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예의바르고 저에게 참 잘해주고 외모도 조건도 괜찮은 남자를 만났습니다.
데이트를 여섯 번 했는데요. 매일 카톡으로 연락을 합니다.
그냥 아침 저녁 안부 인사가 아니라 하루에 두 번 이상 자기 일상과 느낌을 공유하고 저와 대화하고 싶어해요.
경치 좋은 곳에 여행 가면 사진도 여러장 보내줍니다.
저는 이전에 카톡 열심히 하던 남친에게 실연당하고 데인 적이 있어서 카톡으로 대화하는 것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평소에도 친구들과 카톡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카톡은 만날 약속 정하기 위해서 쓰고, 얘기는 만나서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어쨋거나 이 분의 아침 인사 카톡에 친절하게 답하고 오늘도 좋은 하루를 보내시라고 마무리를 합니다.
그런데 그 다음에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카톡은 부담스럽게 느껴집니다.
바쁜 척하고 핑계를 대며 어떻게든 대화가 이어지지 않게 마무리를 하고 끝냅니다.
그러면 대충 바쁜가보다 하고 눈치를 채고 끝내더라고요.
이런 기분을 느낀지 한 며칠 됐는데요....오늘 오전에는 살짝 짜증이 나기까지 해요.
이거 제가 이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 것 맞죠?
그 전 남친에게는 이런 기분 느낀 적 없는데...
차이가 있다면 그 전 남친 카톡은 즉흥적이고 자연스럽고 유머감각 있는데
이 분 카톡은 다정하고 성실한데 지루합니다. 제 눈치를 보는 것 같은 느낌도 많고요.
사실 그만 만날까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제 친구는 저보고 정신 차리라는데요. 카톡질만 재미있게 잘하는 나쁜 남자에게 데이고 아직도 정신 못차렸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