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돌이 세탁기 쓰고있고
빨래 많이 나오는, 아이 키우는 3인 가족.
베란다는 전혀 없어 그간 거실에 빨래건조대 놓고 썼습니다.
동생이 건조기 사고 추천해서, 큰 결심하고 한 대 들여놓았습니다.
안에 스뎅으로 된, 9킬로짜리, 인터넷으로 제일 싼 걸로.
놓을 곳이 없어서 옷장과 책이 있는, 안 쓰는 방에 놓아서 세탁기에서 빨래 가져와야 하고
물통 차면 그 때 그 때 빼서 버려줘야 하는 불편함이 좀 있습니다.
그래도 옷장 있는 방에 두었기에 꺼내서 바로 옷장에 넣어두기는 좋습니다.
1. 전기세
평균적으로 하루에 한 번 정도 돌리는 것 같습니다.
안 돌리는 날도 있지만 주말에는 이불 빨래까지 하고 그럼 세번씩 돌리는 날도 있고....
TV나 컴퓨터는 잘 안 쓰지만, 식기세척기를 하루에 최소 한 번은 쓰고, 겨울에는 온수매트 두 개를 돌리는 집이라 전기사용량이 많은 겨울에는... 전기세가 5만원까지도 나옵니다. 작년보다 확실히 많이 나오기는 하네요.
아마 누진세 단계가 올라간 것 같습니다.
2. 장점
- 널었다 걷었다 하는 과정이 없다는 점. 빨래 널다보면 어깨가 아팠는데 그런 거 없음!
- 빨래가 다 마르지 않으면 며칠씩 빨래를 못하고 그 시간차를 고려하느라 머리가 아팠는데 그런 거 없이 그냥 하고플 때 편하게 빨래를 할 수 있다. 그래서 요새는 이불도 자주 빱니다~ ^^ (82의 부지런하고 깨끗한 주부님들은 일주일에 한번씩 이불빨래 하신다는데...저는... 솔직히 한달에 한 번도 빨았....;;)
- 청소를 해보면 확실히 바닥 먼지가 줄어들었다
- 수건 빨래에는 정말 신세계!
수건 때문에 얼굴이 긁힐 것 같다고 남편이 늘 불평했었던... 오년, 심지어 십년된 수건들도 굉장히 쓸만한 수건이 됩니다.
- 패딩이나 얇은 코트 돌리기.
겨울에 패딩에 냄새가 좀 나는 것 같을 때는 송풍 같은 거로 선택해서 섬유유연제 시트 하나 넣고 돌려주면 냄새가 확실히 빠지는 듯 합니다. 혹은 검은 모직 바지에 먼지가 너무 많이 붙은 것 같을 때 돌려주면 꽤나 깔끔해집니다.
3. 단점
- 이불 빨래를 말리기는 좀 어렵다. 싱글사이즈는 그래도 좀 나은데 퀸 사이즈는... 똘똘 말려버려서 중간에 한번 꺼내서 다시 넣어주어도 고루 마르지가 않습니다. 차렵은 물론이고 매트도 그래요. 좀 큰 거는... 똘똘 말려서 그 겉에만 마릅니다.
물론 그냥 너는 것보다는 한번 돌려서 널어주면 빨리 마르지만...
이불 먼지 털기도 좀 기대했었는데, 9킬로로는 무리인 듯 합니다. 이불은 절대 기대하지 마시길.
- 면 옷은 확실히 줄어든다.
아이 내복은 오히려 아주 크게 줄어드는 것을 모르겠는데 어른 옷은 조심해야 합니다. 전 제 옷은 합성섬유로 된 것 중에서도 그냥 막 입어도 되는 옷만 돌립니다. 남편이 주로 티셔츠를 입는 편인데 이게 길이가 짤뚱해져서 웃겨지는 옷이 많습니다. 특히 싸구려일 수록 더 심한 것 같아요. 유니클로가 그나마 탑텐 옷보다는 낫습니다;;; 탑텐 티셔츠는 정말 ㅠ_ㅠ 한 번 돌리면 집에서밖에 못 입습니다;;;
- '구김방지'를 해놓으면 그래도 좀 나은데, 다 돌아간 다음 한참 그냥 두면 옷에 구김이 가기는 합니다. 그런데 전 구김에 예민하지 않은 사람이라 괜찮습니다. 어차피 옷걸이에 걸 때도 탁탁 털고 널지 않았기 때문에;;
- 소리가 크다.
이게 돌아가는 소리가 세탁기 소리 급입니다. (탈수 소리 급은 아니고;;) 저는 돌릴 때 방문 닫아놓습니다. 돌아가는 소리 혹은 바람이 쉭쉭거리는 소리는 그래도 괜찮은데, 옷에 달린 단추나 금속성 부자재가 탕탕 부딪히는 소리는 꽤 거슬립니다.
4. 장점이다 단점
- 빨래를 꺼내면 따뜻하다. 빨래를 돌리는 도중에 기기에서 발생하는 열이 있고 약간 습한 느낌이 있다.
겨울에는 장점인데 여름에는 크나큰 단점이 될 것 같네요 ^^;;
5. 기타
빨래 널만한 공간이 따로 있는 아파트나 집에서는 불필요할 수 있지만,
거실이나 방에서 빨래를 건조시켜야 하는 저희집 같은 구조라면 추천합니다.
옷 아끼는 사람이라 겉옷을 건조시키는 건 안 하더라도 수건, 팬티, 내복, 이불, 베갯잇 같은 것들 건조에는 최고입니다. 심지어 이불도 주말 아침에 빨아주면 그냥 그 날 저녁에 덮을 수 있으니 한 채만 있어도 될 것 같습니다.
베란다에 살랑살랑 바람통하게 건조시킨다~ 혹은 쨍쨍한 햇빛에 자연건조가 좋다~ 하시는 분들에게는 필요없겠죠 ^^
저도 그런 집에 살고 싶네요. ㅠ_ㅠ
마당에 빨랫줄 쫙 걸고 이불 널 수 있는...
써놓고 보니 단점이 뭔가 구구절절한데, 그래도 저희집 같은 환경에서는 사길 잘했다 싶네요.
전기를 좀 아껴써야 할텐데.... ;;;;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