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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울 남편 저랑 다투고 울었대요

구속경축 조회수 : 7,186
작성일 : 2018-03-23 10:36:11
남편 출근길에 저도 근처 갈 일이 있어 태워달랬어요. 가다가 도서관에서 책 반납한다고 얘기해서 세워줬는데 무인 반납처리가 한권씩 되서 한 5분 지체했어요.
차에 오니 남편이 화나서.. 자기 출근 급한데 한권씩 어느 세월에 반납하냐고 늦겠다고 화를 내더라구요. 미안하다고 해도 화난 채로 급하게 차를 막 몰았어요.
전 속으로 책을 한권씩 반납하지 뭉텅이로 두고 오나? 생각했지만 입다물고 갔어요.
사실 늦지도 않거든요. 출근이 9시까지인데 보통 30분 전에 도착하게 출발해요. 5분 늦어서 25분 전에 가는건데 별건가 하면서도 화났는데 기름 붓기 싫어서 그냥 갔어요.
회사 근처 도착하니까 어디서 내려주냐고 하길래 그냥 주차장까지 가면 알아서 가겠다했어요.
주차장에 차대고 남편이 막 뛰어가더라구요. 주차장이 좀 멀어서 걸으면 한 5분 걸려요.
그때가 8시 33분이었어요. 전 근처에서 일하나 보고나니 8시55분. 남편한테 전화하니 목소리가 가라앉아 있어서 아직도 화 안풀린거냐 했더니 아니라며 자기 라떼 한 잔 배달해주고 가래요.
일하나 더 남아있어 다녀와서 사주마하고 일보고 라떼 사서 전화하니 잠깐 같이 마시자하대요.
남편이 저 보자마자 잘못했어 하기에 응 그지? 그랬더니 뛰어서 출근하는데 눈물이 옆으로 흐르더래요 ㅋㅋ
그래서 왜 그런가 생각해보니 회사 사람들은 소중하지 않고 제가 더 소중한데 왜 화를 내면서 왔나 후회가 된거 같다고.
그래서 뛰다가 그냥 걸어갔다네요.
울 남편 갱년기인거 같아요 ㅋㅋ
IP : 110.70.xxx.158
2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8.3.23 10:39 AM (119.196.xxx.9)

    이거 실화에요??

  • 2. ..
    '18.3.23 10:42 AM (220.118.xxx.73)

    남자들도 갱년기에는 감정이 널뛰나 보군요.
    같이 드신 라테가 정말 맛있었겠어요.

  • 3. ...
    '18.3.23 10:42 AM (1.241.xxx.219)

    남편이 천사.

  • 4.
    '18.3.23 10:44 AM (211.183.xxx.147)

    세상에...토닥토닥 안아드리지 그러셨어요.^^

  • 5. ---
    '18.3.23 10:48 AM (121.160.xxx.74)

    남편분이 착하시네요. 저 같아도 화날 상황인데. 아침에 1분 1초가 바쁘잖아요 출근시간에.
    그렇게 책 반납을 꼭 그 때 하신 것도 저라면 뭐라고 했을텐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편분이 원글님을 많이 사랑하시나봐요 ㅎㅎㅎㅎㅎㅎ

  • 6. 그게 가방이 너무 무거워서 그랬어요
    '18.3.23 10:53 AM (110.70.xxx.158)

    연체가 되기도 했구요;; 그거 메고 돌아다니려니 깜깜해서^^;
    네 실화에요. 근데 저렇게 감정적인 사람은 아닌데 싶어서ㅋㅋ

  • 7. 나옹
    '18.3.23 10:53 AM (223.38.xxx.242)

    반전이네요. 남편분 귀여우심 ㅎㅎ

  • 8. ...
    '18.3.23 10:53 AM (223.62.xxx.102)

    뭐죠 이 반전...ㅋㅋㅋ
    저도 갑자기 출근시간에 애 닥달했던거 생각하면서 반성하게 되네요.^^

  • 9. 남편분이 여리시고
    '18.3.23 10:54 AM (110.8.xxx.185)

    마음이 참 선비같으신가봐요 ㅎㅎㅎ

  • 10. 남편이
    '18.3.23 11:01 AM (121.137.xxx.231)

    천사네요.

    저라도 저 상황이면 짜증나요.
    출근하는 사람 차에 타서 ...
    솔직히 도서반납 가방메고 가서 천천히 해도 되고
    볼일도 따로 봐도 되잖아요.
    남편 회사 근처에 볼일이라 겸사 겸사 갔다면
    차라리 도서 반납은 나중에 하시지...

  • 11. ㅇㅇ
    '18.3.23 11:13 AM (175.192.xxx.208)

    세상에 남편분말도 이쁘게 하시네요.
    잘해드리세요. 아무튼 두분다 보기좋습니다.

  • 12. 나는누군가
    '18.3.23 11:23 AM (211.177.xxx.45)

    남편분 진짜 갱년기이신듯...원글님께서 원체 그전에 잫해주셨으니 남편분도 저렇게 행동하시는 거라 봅니다.

  • 13. 그걸
    '18.3.23 11:54 AM (58.122.xxx.137)

    또 말로 하시다니...
    뛰다가 걸어갔다는 말이 참 좋게 들려요.

  • 14. ..
    '18.3.23 12:00 PM (221.142.xxx.204)

    제목만 보고 열받아서 우셨다는 줄 알았는데 이런 반전이...
    갱년기 의심되신다면 나이도 있으신 분인데 남편분이 심성이 고우시네요.

  • 15.
    '18.3.23 12:05 PM (211.36.xxx.88) - 삭제된댓글

    결국은 남편지랑이시네...

  • 16. ....
    '18.3.23 12:06 PM (125.176.xxx.3) - 삭제된댓글

    남편분 몇살이신가요?
    제 남편은 아직도 성질이 파르르 한데
    빨리 늙어 빨리 갱년기와서 좀 섬세해지면 좋겠어요ㅠㅠ

  • 17. ㅇㅇㅇ
    '18.3.23 12:07 PM (14.75.xxx.29) - 삭제된댓글

    영화에서나 나을법한...

  • 18. ....
    '18.3.23 12:37 PM (125.186.xxx.152)

    근데 진짜 갱면기에요??
    갱년기라기엔 글이 너무 귀여운데요...

  • 19. 귀욤
    '18.3.23 12:45 PM (182.215.xxx.17)

    신혼부부의 아침 출근길을 상상했어요

  • 20. 대단
    '18.3.23 1:34 PM (1.243.xxx.134)

    저도 신혼부부인줄 알았어요

  • 21. 40대중반이에요
    '18.3.23 2:15 PM (218.54.xxx.254)

    토닥토닥 저도 그 생각이 났으면 좋았을걸 그당시에는 웃음 참느라 아무 생각이 안났어요..
    남편이 말은 원래 이쁘게 하는 편입니다. 닭살스런 말도 아주 뻔뻔하게요^^;
    영화의 한 장면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흑흑 제가 주연한다고 생각하면 눙물이 ㅋㅋ 그냥 아줌마나 아쉽습니다~~

  • 22. 하하
    '18.3.23 2:16 PM (220.120.xxx.216)

    귀엽다 ㅎ

  • 23. ㅎㅎ
    '18.3.23 2:24 PM (175.223.xxx.220)

    다정다감한 남편이시네요. ^^

  • 24. 근데
    '18.3.23 3:04 PM (103.229.xxx.4)

    전 두분다 좋은 분 같아요.
    남편이 저런 상황에서 화내면 맞받아치는 분도 많은데, 속으로 다른 생각이 있어도 꾹 참고 아무말 안하셨다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남편이 조용히 반성(?)하시고 잘 마무리 된것 같아요. 역시 손뼉이 마주쳐야 소리가 나고 한쪽이 흥분하면 다른 쪽은 좀 가라앉히면 좋겠구나 많이 배웠어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 25. 빛의나라
    '18.3.24 12:24 AM (220.70.xxx.231)

    ^^ 글 읽는데 제 눈이 ^^ 이렇게 되고 입이 저절로 :) 이렇게 되네요.

    두분다 너무 여유있고 맘도 태도도 귀엽고 이쁘세요.

    남편분이 짜증 낼 때 맘 속으로 든 이의를 가지고 따지지 않고 가만히 끝까지 참은 원글님 참을성도 참 이쁘시고

    아내가 소중하다고 생각하고 눈물까지 흘리고 또 그걸 그대로 솔직하게 털어 놓으면서 사과까지 한 남편분도 참 마음도 순수하시고 사랑도 많으시네요.

    꼬인 데가 없는, 이쁜 부부시네요. 기분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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