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이 쓴 신화에 이런 얘기가 나와요. 이집트의 토트 신이 파라오 앞에 나타나서 문자라고 하는 새로운 발명품이 있는데 사용하겠냐고 물어요. 파라오는 거절합니다. 문자를 사용하면 사람들이 기억을 안하려 해서 머리가 나빠질 것이고, 선생에게 수업을 받아야 진정한 교육을 받는 것인데, 글자 몇 개 읽고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척 하면 어떡하냐는 것이죠. 원래 보수주의자들은 새로운 것이 등장하면 ‘나에게 낯설다’, ‘나는 이해 못하겠다’가 아니라 ‘나쁜 것’이나 ‘불필요한 것’이라고 봐요.”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지난달 코인데스크코리아 창간 인터뷰에서 신기술을 바라보는 균형잡힌 시선을 강조했다. 1990년대를 주로 독일에서 거주했던 그는 “독일 유학 중에 인터넷을 처음 경험했다. PC통신이 촌동네였다면 월드와이드웹은 정말 지구를 촌으로 만든 엄청난 경험이었다. 블록체인에 인터넷 못지 않은 가능성과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하면서도 “잠재성은 어음에 불과하다. 그러니깐 그 어음이 종이 쪼가리라고 배척하지 말고, 그 상태로 놔두면서 지켜보잔 입장이다. 과도한 낙관과 비관을 모두 경계한다”고 밝혔다.
https://www.youtube.com/watch?v=riaDsMGIEBc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인문학자의 시선을 들어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