고 나니까
정말 머리속이 깨끗해지고 기분이 너무너무 좋은거있죠.

정말 사사로운 별거아닌
이 양배추때문에 머리속에 안개처럼 뭔가 계속 끼여있었다고 생각하니
정말 나는 바보같구나~싶다가도
아~어느 한계치를 넘으면 뭔가 할 수 없는 사람이 있구나~
하면서 그 사람들에게 공감이 가더라구요.

그래서 그런 사람은 정말 누군가가 꼭~~~도와줘야 하는구나.

왜 혼자서 못해?
하면서 이해못하겠다고 비난하고 뭐라고 해봤자
이미 그 사람들의 머리속은 엉망이 되어가고 
정리를 할 수 있는 범위가 넘어서서 어디서부터 해야할지 
도저히 알 수 없는 수렁에 빠진거죠.

우울함을 가지고 있는데다가 정리가 안되는 사람에게
왜 우울해
왜 정리가 안되는거지? 하는
그런말보다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작은 도움이라도 주는것이 좋겠구나~를 
양배추 2통을 거의 8개월만에 없애면서 느끼네요.

정말 별거 아니지만 사소한걸로 제가 1미리 정도 성장한 느낌입니다. 


IP : 14.34.xxx.180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8.4.9 3:32 PM (59.29.xxx.42)

    양배추 3통을 한꺼번에 사신거보면 소심한 성격은 아니신듯...

  • 2. ㅋㅋㅋ
    '18.4.9 3:33 PM (175.199.xxx.120)

    냉장고에 5년이 다된 ㅅㄹ 식품의 빵도 있습니다.
    너무 멀쩡해서 버리기가 아까워요..

  • 3. 저랑
    '18.4.9 3:35 PM (94.158.xxx.17)

    비슷하시네요. 냉장고 속 식재료들 버릴 기한 넘기고 넘기면서 고행을 하죠....

  • 4. 나라냥
    '18.4.9 3:41 PM (1.249.xxx.6)

    ...큰일이네요. 야채칸에서 오이와 파프리카가 녹고있거든요...ㅡㅡ;;;; 엄두도 못내고 있어요 ㅎㅎㅎㅎㅎ

  • 5. ...
    '18.4.9 3:41 PM (125.177.xxx.158) - 삭제된댓글

    읽고 있는 제가 다 시원하네요. ㅋㅋㅋㅋ
    잘 버리셨어요

  • 6. 아~~~~
    '18.4.9 3:42 PM (61.109.xxx.246)

    저는 작년 설에 받은 가래떡이 냉동실에...ㅠㅠ

  • 7. ---
    '18.4.9 3:47 PM (121.160.xxx.74)

    저도 냉장고에 2년묵은 군둥내 나는 김치 버려야 하는데 무서워서 김치통을 못열겠어서 못버리고 있어요 ㅠㅠ
    냉장고에 자리차지하고 있는거 볼때마다 속이 갑갑하고 스트레스 받는데 ㅠㅠ
    빨리 조만간 용기를 내야겠네요 ㅠㅠ

  • 8.
    '18.4.9 3:48 PM (211.114.xxx.77)

    부럽. 지금 버려야 할 김치가 있는데.. 못하고 있어요.
    미루고만 있는데... 저도 이번참에 싹다 치워야겠어요.

  • 9. ㅇㅇ
    '18.4.9 4:01 PM (175.115.xxx.92)

    선물용으로 들도 많이 받은 떡들. 나눠줘도 남아나는 떡들이 냉동고 칸칸이 있었어요.
    설상가상 냉동고 서랍도 얼어서 안열리고,,, 2,3년 방치했었는데
    사업하다 쫄망해서 이사때 몽땅 버리고 냉장고 세개를 한개로 줄여갔어요.
    망한거도 망한거지만 떡들 버릴때 묘한 시원함이...

  • 10. 호롤롤로
    '18.4.9 4:16 PM (106.242.xxx.219)

    저도 과일박스로 사두고 질려서 방치중인데 못건들이겠어요 ㅋㅋ
    이젠 처다도 안봄...ㅠㅠ

  • 11. 원글이
    '18.4.9 4:29 PM (14.34.xxx.180)

    오모나~~다들 비슷하시네요. ㅎㅎㅎㅎ
    아이고~~좋다. ㅎㅎㅎㅎ
    공감을 주고받는다는건 역시 좋아요. ㅎㅎㅎㅎ

  • 12. 저도 어제
    '18.4.9 5:16 PM (14.52.xxx.157)

    납작이 통에 들어있던 인절미 상했는데 무서워서 뚜껑열 엄두가 안나서
    .
    .
    .그냥 납작이 통째버리니 갑자기 힘이생겨 집안 정리까지 싹 했습니다

  • 13. 콩콩콩콩
    '18.4.9 5:19 PM (123.111.xxx.175)

    ㅎㅎㅎㅎ저휘집 냉장고에도....
    녹아내린 홍시 담아놓은 통이 큰거 하나 있어요 ㅜㅜ
    정리한다고 한데 모아놓고는...
    애기가 한달먼저 갑자기 나오는 바람에.. 출산하고 조리원다녀오니... 녹아내려있더라구요 ㅋㅋ
    문 열때마다 눈에 띄는데... 모른체하고 있습니다......

  • 14. ...
    '18.4.9 5:51 PM (119.196.xxx.43)

    그맘 알죠 ㅋㅋㅋㅋ

  • 15. 원글이
    '18.4.9 7:12 PM (14.34.xxx.180)

    녹아내린 홍시 모르는척...
    암요 그마음 알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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