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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자의식과잉이 생긴 이유 그리고 치유

자의식과잉 조회수 : 11,085
작성일 : 2018-03-16 04:50:08
보통 인터넷 상에서는 자의식 과잉을 자아도취된 사람이라던지 허세쩌는 사람을 일컫는 것 같은데요 
자의식과잉이라는 말이 심리학적으로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저는 자의식과잉을 “자기 자신이 어떻게 보이는지에 과하게 집중한다” 로 정의하고 시작할게요. 

저는 제 자신이 남에게 어찌 보이는지 보다는, 제 자신이 제 자신에게 어떻게 보이는지에 과하게 집중하는 사람이였어요. 
매 순간 매 순간마다 제 행동, 심리상태를 평가하곤 했죠. 
나는 지금 이러이러한 심리에 이러이러한 상태에 있어. 이제 거기서 벗어나서 x 혹은 y가 되도록 노력해보자. 
이런식으로 매순간 평가하고 분석하는거죠. 
그것으로도 부족해, 언젠가부터는 제 스스로를 정신분석하기 시작했죠. 

언제부터 시작되었을 까.. 
중고등학교때가 아니였을까 생각되네요. 
불안정한 가정환경 그리고 환경 안에 있었고, 
저 혼자서 모든것을 헤쳐나가야 하는 상황속안에 놓아져 있었어요. 
다른 누구의 도움도 전혀 요청할 수 없는. 

한편으로는 험난한 상황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제 행동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평가하기 시작했던 것 같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제 자신이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제 자아가 원하는 어떠한 “이상적 사람” 에 제가 근접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걸 외부적 환경에서 얻을 수 없으니까
제 안에서라도 얻길 원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거기서 자존감과 자존심을 얻길 원했죠.
남들의 평가보다 제 평가가 더 중요했어요. 하지만 제 평가는 남들의 평가보다 더 얻기 어려웠죠.

살아남는데 “자의식과잉”은 어쩌면 제게 많은 도움을 주었을 지도 몰라요.
제 자신을 혹독하게 내몰아쳤고, 정말 최선을 다해 살았으니까요.
제 환경에서는 들어갈 수 없는 (여긴 외국입니다) 대학교 대학원도 나왔고.

하지만 대학교에 들어가고 아주 조금씩 불안장애 그리고 우울증이 동반되었어요. 
그리고 저는 우울증마저도 제가 제 정신을 분석하며 평가를 내리려고 했죠. 
이런 기분일 때는 이렇게 해야해, 저런 기분일 때는 이게 이래서 이런거야, 
이러며 그 상태에있는 제 자신을 보듬어 주기보다는, 계속 해결책을 제시하며 
이렇게 하면 돼, 저렇게 하면 될꺼야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어떠한 방법을 제시해서 그게 잠깐이라도 잘 먹히면 기분이 좋아지고 (아 이제 해결책이 생겼구나)
조금이라도 잘 안되는 것 같으면 시무룩 해지고 (이게 듣질않네... 어떻게 해야하는 거지? 하면서 절망감이 왔죠) 

근데 한 1년정도 꾸준히 상담치료를 받으면서 아주 서서히 알게 되건
이 자의식 과잉, 즉 제 자신을 끊임없이 평가하고 더 나아지게 하려는 그 욕구가 
힘든 상황을 헤쳐나갈 때 제 자신을 보호해주기도 하였지만, 이제는 반대로 그게 저를 옭아매고 있다는 거죠. 
제가 제 이상적인 모습이 아닐 때에 느끼는 괴리감, 그리고 그것을 억누르고 더 이상적인 모습으로 나아가려고 할 때
제 자아가 지치고 불안해지고 그것이 우울증으로 연결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이제 제가 어떠한 상태에 있으면 “아 나는 이런 상태에 있구나” -> “이렇게 하면 괜찮아 질거야, 혹은 해야만 해” 가 아니라 
“아 나는 이런 상태에 있구나” -> “아 그렇구나 힘들겠네”
하며 제가 어떠한 상태에 있건 그게 좋다 나쁘다 판단하기 보다는, 
그냥 묵묵하게 귀기울여주고 보듬어 주는 훈련을 평생 해볼까 해요. 

제가 특별하지 않아도 좋구요. 
남들보다 못나도 좋구요. 
예쁜 구석이 없어도 좋고.
그냥 나는 나니까 괜찮은 거다 라는 마인드가 저를 서서히 “자의식과잉”에서 자유롭게 해주는 것 같아요. 
“자의식과잉”은 제가 힘든 환경에서 살아남는 방법이였고, 이제 거기에서 조금씩 작별인사를 해볼까 해요. 
IP : 24.60.xxx.42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공감하며 읽었어요
    '18.3.16 5:28 AM (173.35.xxx.25) - 삭제된댓글

    아마 님과 저처럼 불안정한 성장환경에서 살아남은 많은 사람들이 그런 면을 가지고 있는거 같아요.
    자기 통제력이 좋은편에, 성공지향적이고,완벽주의 성향도 좀 있고 허무함도 쉽게 느끼고...
    이루는건 상대적으로 좀 되지만 나이가 들고 내가 통제 할수 없는 인생의 부분들이 커갈수록
    우울해 지기 쉽고 그만큼 더 자신에게 가혹해지고.

    저도 님이 깨달은 그런 생각을 요즘 자주 합니다.
    시간 날때면 어디선가 읽은 이 구절을 자신에게 말하곤 하죠
    I accept myself unconditionally right now.

    쉽지 않은 인생에서 곤승하시길..님과 저 자신에게 빌어봅니다

  • 2. 공감하며 읽었어요
    '18.3.16 5:29 AM (173.35.xxx.25)

    아마 님과 저처럼 불안정한 성장환경에서 살아남은 많은 사람들이 그런 면을 가지고 있는거 같아요.
    자기 통제력이 좋은편에, 성공지향적이고,완벽주의 성향도 좀 있고 허무함도 쉽게 느끼고...
    이루는건 상대적으로 좀 되지만 나이가 들고 내가 통제 할수 없는 인생의 부분들이 커갈수록
    우울해 지기 쉽고 그만큼 더 자신에게 가혹해지고.

    저도 님이 깨달은 그런 생각을 요즘 자주 합니다.
    시간 날때면 어디선가 읽은 이 구절을 자신에게 말하곤 해요.
    I accept myself unconditionally right now.

    쉽지 않은 인생에서 건승하기를...님과 저 자신에게 기원해 봅니다

  • 3. 원글
    '18.3.16 5:36 AM (24.60.xxx.42)

    답글 저도 너무 공감하며 읽었어요 ^^ 건승하시길..
    저도 허무함 쉽게 느끼는데. 미친듯이 노력해서 성공을 이루면
    그게 몇분도 되지 않아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느낌이랄까
    여태까지 제 인생을 통제하며 살아왔기에, 통제를 잃는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것 같아요.
    이제 강물이 흐르는 대로 거기에 만족하며 사는 법을 배우려 합니다

  • 4. ..
    '18.3.16 6:05 AM (114.203.xxx.241) - 삭제된댓글

    힘들 때, 평소에 마음을 나누던 사람을 찾아가..
    이러저러한 일로 힘들다 하면,
    상대는 내게 너는 이때 이렇게 했어야 했어.. 훈계하지 않고
    평소의 너를 봐온 너인데, 네가 그렇게 했던 것은 다 이유가 있을 거야..
    이 한마디가 만 마디 훈계보다 더 힘이 나요.

    어린애가 엄마가 있는지 없는지 찾아보고, 엄마가 있는 것을 확인하면
    자기 할일을 해요. 하지만, 엄마가 없으면 하던 일을 멈추고 엄마를 찾죠.
    어른도 항상 엄마가 필요해요.
    내가 힘들 때 마음을 나눌 사람 집단들..
    그게 없이 혼자 애쓰는 것은 충전되지 밧데리로 기계를 가동하는 것과 같죠.
    방전되면 우울증과 불안이 오고요.

    혼자서 알아서 모든 것을 했던 사람들은 성취도 높지만, 심리적 고통도 크죠.
    사람은 어른이 되어서도 안락한 엄마품이 필요해요.
    원숭이들이 젖보다는 인형의 부드러운 털을 먼저 선택하는 것을 보면,
    인간도 심리적 안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어쩌면 먹고사는 문제보다 더 중요할 수 있는데..
    심리적으로 피로한 상태를 먹고 사는 문제의 후순위로 중요시 하니까..
    곪았다 터지는 게 우울, 불안이 아닌가 해요.

  • 5. ..
    '18.3.16 6:06 AM (114.203.xxx.241) - 삭제된댓글

    힘들 때, 평소에 마음을 나누던 사람을 찾아가..
    이러저러한 일로 힘들다 하면,
    상대는 내게 너는 이때 이렇게 했어야 했어.. 훈계하지 않고
    평소의 너를 봐온 나인데, 네가 그렇게 했던 것은 다 이유가 있을 거야..
    이 한마디가 만마디 훈계보다 더 힘이 나요.

    어린애가 엄마가 있는지 없는지 찾아보고, 엄마가 있는 것을 확인하면
    자기 할일을 해요. 하지만, 엄마가 없으면 하던 일을 멈추고 엄마를 찾죠.
    어른도 항상 엄마가 필요해요.
    내가 힘들 때 마음을 나눌 사람 집단들..
    그게 없이 혼자 애쓰는 것은 충전되지 밧데리로 기계를 가동하는 것과 같죠.
    방전되면 우울증과 불안이 오고요.

    혼자서 알아서 모든 것을 했던 사람들은 성취도 높지만, 심리적 고통도 크죠.
    사람은 어른이 되어서도 안락한 엄마품이 필요해요.
    원숭이들이 젖보다는 인형의 부드러운 털을 먼저 선택하는 것을 보면,
    인간도 심리적 안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어쩌면 먹고사는 문제보다 더 중요할 수 있는데..
    심리적으로 피로한 상태를 먹고 사는 문제의 후순위로 중요시 하니까..
    곪았다 터지는 게 우울, 불안이 아닌가 해요.

  • 6. 영미야
    '18.3.16 6:15 AM (221.140.xxx.146) - 삭제된댓글

    저도 원글님 기준에서 자의식과잉 이었어요.
    지금도 그렇지만...
    어느날 밧데리 나가듯 방전되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내가 나를 너무나 끊임없이 못살게 굴고 있다는걸...
    내 안의 엄격한 평가자가 1분 1초도 쉬지 않고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는걸요.

    내안의 평가자 말고 내안의 엄마 (또는 좋은 누구)를 만들었어요. 힘들때 달려가 울 수 있는 엄마요.
    힘들면 내 안의 엄마를 불러 힘들다고 울고 투정도 하고 못난 모습은 다 보여줍니다. 그리고 나를 안고 괜찮다고 그래도 괜찮다고 말해요. 좋은엄마니까요.
    곧 다시 냉정한 감시자가 나오지만 예전처럼 무섭지는 않아요. 엄마랑 쉬고 왔으니까요.
    원글님도 좀 더 편안해 지시길 그래서 더 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응원해 드릴께요~~

  • 7. 음~
    '18.3.16 6:17 AM (210.104.xxx.48) - 삭제된댓글

    저기 삶의 질에도 댓글로 썼었는데...
    그저께도 숨이 안쉬어지는 공황장애로 한바탕 곤혹을 치뤘어요.

    전 늘 '내가 뭔가 되어야한다'는 고민으로 살았어요. 우리집을 지켜내고 우리부모와 내 가족들.....

    그런데 생각처럼 의지도 머리도 썩좋지 못했고 그런 와중에 지병이 있음을 알았는데 그 병을 20년 가까이 달고 살며 좋다는 한의원 병원 전부 전전하며 돈 많이 까먹고 낫진 않고 다닐때마다 낫지않는 절망감에 점점 지쳐서 ' 또 아픈가 보다'당연해지는 가족들.....

    그렇게 국내 다루는 대학병원이 8개뿐이라 약한번 받는것도 의사가 바뀌면 안맞아 힘들고 내성생기고 통증클리닉에 50개 바늘로 얼굴을 둘러싼 모든 곳에 1시간 넘게 주사 맞고....4년전 목수술하고....

    공황장애가 왔고...숨이 안쉬어지면서 ....그러다 문득......
    "지금도 참 감사하다. 아무것도 아니어도 괜찮다. 그냥 이대로 별 존재가 아니어도 살아도 괜찮다".... 그러면서 마음이 편해졌어요.

    "더 이상 나으려고 애쓰지말자. 나하나 낫자고 그러지 말고 지금에 감사하자. ""....그런 생각이 마음에 생긴후 사소한 서운함도 잘 잊고 마음이 많이 편해졌어요.

    "아무래도 다.....괜찮다.....그럴수도 있겠지.....뭐 그런 맘"....이랄까~~

  • 8.
    '18.3.16 6:54 AM (115.136.xxx.85)

    너무 좋은 원글과답글입니다 어릴때 부모님이 너무 바빠서 혼자 알아서 해야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칭찬을 받아도 항상 버겁고 성취감은 잠시뿐 달리는걸 멈출수 없는 그느낌이 뭔줄 이글들을 읽고 깨달았어요
    이젠 쉬어야겠다는것도요 정말 많은 위로 받습니다
    감사합니다

  • 9. 저도요!
    '18.3.16 7:03 AM (165.123.xxx.118)

    저도 완전 ㅎㅎ 비슷해요.
    다른 사람에게 내가 어떻게 비추어질까에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데.. 내가 나 자신에게 무척이나 혹독하다는.. 우울증 치료도 한 반년 받았고요 ㅠㅠ

    저도 완벽하려는, 통제하려는 노력을 제발 좀 덜어내야겠다 느끼고는 있었는데 도저히 하지 못하고 있다가
    좀 생뚱맞은 외국으로 2년 연수를 오게 되면서 약간씩 연습해가고 있어요. 나를 좀 객관화해서 볼 수도 있게 되고, 여기서는 뭐랄까 제가 통제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어서 제가 저를 놓아가기에 좋은 환경이네요 ㅎㅎ

    제가 놀란게.. 제가 월경을 초등학교 6학년 정도에 시작한 것 같은데 고등학생까지 딱 두어번 했어요. 산부인과도 못갔어요. 엄마한테 이야기를 못해서 ㅠㅠ. 그러고 대학 가서 아주 약간 안심을 하니깐 두 세달에 한번 씩 하더라고요. 그리고 결혼을 하고 더더 안심을 하니까 한 달에 한번씩 하기는 하는데 주기가 한 40일 정도고 가끔 건너뛰었거든요?

    지난 2주 정도, 또 좀 깨달음을 얻을 일이 있어서 마음이 무척 편했어요. 유치원 이후로 이렇게 마음이 편한 건 처음이다.. 싶을 정도였어요. 그랬더니 딱 29일만에 월경을 시작하는 것 있죠. 저는 정말 이렇게 주기가 잘 맞은 게 태어나서 처음이에요.

    우리.. 내려놓으면서.. 행복하게.. 살아보아요..
    그리고 좀 회복이 되면 다시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 ㅎㅎ 더 높은 목적을 위해서 보다 자연스럽고 강한 마음으로 뛰어보자고요~^^

  • 10. 미미
    '18.3.16 8:08 AM (223.32.xxx.228)

    정말 마음의 위로가 되는 좋은글이네요
    저도 요즘 숨이 잘 안쉬어지는 경우가 가끔있는데 더 더 마음을 내려놓아야겠습니다.

  • 11. tree1
    '18.3.16 8:25 AM (122.254.xxx.22)

    댓글이랑원글
    삭제하지마세요

  • 12. 페시네
    '18.3.16 8:37 AM (119.149.xxx.133)

    좋은 글이네요

  • 13. 저도 그러네요.
    '18.3.16 8:38 AM (122.31.xxx.122) - 삭제된댓글

    환경이 폭풍처럼 변하니 또 자의식 과잉이 나오네요.
    환경에 적응하느라 그런건지 아니면 타고난 성격 자체가 그런건지 이제는 구분이 안가요.
    분석도 해봤자고
    그냥 힘들면 내일 죽겠거니 하고 오늘을 즐기려고 해요.
    그러니 좀 낫네요.

  • 14. 캬라멜
    '18.3.16 8:38 AM (125.131.xxx.130)

    마끼야또 마시다 캬라멜 더 달래서 부어놓고 댓글 달아요. 위로가 되는 원글과 댓글 감사합니다. 저도 제 맘 속을 좀 더 들여다봐야겠네요. 모두 편안한 하루 되시길.

  • 15. 진진
    '18.3.16 8:42 AM (121.190.xxx.131)

    나와 비슷한 사람도 많구나 하는.그자체가 위안이 되지요.
    오늘 아침 저도 위안을 받고 갑니다.
    원글과 댓글 모두 감사해요.
    아무것도 아니어도 괜찮다는 말....
    잊지 않고 살아갈께요~

  • 16. 금요일
    '18.3.16 8:49 AM (218.234.xxx.2)

    원글과 댓글에 아주 공감합니다.
    저장해 놓고 이따 찬찬히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17. 좋은글
    '18.3.16 9:10 AM (223.62.xxx.105)

    감사해요. 저는 자의식과잉 아들을 가진 맘입니다.
    어찌보면 너무 안쓰러울 정도로 자신에게 혹독한 아들을 바라보면서 매일 하는 말이 넌 괜찮아~ 입니다.
    아이가 정말 행복하길 바라는데
    제 역할이 참 중요하네요.

  • 18. 혹시
    '18.3.16 9:14 AM (175.223.xxx.121)

    성관계시 불감 아니신가요?
    사랑하는 마음과는 별개로 그 순간에
    몰입하기가 힘들어요
    언제나 이성의 끈을 놓지 못하고 긴장하고 있단 느낌...

  • 19. ㅇㅇㅇ
    '18.3.16 9:40 AM (116.121.xxx.18)

    저도 예전에 그랬어요. 자의식 과잉.
    불안정한 환경에서 자란 것도 비슷.
    어릴 때부터 똑똑하다는 소리, 기대에 숨막혀하면서도 스스로 내면화한 것 같아요.
    그러니 심리적 지지자는 없으면서 스스로 대단해져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늘 힘들었던 거 같아요.

    서른 넘어서 한바탕 홍역 치르고 지금은 편해요.
    그때 나보다 훨씬 못하던 아이들이 잘나가고, 나는 낙오자 같고.
    죽고 싶었는데,
    저도 상담 좀 받고 하면서
    아! 나 좀 못나면 안 돼? 좀 덜떨어지면 안돼?
    뭐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내가 별 볼 일 없는 인간이라는 걸 깨달으니 평화가 찾아왔어요.
    별 볼 일 없는 나를 사랑해주는 아이가 있구나, 남편이 있구나,
    별 볼 없지만 내 일이 있구나, 내가 사랑할 수 있는 사람도 꽤 있구나,
    뭐 그런.

    외국에서 혼자 잘 버티느라 그러셨을 거예요.
    응원 보냅니다.

  • 20. 저도
    '18.3.16 9:55 AM (221.141.xxx.126)

    제 자신을 생각하는 시간이 많은 편인데..저도 자의식 과잉일까요..?
    저는 제 심리상태를 들여다 보는 시간, 물리적 시간이 꼭 필요하기 때문에 계획에 없던 일이나 계획에 없던 약속이 생기는거를 피하려해요. 반드시 혼자서 조용이 보내는 시간이 일정시간 채워져야지 다른 일들이 순차적으로 해결이 되거든요
    그런데 전 저의 그런 점이 나를 완성시켜 간다고 생각했어요
    나를 잘 아는게 모든것을 통찰하게 하는 기본이 된다는걸 알았다 할까요..큰일이 닥쳤을때도 침착하고 이일 후에는 어떤 사건들이 일어 날수 있는지 짐작 할 수 있으니까 말과 행동을 함부러 할 수 없게 되더라구요
    님이 자신을 분석하는 시간은 부정적인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만 그걸 문제해결의 수단으로 여기지말고 그냥 명상하듯 상황과 사건을 인정해가는 연습을 해보세요. 세상 모든일들이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은 심플하고 이치는 한가지도 귀결 된다는 거에요

  • 21. 원글
    '18.3.16 10:34 AM (24.60.xxx.42)

    윗님 자신을 분석하는게 부정적이라는 이야기가 아니구요, 자신을 매순간 평가하는게 자신을 옭아맬 수 도 있다고 쓴건데..
    분석하고 그냥 받아들이는 훈련을 하고싶다는 이야기를 한거구요.
    님이 한 말과 제가 한 말이 다른점이 없는데요.

  • 22. 으으
    '18.3.16 11:08 AM (180.69.xxx.24)

    에니어그램 추천해요
    자신의 유형을 분석하는 깊은 통찰력을 줍니다.
    타인도 더 잘 이해하게 되고요

  • 23. . 아
    '18.3.16 12:00 PM (118.221.xxx.4)

    원글님과 답글들을 읽으며 아, 나도 그런데...하며 읽었어요.
    전 중년을 지나고 있는데 지금에서야 제 자신을 알고 좀 너그러워지려 합니다.

  • 24.
    '18.3.16 3:47 PM (110.70.xxx.183)

    허세적인 사람 딱 질색이던데...
    되게 잘난 줄 알고 남의견 무시하는 사람이요...
    서서히 고치면 되죠

  • 25.
    '18.3.16 8:45 PM (175.127.xxx.58)

    저위에 음님..
    무슨 지병인지는 모르겠지만, 유튜브에서 이상구박사
    뉴스타트 검색해서 들어보세요.
    제가 링크를 걸줄 몰라서ㅠㅠ...
    이미 님은 맘 다스릴 줄 아는 분이라 더 좋아지실 거에요^^
    도움 되시길 바랍니다~

  • 26. 안녕물고기
    '18.3.22 12:26 AM (119.194.xxx.14)

    I accept myself unconditionally right now.
    좋네요 정말 “ unconditionally “ 있는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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