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1편. 남혐 트라우마가 걸릴꺼 같은 사건을 겪었어요
ㅇㅇㅇ 조회수 : 944
작성일 : 2018-02-11 21:16:20
지역 도서관 마스크에 모자쓰고 컴퓨터자료실에 갔다가
생긴 일인데요..
인터넷으로 일처리를 할게 있어서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제 등뒷편 대각선쪽에 앉은 껄렁한 추리닝 차림의 아저씨가
헤드폰을 꽂고 의자까지 돌려앉아서 건너편쪽 제 방향으로 쳐다보더라구요.
제 쪽과는 정반대로 설치된 자기모니터 쪽을 보고 할일 하면 되는데...
지 제 방향을 보는게 기분이 나빠, 그쪽을 주시했더니 피했다가,
또 눈이 마주치고 그러는거 같더라구요.
짜증이 나서 인상을 팍 찌푸리기도 하고, 노려봐도 상황반복..
짜증이 나서 작게 쌍욕을 했더니...
이 덩치도 크고 불한당같아보이는 아저씨가 욱하더니..
저한테 걸어오면서 너 뭐냐면서 큰소리 치더니 저보고 혼자 착각한다고 미친년이래요.
고성으로 마구 소리를 치면서 저를 피해망상증 환자로 몰아가는데..
이 이상한 아저씨한테 수도 없이 삿대질을 당하면서,
미친년이란 소리를 한 10번 가까이 들은거 같아요. 시꺽...
막아주는 이는 하나도 없고..이 작자가 너 따라나오란 식으로
씩씩대는데 안가겠다고 버텼어요. 대화가 될 인간이 전혀
아닌거 같고, 여자 혼자나갔다가 폭력이나 해꼬지당할까봐서요.ㅜㅜ
좀처럼 상황수습은 안되고 저만 일방적으로 당하던 중에..뒤늦게
관리하는 여직원이 오더니 무슨 일이냐고 셋이 나가서 대화로
풀자고....그래서 안가겠다고 버텼어요.
(서로 오해가 있으셨는거 같다고 이성적으로 대화해 풀라고
떠밀었는데... 저를 또라이로 만든 사람과 말 섞고 싶지도 않았고,
대화가 안 통할꺼 같았거든요. )
이 남자는 한참 밖에서 직원이랑 얘기하더니 어디론가 사라진 뒤..ㅜㅜ (저더러 말한게 미친년이 아니라 '미쳤다'고 했대요. 참~)
본의아니게 조용한 자료실에서 시끄럽게 만들어 분란의 주인공이 되니
저도 무안하기도 하고.. 당황해서 가방 챙겨 나가려는데...
근처에 앉아 있던 50대 지긋한 노인 분이...아까 그 남자가
제가 마스크를 쓰고 있는데도 눈이 이쁘장해서(???) 쳐다본거니
...호감있어서 본거라고 좋게좋게 생각하래요.
담부턴 그냥 배짱있게 넘기면 되는 일이라고. 감정 담지말고
미리 정중하게.. 쳐다보는거 같아 신경쓰이는데
안보셨음 한다고 말하라 일러주시네요;;
(솔직히 전 가해자?랑 말 섞고싶지 않았구요, 말이 안 통할
인간같아 보였는데...)
제가 노골적으로 싫은 티를 내니, 그 남자가 자존심이 상해서
그런거 같다고 하셨어요..
옆에 있던 또다른 노인은... 여자들은 본래 그렇게 쳐다봐 줄 때가
좋은거라고, 더 나이들면 안 봐주니 그때가서 서운해하지 말고,
이뻐서 본거라 넘어가라고 하네요.
(나 참 어이가 없어서...껄렁하고 옷도 아무렇게나 걸쳐입은
이상한 아저씨가 노골적으로 먹잇감보듯이 쳐다보면 기분 좋은지).
이 분 한테서 왠지 꼰대의 느낌이 나서 그냥 넘어갈까 하다가..
저도 제 입장을 말했죠. 제 또래의 젊은 남자나 깔끔하고 잘생긴
신사분이 쳐다보면 왜 기분이 나쁘겠냐고..
이 사람도 기분상하면 좋게 말하면 되지, 여자 혼자라고 때릴듯이
목청높이고 소리질러서 겁주고...먼저 이해가 안가는
비상식적인 행동을 해서 오해를 산건 그쪽 탓이 크다고 말했어요.
그러니까 이 분들이 하는 말이 여자가 너무 싫고 좋고 감정을
표현하면 불리하니..조신하고 정숙한듯이 하고 살라네요.
앞으로도 살면서 이렇게 부딪힐 일이 많을꺼라고 하면서요..ㅜㅜ
제가 짐 챙겨서 나가려하니 처음에 조언하신 노인분이
저더러 연애는 해봤냐더니...ㅡㅡ;;; 그러더니 용기를 갖고 과감하게
연애도 하며, 재미나게 살라는 결론을 내시네요..;;(이상한 결론?)
하여간 저 대처 잘한거 맞나요..??
할말 다하고 오긴 했지만...그래도 은근 놀랐고 겁이났어요.
여자혼자 살기에는 팍팍하고 무서운 세상이란걸 다시 실감한거 같아요. 여러분도 조심하시라구요..ㅜㅜ
IP : 211.36.xxx.89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그럴 땐
'18.2.11 11:09 PM (178.199.xxx.145)카메라 들고 대화를 녹화하면서 시작하세요. 눈 정면으로 보고 천천히 말하는 거죠. 아까부터 저를 뚫어지게 보시는데 저한테 뭐 할말 있어요?
바로 깨갱할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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