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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노무현 대통령이 밉다
아주 밉다
그가 아니었다면
나도 정치따위는 관심도 주지않고
그냥 남들처럼
내 알토란 같은 돈을
세금으로 가져가는 정부 욕이나하며
어느 선술집에서 소주잔이나
기울이며 하루를 보냈을텐데
살아서는 불쌍한 저 양반
나라도 편 들어줘야지
하는 쓸데없는 마음으로 바라보게 하고
인사도 없이 훌쩍 가버린 다음에는
갚을길 없는 부채만 남기고 가버린 사람
나는 그가,
거기에 말없이 누워서 하늘만 바라보는
그분이 한없이 밉다
술마시고 생각나면 눈물 나게 만드는
그양반이 밉다
문재인
2012년에 이양반이 대선 후보로 나올때
나는 불안 했었다
혹시나 저들에게 그분처럼 만신창이가 되어
어디론가 내쳐지지 않을까
그놈들에게 다시 갈기갈기 찢어지는 그 날들을
이양반도 겪게 되지 않을까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때는 당선이 되지 않았다
아니 못되었다
썩은내를 풍기는 하이에나떼들의
간교한 술수에 막혀 되지 못했다
나는 몇달간 신열을 앓았지만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긴 아주 길었던 9년이 지나고
정치를 하라 한다면 대통령 곁을 떠날꺼라고
협박을 했던 그 사람이 다시 대선에 나왔다
나는 그때 알았다
이 사람도 노무현 대통령에게 부채가 있다는걸
나보다 백만배는 더 깊은 부채가
마음 깊이 남아서
그분이 못다한 꿈을
그분이 못다한 세상을 자기가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다시 그 자리에 섰다는걸
그렇게 대선이 끝난날
나는 봉하에 함께 가자는 이들을 보내고
혼자 집에 와서 울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참 고마워서 울었고
견뎌줘서 고마워서 울었고
그분이 생각나서 울었다
잠깐의 시간이 흐른 오늘
한때 노동운동을 가열차게 했던
후배가 내게 손가락질을 했다
당신은 변했다고
이미 몇번을 들은 이야기,
권력자가 잘못하면 당연히 비판하며
견제를 해야지 왜 편을 드느냐며
너는 배신자라 낙인을 찍어준다
불콰하게 취해 집으로 와서
나는 그가 내게 찍어준 낙인을 보며
기쁘게 생각한다
적어도 지금 대통령이
그 자리에서 내려 오는날에는
그분께 가졌던 부채의식을 조금이라도
덜수있겠구나 ....
내가 아니
나 따위가 감히 대통령을 지킬수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긴시간을 인내하며 견뎌준
대통령을 위해
누가 변했다고 손가락질을 하든
절교를 하든
개의치 않고 문파 오소리로 살것이다
이게 나의 작은 운명이라면..
이름 석자만 들어도 눈물나게 하는
노무현 대통령이 진짜 밉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