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따스하고 조용한 휴일이예요..

따스한 겨울날 조회수 : 1,324
작성일 : 2018-02-16 13:39:39

설날의 번잡스러움이 제게는 먼 얘기가 된지 이제 6년째인가봐요..

남편이 퇴직하고 집에 있게되어 정말 모처럼만의 혼자의 시간이네요..

저는 이렇게 집에 혼자 있는 게 너무너무 좋아요.. 힐링도 되구요..

불규칙한 갱년기 수면장애 덕분에 새벽에 깼다가 아주아주 게으르게 늦잠을 자고..

음악을 틀어놓고 커피를 한잔 내려마신후, 따스한 햇살이 참 좋아서 우리집 강아지와 산책을 나갑니다.

아파트 입구를 나서고 보니.. 저어기서 깜장고양이 한마리가 목이 빠지게 이쪽을 바라보고 있네요.

남편이 흡연가라 담배를 피우러하루에  몇번씩 나가는데그 때 만난 고양이들에게 마음을 뺏겨서

밥을 주고 있거든요... 오늘은 남편이 집에 없어 내려오질 않으니 오매불망 앉아서 기다렸나봐요.

에구! 얼마나 애가 탔을까요? 배도 고팠을텐데.. 목도 마르고.. 미안함에 어쩔 줄 모르겠더군요.

다시 집에 올라가서 사료랑 따뜻한 물을 챙겨가지고 와서 주려고 보니

날이 많이 풀렸다 싶었는데도 물그릇의 물이 얼어있네요.. 따스한 양지볕에 주지 못하고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주다보니 그곳이 그늘이라 더 추운가봐요...

기다리는 냥이는 화나서 가버렸는지 안보이네요...  어서와서 밥먹어라---

해주곤 햇볕을 찾아 우리 강아지랑 걸었지요...원래도 조용한 동네가 설날이라 그런지 더 쥐죽은 듯 조용하네요.

 언덕배기 초등학교 정문앞에 가면 거기서 잠시 앉아서 쉽니다. 나는 나대로 강아지는 강아지대로 멍때리는 곳이예요.

거기서 내려다보이는 집의 아주 작은 마당에 흰색 진돗개가 삽니다. 정말 짧은 목줄에 묶여서 대문을 바라보고 있지요.

그래도 집에다가 이불도 덮어주시고 , 주인께서 신경을 써주셨네요. 그래도 저 목줄은 너무 짧은데 말이죠..

그녀석과 눈을 맞추고 인사도 해봅니다. 이제 그래도 덜 춥지? 해가며..

다시 언덕길을 내려오면 아주 작은 골목틈새로 그녀석의 눈빛이 저를 따라오는 걸 봅니다.

아까는 내가 훨씬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았지만, 이 위치에서는 그녀석하고 나하고 같은 길에 서있는 거지요.

내일 또 만나자--- 하니 우리 강아지를 봤는지 컹하고 한번 짖네요..

또다른 양지볕을 찾아 해바라기를 하다 돌아와보니 깜장고양이가 식사를 하는 모양입니다.

까만 꼬리가 보이네요... 추운 겨울밤을 어디서 어떻게 견뎠는지... 기특하지요? 그래서인지 사료보다 따뜻한 물을 아주 좋아합니다.

마치 사람이 살지 않는 동네인 것처럼 조용하고 적막하네요. 하지만 집안에서는 모두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계시겠죠?

새배도 하고 새뱃돈도 주고 덕담도 나누고.. 행복하기도 하고, 마음이 상하기도 하고,

그런 설날입니다.





IP : 125.187.xxx.37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ㅌㅌ
    '18.2.16 1:41 PM (42.82.xxx.189)

    너무 보기좋은 글이네요
    힐링하고 갑니다

  • 2. ---
    '18.2.16 1:53 PM (58.140.xxx.68)

    음...동네 어딘가요?
    이사가고 싶네요.그런 곳..
    저도 조용한 사람이라~ㅎ

  • 3. dud
    '18.2.16 8:51 PM (220.80.xxx.68)

    따스함과 여유가 여기까지 전해져 오네요.
    글 잘 읽었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95209 물욕이 없는 사람들은 무슨 재미로 살까요? 31 궁금 2018/03/31 15,774
795208 까페에 예은아빠 울면서쓴글 읽고.ㅜ 12 ㄱㄴ 2018/03/31 5,786
795207 사람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뭘까요? 10 첫인상 2018/03/31 6,106
795206 강남 재건축 사고 싶은데 고민이 있습니다. 10 ㅇㅇ 2018/03/31 3,372
795205 베스트글 보다가 궁금해서요. 버거킹녀가 뭐예요? 2 ... 2018/03/31 3,996
795204 지방여행 후져요 후져 18 국내여행 2018/03/31 7,287
795203 이번 북한 공연에 방탄이 갔으면!! 16 방탄이 2018/03/31 2,902
795202 혹시 70년 대 할머님 어머님 재봉틀 가지고 계신 분 12 포인트 2018/03/31 2,978
795201 주4ㅡ5일 술을 마시는 남편.. 어떻게 잡아야할까요 24 ㅇㅇ 2018/03/31 6,621
795200 민주정부라 만만한데 교회도 대체로 그럼 4 그런 식 2018/03/31 1,051
795199 [청원]sm 세무조사 청원입니다 31 Sm아웃 2018/03/31 2,424
795198 주인공이 우아하게 나온 영화 혹시 아시는 분? 25 MilkyB.. 2018/03/31 3,810
795197 엥 블랙하우스 재방송하네요? 2 둥둥 2018/03/31 1,541
795196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재방 곧 해요 ... 2018/03/31 588
795195 국제학교 학비만 아니면.. 13 mimi 2018/03/31 6,059
795194 다스뵈이다 이번주꺼 7 .. 2018/03/31 1,602
795193 세월호 유가족앞 일베들. 14 ... 2018/03/31 2,321
795192 놀이 치료... 이걸 계속하는 게 맞을까요? 한 말씀만 해주세요.. 16 애엄마 2018/03/31 2,933
795191 소설속 최악의 남주 4 그럼 2018/03/31 2,833
795190 국민청원 어떻게 찾나요? 1 국민청원 2018/03/31 388
795189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평타이상은 치겠는데요? 29 나나 2018/03/31 13,790
795188 아들과 엄마가 싸울때 아빠는? 18 슬프네요 2018/03/31 4,923
795187 누나가 더 이뻐 3 흑흑 2018/03/31 2,537
795186 광주광역시에서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 가는 교통편? 2 때인뜨 2018/03/31 995
795185 이러다 이혼하게 될까요? 24 ... 2018/03/31 15,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