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가 갈라져서 아프고 음식을 먹을 때 불편한 지 3주쯤 됐습니다.
처음에 불편하길래 집 근처 약국에 가서 어릴 때 입병 나면 먹던 빨아먹는 약이라도 사먹을까 했더니
약사님이 심장에 열이 나서 화가 올라와 수분이 마른다...
한약 제제의 1포 3000원짜리 약을 3일 권하셔서 먹었습니다.
쉽게 낫지 않는다는 말씀대로 안 낫더라구요.^^;;
일단 이런 증상으로 어떤 병원을 가야하는지 몰라 자유게시판 검색하니 구강내과란 곳이 있다고 해서
구강내과학회에 가서 근처 병원 검색해서 가니 원장선생님 부재 중이라며 종합병원에 가라대요.
여행 일정도 있고 해서 아픈 상태로 다녀와서 원래 다니던 치과 정기 검진이라 구강 내과 추천 받아
오늘 다녀왔습니다. 종합병원 아니고 구강내과 관련해서 진료를 많이 하신다는 개인병원이었구요.
검진 결과 갱년기 증상이라고 물을 많이 마시고, 화학 성분이 있을 수 있는 시중 가글 제품보다
소금물 가글을 하는 게 좋겠다고 일단 불편한 상태니 약을 2주 먹어보라고 해서 약을 지었는데
약국에서 복약지도를 하면서 '안정제'라고 하더군요. 어쩐지 약을 먹으면 졸릴 수 있으니 저녁에 먹으라
하더라니... 안 그래도 신생아 수준으로 자는데 어쩌라는 건지 싶네요. ㅜㅜ 46살에 처음으로 면전에서
갱년기라는 말을 들으니 좀 덜컹하는 마음이 들기는 했습니다. 아직 갱년기 증상을 느낀 적이 없어서
더 그랬나 봅니다. 내 느낌과는 상관 없이 이렇게 오는 건가... 엄마도, 언니도 이런 기분이었겠다 싶기도
하구요.
혀 갈라짐으로 인터넷을 검색하면 한방 치료 방식도 많이 나오길래 약을 먹고 증상이 개선될 것 같지
않으면 약은 필요 없다고 하신다는 선생님을 소개받아서 진맥을 보러 갔습니다. 첫번째 약사 선생님이
얘기했던 '심장에 열이 많아서'라고 약도 짓고, 침고 맞고, 심지어 혀에서 피도 뽑았습니다. 흐미...
구강내과와 한의원은 오늘 다녀왔는데요. 3주 넘는 제 길지 않은 인생에서 가장 긴 의료 쇼핑의 결론은
20대 후반에 처음 비염에 걸렸을 때의 경험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약 먹고 며칠 지나도 안 낫더라구요.
그때 인생 처음으로 치료를 해도 안 낫는 증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때가 먼 직장으로 출근하느라
여러 가지로 고단하던 시절이어서 그런지 컨디션이 나쁘다는 말이 어떤 건지도 알게 됐죠.
이제 세끼 다 챙겨먹으면 보름이면 다 먹는다는 그 약을 먹으면서 이 증상도 비염처럼 달래가며 살아가야
하는 건지, 한약을 더 먹으면서 고치고자 더 애를 써야 하는 건지 고민을 좀 해봐야겠습니다.
저도 자유게시판에서 제 증상에 대해서 검색을 하며 도움을 받은 터라 제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 올렸습니다.
다들 건강하시고 몸과 마음을 잘 보살피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