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역시 박완서 수필집은 최고에요.

해피데이 조회수 : 3,910
작성일 : 2018-02-04 22:34:18

도서관에 가서 산문집만 12권을 빌려와서 지금 열심히 읽는 중이에요.

김연수,백영옥, 이정하, 안도현, 나태주,정이현소설가의 산문집들을 일주일사이에 다읽었는데

역시 텍스트를 중요시하는 문장가들이어서 정갈하고 깔끔하면서도 화려한 글들이 막상막하를 가릴수가 없네요.

 

게다가 어쩜 그리 지식은 그리도 많은지,

하나의 사물에 대해서도 꼬리를 잇는 저 수많은 단상들,

하나의 단어들이 모여, 문장을 이루고 문장이 모여 글들이 모이고 글들이 모여 글의 이랑을 이루고.

 

워낙 뛰어난 감수성들을 지닌 사람들이어서 그런지

경주에서 고분을 돌아본뒤의 느낌을 적은 산문집들은 누구를 막론하고 저절로 감탄이 나와요.

 

지금은 죽고 없는 신라시대의 영혼들을 바람이 부는 공원의 벤치에 앉아있는 순간이라든지

작은 절의 요사채에 부는 바람결에서도  그들의 영혼이 온듯한 느낌을 고스란히 느끼면서 교감하는 그 글들은

정말 글쓰는 사람들이 아니면 절대 못느낄 감정들이에요.

 

갑자기 곤한 잠이 깬 이유가 그 고요한 정적이 머문 시간이 귓가에 들려와 그저 그자리에 서있었더니 백제시대의 계백

장군과 그 무리들이 나를 불러낸듯했다,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위해 이곳에 왔는가...

라는 글에서, 한결같이 예민하고 촉수높은 글을 직업으로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 글쓰는 사람들이 놀랍더라구요.

 

그렇게 그런 예민한 감수성투성이의 글들을 한꺼번에 읽어대려니 제 맘도 어질어질하고

특히 젊은 작가일수록 할말도 많고 형용사,부사가 많이 들어가 글도 더욱 길더라구요.

그러다가 박완서의 노란집이란 산문집을 읽었는데

역시 노장은 다르군요.

겹겹의 꽃잎으로 치장된 장미꽃같이 여러 어휘를 사용하지않고도

충분히 전달이 되고 맘이 정화되는거에요.

 

지금은 가고 없지만 박완서의 여러 산문집,

하나하나가 참 빛나고 아름답고 생생하기까지 해서 개운하기까지 하네요.

너무 싱싱해서,

평생 가난하게 살다가 떠난 그의 자리는 차갑다라는

시처럼

그의 산문집은 이젠 그의 빈자리도 잊을만큼

충분히 따듯하고 온화해요.

IP : 121.184.xxx.145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8.2.4 10:47 PM (119.207.xxx.31) - 삭제된댓글

    몽고 기행문 모독도 읽어보세요.

  • 2. 동감
    '18.2.4 10:48 PM (119.207.xxx.31) - 삭제된댓글

    티벳 몽고 기행문 모독읽어보셨나요
    추천합니다.

  • 3. 동감
    '18.2.4 10:55 PM (119.207.xxx.31) - 삭제된댓글

    그리고 원글님 글도 짧은 엽편처럼 참 좋네요
    잘 읽었어요

  • 4. 원글
    '18.2.4 11:01 PM (121.184.xxx.145)

    젊은 작가중에 분명히 역량있고 가능성있고 글도 위트있고, 발랄하고 감수성도 천부적으로 공작의 날개처럼 분명히 화려한데 산문집이 너무 내용이 길고 마무리를 다 하질 않아서 뒷장에도 또 이어져서 꼭 술자리에서 엉엉 울어버리는 듯한 느낌인 사람도 있더라구요^^.
    분명히 글은 재미있고 아련한데 해야할 이야기가 정확하게 끝내지지가 않아서 뒷장에도 줄줄 사족처럼 이어져서 점점 기분이 가라앉고 나중엔 술주정을 들어야 하는것처럼 화가 치미는 작가도 있더라구요.
    제가 웬만하면 그런 생각 잘 안하는데...

  • 5. 그러면
    '18.2.4 11:08 PM (175.223.xxx.153)

    처음 읽어보려는 사람에게 박완서님 책 몇권만 추천해주세요~
    원글님 글 읽으니 좀 동해서요 ^^

  • 6. 원글
    '18.2.4 11:14 PM (121.184.xxx.145)

    못가본길이 아름답다, 호미,두부, 노란집.
    8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 나는 왜 작은일에 분개하는가,한길사람속등등이 있지만 그래도 저 위의 책 네개가 가장 좋고 담백했어요,~
    그외에도 엄마의 말뚝외에 여러 소설들도 많지요.

  • 7. 신기한게
    '18.2.4 11:44 PM (175.223.xxx.235)

    박완서작가의 소설은
    소설이 아니라 실화 같아요.

    너무나 리얼해요.

    진짜최고!!!

  • 8. 그러면
    '18.2.4 11:44 PM (175.223.xxx.153)

    원글님 추천감사해요~
    어차피 박완서님 책 다 일어보고 싶긴 햇었는데 추천해주시니 넘 좋네요

  • 9. 우와
    '18.2.4 11:45 PM (1.241.xxx.222)

    원글님글 읽으니 저도 읽기싶어져요^^

  • 10. 참나
    '18.2.5 12:04 AM (118.42.xxx.226)

    박완서 수필집 읽어볼께요

  • 11. . .
    '18.2.5 12:47 AM (59.12.xxx.242)

    원글님 글쓰는 재주가 있으시네요
    추천한 박완서님 책 읽어볼게요

  • 12. ...
    '18.2.5 1:03 AM (175.223.xxx.185) - 삭제된댓글

    박완서도 새누리쪽이라 별로

  • 13. ...
    '18.2.5 6:45 AM (220.85.xxx.13)

    무슨 박완서님이 새누리? 뭔가 혼동한거 아닌가요

  • 14. ..
    '18.2.5 9:06 AM (112.158.xxx.44)

    박완서 책 읽겠
    습니다

  • 15. ...
    '18.2.5 11:26 AM (112.184.xxx.146)

    원글님 글도 참 좋네요
    추천해주신 책들도 볼께요~^^

  • 16. 읽어봐야겠어요
    '18.2.5 12:21 PM (116.122.xxx.246)

    책추천 감사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05355 자한당이 판문점선언 국회비준 절대 못해준다네요 22 ㅎㅎ 2018/04/29 3,320
805354 지금 혼자 계신 분들 저녁뭐준비하세요 9 여름아 2018/04/29 2,213
805353 장제원 ˝판문점 선언, 한반도 평화에 엄청난 가시밭길 예고˝ 24 세우실 2018/04/29 5,078
805352 도서정가제 강화- 미친것 같아요!! 11 제발부탁 2018/04/29 3,427
805351 지선에서 흔들리면 총선까지 어떤편인가요..?? 1 ... 2018/04/29 450
805350 임신에 대한 관심은 성교에 대한 관심이라는 광고 1 oo 2018/04/29 1,413
805349 노란피부에는 아이보리 or 블랙 어느색상이 더 잘받을까요? 4 열매사랑 2018/04/29 1,868
805348 27일 회담 후 만찬장 풍경 1 가로수길52.. 2018/04/29 2,004
805347 김여정 임신했던거 아니었나요? 4 근데 2018/04/29 5,588
805346 시가 시부.시모 생신상 차려주길 바라는데 왜 이렇게 싫죠 17 시댁왜케싫은.. 2018/04/29 5,075
805345 풀사이즈 바이올린 구입비 6 .. 2018/04/29 2,791
805344 남과 북이 힘을 합치면 무서울것도 없지요 뭐. 5 .... 2018/04/29 1,043
805343 주진모 실물이 그렇게 잘생겻다는데 14 ㅇㅇ 2018/04/29 8,108
805342 알베르토·다니엘, 윤봉길 의사 의거일 알리기 프로젝트 4 기억하자 2018/04/29 1,715
805341 하느님 정말 계신가요? 16 신자 2018/04/29 2,814
805340 아베나 홍준표는 김정은 만나고싶었구나 2 삐돌이들 2018/04/29 1,429
805339 혹시 미국내 정보 구글링할수 있는 사이트 아시나요? 2 .. 2018/04/29 637
805338 대선토론때 문재인 주적발언 ..기억나세요? 5 유투브 2018/04/29 1,797
805337 메이크업베이스랑 썬크림 무앗부터 발라야 하나요? 3 코알못 2018/04/29 2,128
805336 한국당 ˝靑, 회담만찬에 與대표부만 초대…입법부 무시행태˝ 28 세우실 2018/04/29 3,166
805335 서판교 다우닝 전시장 4 궁금 2018/04/29 2,285
805334 단체사진 찍으면 저만 흑잇 2018/04/29 782
805333 아이폰 카카오톡 복구 잘 아시는 분~절실해요 1 눈물 2018/04/29 1,185
805332 자발당이 왜 탁행정관 끌어내리려 했는지 알거같아요. 1 두혀니 2018/04/29 1,911
805331 핸드폰 요금제 어떤거 쓰세요 5 Sk 2018/04/29 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