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다큐영화 B급며느리 봤어요
1. ***
'18.2.17 9:35 AM (1.245.xxx.77)저도 엊그제 꼭 보려고 했었는데 사정이 생겨 못봤는데요,
주인공 며느리 진짜 밝고 똑부러지고 사랑스럽더라구요,(저 이미 인터넷으로 하도 많이 예고편이나 인터뷰등등을 찾아봤던 터라)
이런 며느리들이 계속 많아져서 더이상 되도않는 갑질하는 시모들이 없어졌음 해요...
그래도 남편되는 분이 열려있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고 부부가 서로를 무척 많이 사랑하니까 저런 영화도 세상 밖으로 나올수 있는 거겠죠...
저도 어느정도는 비슷한 환경이었는데 착한여자 코스프레 와 가정의 평화를 위해 너무나도 오랜 세월을 나를 버리고
희생만 했던 세월이 후회됩니다ㅠㅠ2. 음.
'18.2.17 9:48 AM (121.191.xxx.158)윗분..
착한여자 되느라 또 가정의 평화를 위해 희생만 하셨다면 후회할만 하다고 봐요.
저는 인내하고 또 인내하다가 마침내 도저히 못 참을 정도의 언어폭력에 절연할 위기까지 갔었고
이후에도 내 기준에서 도리를 한다고 했지만 절대로 희생은 하려고 하지 않았어요.
내가 희생한다고 해서 유지되는 인간관계라면 그건 자신에 대한 학대라고 봅니다.
저는 감독의 사고가 열려있다고는 보지 않아요.
자신의 엄마와 같은 시각으로 부인을 보고 있었는데
어느 시점에서 자신의 부인이 받는 고통으로 인해 자신의 모든 것까지 잃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
부인과 자신의 자식을 살리자는 생각을 한 것이라 봅니다.
실제로 감독이 처음부터 부인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봤다면
부인이 그렇게 고통스러워할 이유도 없었을 것이고
부부싸움으로 집이 전쟁터처럼 되어서
아이가 집에 오지 않겠다고 어린이집에서 울고불고 하지도 않았을거예요.
남편이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려 하지 않고
어정쩡하게 이랬다가 저랬다가 한 면이 있거든요.3. ㅇ
'18.2.17 11:11 AM (39.7.xxx.65)이게 며느리 도발이.아닌
시모가 학대한 것으로 시점이 바뀌어야한다고 봐요
현재 한국은 오랫동안
나라, 부모 시집식구 모두 조직적으로
며느리 한명을 학대해온거에요.
거기서 반기를 들면
어른공경 못.한다. 드세다 프레임으로 몰고간거고
당연히 여자는 그렇게 살아야한다식으로
교육한거죠
조선시대 천민이나
미국 흑인노예도 그랬고
노예ㅣ해방을 백인들은 좋아하지않았겠죠
남자들이나 시가들도 기득권이기에
달가워할이유가없죠. 공짜노예가 없어지는데.
일부 깨인 백인들이 인권운동 했듯이
현재로선
일부.깨인 시가나.남자들만
본인들의 편의를 떠나 며느리를 존중하려고하는거고요.
물론 그것도 부잣집딸이라서거나 이혼당할까봐도 있겠지먄요,
현재 한국여자들은 결혼하는순간 시가에 노예계급입니다.
극명하게 보이는.날이 명절이고요4. ㅇㅇ
'18.2.17 11:40 AM (219.251.xxx.29)현재 한국은 오랫동안
나라, 부모 시집식구 모두 조직적으로
며느리 한명을 학대해온거에요.
거기서 반기를 들면
어른공경 못.한다. 드세다 프레임으로 몰고간거고
당연히 여자는 그렇게 살아야한다식으로
교육한거죠
22222225. 인터뷰도 보세요
'18.2.17 12:25 PM (211.108.xxx.115)감독 인터뷰 봤는데 좀 기막히던데요.
시어머니도 어찌 보면
시스템의 희생자가 그 삶에 익숙해져서 나중에는 가해자가 되는 전형적인 사례인데
그냥 자기 엄마 때문에 자기도 부인도 너무 힘들어졌다고 엄마 탓만 하고 있었어요.
사실 자기가 악역으로 그려지는 영화이고 전국에 자기 생활을 다 보이는 일인데
그걸 허락하고 그 이후의 평가들을 감수한다는 것만 해도
(며느리를 학대한 것과는 별개로) 아들 사랑이 지극하다 싶은데
정작 그 아들은 엄마가 어떤 삶을 살아와서 그런 괴물이 되었는지는 전혀 안중에 없더군요.
엄마 개인의 잘못으로만 다 몰아가지, 전체 사회 구조나 여성들의 입장에 대해선 이해가 전혀 없었어요.
웃으며 농담으로 하는 얘기가 아니라 진짜 정색하고 하는 얘기였고요.
영화 속 우유부단하고 근시안적인 남편의 모습이
사회 구조의 모순과 한계를 보여주는 장치라고 생각하고 감탄하며 봤는데
사실은 그냥 아무 생각이 없었던 거였는데 보는 사람들이 멋지게 해석해버렸나 봐요.
인터뷰에서 부인(며느리)는 정말 똑똑하고 멋진 분이었어요.
시어머니와의 개인적 다툼이나 반감과는 별개로,
이런 시어머니들이 만들어지는 게 사회 구조의 문제라는 걸 제대로 인식하고 잘 설명해주었어요.
인터뷰를 어디서 봤는지 기억이 안 나서 링크를 못 걸었는데... 영화 보시는 분들은 인터뷰도 찾아서 함께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6. 감독 인터뷰
'18.2.17 1:55 PM (121.191.xxx.158)저는 윗님이 언급한 감독 인터뷰는 못 봤어요.
그런데 대개의 남자들이 고부갈등 속에 가부장제 안에서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현상을 이해할만큼
여자들이 처한 을 입장에 대한 생각이 별로 없어요.
그냥 둘이 아웅다웅하는거.
내가 힘드니 서로 좀 이해하고 한발 양보하면 안되느냐 이런 정도의 사고일 뿐.
영화에서 보면 시아버지, 그러니까 감독의 아버지는 이렇게 조언해요.
그냥 간신배가 되라고,
어머니 앞에서는 어머니 편들고 며느리 흉도 보고
부인한테는 부인 말이 맞다고 하고 부인 편들라고.
감독의 남동생은 남자가 중간에 잘 해야 한다.. 이렇게 말하죠.
남자가 중간에 어떻게 하는게 잘하는가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는거예요.
그냥 중간에 잘 하라뉘~~ 너도 한번 그 입장이 되봐라.. 암것도 모르면서 말은 잘하네..
이런 생각만 나더라고요.
그러니까 감독 주변에는
고부갈등이 가부장제에서 을로 살던 여자가 나이 들면서 가부장제안에서 권력을 쥐고
남을 좌지우지하게 변하고
시간적으로 며느리에서 시어머니로 변하면서 과다하게 남을 조종하려는 성향이 왜 생기는 것이며
그것이 어떻게 가족안에서 폭력이 되었는가에 대한 고민이 없었어요.
그냥 시어머니와 며느리.. 여자까리 신경전 벌이는거로 단편적인 해석이 있었을 뿐이죠.
저도 감독이 이걸 제작하는거에 어머니가 협조한 건 지극한 모성애의 발로라고 봅니다.
결과만 놓고보면 그건 이해심이 많다고 볼 수도 있어요.
어쩌면 어머니는 이 영화 제목이 B 급 며느리이기에
내 며느리가 B급이라는 건 기정사실화 하고 제작되는거라 생각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러니까 B 급 며느리라는 다큐 안에 담긴 메세지를 속속들이 이해하였다면
정말 찬성했을까 의문입니다.
영화 안에서 어머니가 하신 말들 보면 정말로 이런 것에 대해 이해했다고는 보이지 않아요.
이 다큐에 담긴 메세지는 결코 간단하지 않아요.
가족 안에서 철저히 을로 살아온 여성이 세월이 흐른 후 어떻게 남을 조종하는 갑으로 변하는가
가부장제는 또한 이것을 얼마나 신화화 하는가.
이런 점에 대한 해석은 관객에게 남겼네요.7. 영화속 며느리라 저같을듯
'18.2.17 3:50 PM (223.62.xxx.93)고부간의 권력프레임 뿐 아니라 더 나아가서는 모성애의 허울에 대해 생각해보게되요.
마치 여자의 희생은 아름다운 일이고 자아를 위해 직장 포기하지않는 여자는 아이가 잘못 되었을 때 손가락질을 당함을 받아들여야 하는 사회 분위기.
고등어 한마리 구으면 맛있는 살 부위에 젓가락 못대고 항상
남편에게 아이에게 양보하는 엄마를 보면서 저는 똑같이 등분해서 공평하게 먹으리라 다짐했어요.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니가 이럴수 있어 라는 말을 자식에게 안하기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아이에게 해주고 그렇기에 달리 바라는거 없구요.
시댁에 설거지의 노동이 필요하다면 식기세척기를 설치해주고 제사 음식, 가족이 먹을 음식은 사서 가구요. 제사 지내러 가기 싫어서 명절에 근무하는 직장 구했어요.
딸 아이에게 결혼이 너에게 불공정하다 생각하면 독신으로 살수 있는 힘 스스로 키우라고 이야기해줘요.(결혼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임을)
저는 결혼 할때부터 언제든지 이혼할수 있음을 전제했기에 (협박 아니고 실제로) 남편도 시부모님도 어떤 선 이상은 절대로 넘지 않아요. 참고 노력하는것이 어느 한쪽 일방만 해서는 인간관계 오래 유지할수 없다는게 제 생각이고 처음부터 할수 있는 만큼만 해야지 오버하면 결국은 파국을 맞이하죠.
마지막으로 나쁜 며느리란 소리 들어도 저는 양심의 가책이
없어요. 다른 며느리처럼 뒤에서 욕하며 앞에서는 착한척 못하겠거든요.8. 근데
'18.2.18 3:35 PM (121.191.xxx.158)저는 그 다큐에서 모성애의 허위에 대해선 그다지 내세운 거 없다고 봐요.
딱히 있다면 혼전임신에 대해서라고나 할까..
저는 임신은 정말로 아이를 낳아서 키울 여건이 되었을 때 해야 한다고 평소에 생각하거든요.
임신은 새 생명을 탄생시키는 일이기에 그만한 책임감이 반드시 따라야 하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혼전임신이 애를 낳고 키우기에 좋은 여건이 아니라는 점에서 찬성하지 않아요.
하지만 만일 저라도 혼전임신이 된다면
남친과 결혼할 생각이 없다면 어떤 방법을 쓰든지간에 되돌릴거고
남친과 결혼할 예정이었다면 결혼식을 하겠어요.
이 다큐의 남녀주인공은 그러니까 감독과 감독의 부인은 결혼 그 자체는 임신으로 인해서 서둘러 하긴 했지만
하지 말았어야 하는 결혼을 한것으로 보이지는 않았어요.
그런 의미에서 이 다큐가 혼전임신이 작은 이슈이기는 하지만
모성애에 어떤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질문을 하는 건 아니었다고 봐요.
그 다큐와 별개로 저는 애를 낳기 전에는 솔직히 개인주의적이었지만
아이가 태어나고서는 아이에 대한 책임감을 아주 강하게 느꼈어요.
이것이 모성애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애를 위해서는 내 몫의 고등어도 크게 떼어줄 수 있고
어쩌면 내가 먹는 것보다 애가 먹는 것이 더 좋기에 나는 안 먹어도 좋다고도 느낄 것 같아요.
저는 많은 집중을 요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아이에게 중요한 시기에는 늘 아이를 가장 중요하게 놓고 결정을 했어요.
그게 희생은 전혀 아니고 내게 중요한 것들의 순위를 새로이 매기는 것이었죠.
물론 저는 결혼도 선택, 아이 낳는 것도 선택이라 보고
이혼마저도 선택이라 봅니다.
하지만 결혼으로 맺어진 부부와 달리 아이를 키우는 일은
매우 큰 책임감 아래 사랑과 배려가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이기에
언제든지 끝낼 수 있는 부부사이와는 아주 많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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