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소치 올림픽때는
우리 아빠가 폐암 뇌전이로 거의 마지막 삶을 살 무렵이예요.
뇌전이가 심해서
밤에도 잠을 안 주무시고
섬망증세가 심해서
밤엔 제가 항상 아빠 옆에 같이 있었죠.
그때 소치 올림픽이 한창이여서
그 긴긴밤 올림픽을 보며 견뎠어요.
김연아선수 피겨경기가 있던날
뇌전이로 정상적인 사고가 안되는 아빠 눈에도
연아가 잘하고 아름다워 보였나봐요.
아빠가 한참을 빤히 보시더니
저보고
저 색시 우리집에 좀 데리고 오라고....
수고했으니까 빨리 커피한잔 타주라고.........
전화하라고.
우리집에 꼭 오라고 전화하라고.....^^
그래서 일부러 전화하는척 하면서
김연아씨 끝나면 우리집에 오세요~~했죠.
그러곤 아빠한테
아빠 끝나면 온대~~ 라며 거짓말 하고....
그럼 아빠는 진짜로 믿으시더라고요...
그리고 쇼트트랙 할때는
빤히 보시다가
저 사람들은 왜 애 업고 달리기 하냐고.....
선수들 뒷짐지고 허리 숙이고 달리는게
마치 애 업은것 처럼 보였나봐요.^^
소치 올림픽 끝나고 다음달에 결국은 하늘로 떠나셨어요.
그래서 동계올림픽.. 김연아.... 보면 아빠가 떠올라요.
평생 그럴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