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어머니도 안계시구
시어머님은 아예 요리를 안하셔서 제가 가끔 해가거나 아님 거의 대부분 사드세요;;;;
이게 얼마나 물리는지 몰라요 ㅠㅠㅠㅠㅠ
사실 저도 몇개만 어거지로 대충 만드는 거지 제대로된 집밥이 아니구요
힘들어하니 신랑이 외식자주하게 해주고, 시켜먹고 그러는데
뭔가 맛없는 음식들만 물리게 먹는 느낌이었어요.
물론 살은 디룩디룩 찌구요
그런데 앞동에 사는 아는 애기엄마가
"어쩌지 시댁에 갔는데 물김치를 너무 많이 얻어왔어. 거기 시할머님이 나눠주시는 걸 너무 좋아하셔서 네네 하고 다 받아오니 냉장고에 들어가지를 않아. 그런데 우리 할머니 진짜 김치 천재야. 한번 먹어봐"
하면서
그저께 큰 통에 빨간 물김치를 갖다주엇어요
얇게 네모낳게 썬 무랑 송송 쪽파 당근 조금 배 조금 이렇게 있는 빨간 물김치이구요
한번 맛보고
저의 그동안 죽어있던 미각세포들이 파파팍 하고 살아나는 느낌이랄까
기분이 엄청 좋아지고 깊은 위로를 받는
친정엄마가 생전에 해주시던 음식과 같은 느낌이었어요
아 그동안 자취 몇년 결혼 몇년 하면서 그렇게 허한 느낌으로 살았던게
바로 대충만든 음식들때문이었구나
바로 밥 한그릇 뚝딱하고
그 엄마만나서 맛난 밥한끼 사드리고 계속 물김치 얘기만 했더니
다음에는 그 김치천재 할머니 파김치도 갖다주노라고
그런데 있잖아~ 그 김치들 다 밭에서 재배한거 아니고 시장에서 사온 야채들이더라구
그리고 뉴수가랑 미원넣는것도 내가 봤어. 그런데 너무너무 맛있지!
이러더라구요ㅋㅋㅋ
그래서 그저께랑 어제랑
신랑 밥 차려주는데
그 물김치만 한껏 정성스럽게 담고
밥이랑 국이랑 작은 반찬한개만 담아도 뭔가 엄청난 저녁을 차린 느낌이더라구요
그리고 다이어트를 시작했는데
삶은 달걀이랑 그 물김치만 조금 먹어도 엄청나게 맛있으니 다른 음식은 생각이 안날정도에요
그래서 말인데...
저도 물김치를 담궈서 먹어보고 싶어서요
고추가루 체로 거른 물에 다진 마늘, 찹쌀풀, 소금조금, 멸치액젓, 쪽파, 무, 당근, 배 이렇게 넣고 또 뭐를 얼만큼 넣어야 할까요..정말로 뉴수가인지 미원도 조금 넣어야 할까요?
물김치에 제대로 빠졌어요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