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의 소생! 공항 도착장에서 감회가 깊습니다.

감회깊은 공항 조회수 : 1,719
작성일 : 2018-01-29 08:06:29
공항입니다.
작년에 엄마의 임종을 지켜야 할듯 싶어 서둘러 들어오던 날......
새벽녁 공항에서 멍청하게 앉아 있었던 .....아주 한참동안 앉아 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많이들 뭐라 하셨지요.
무슨 정신으로 거기 앉아있느냐 ......어서 빨리 병원으로 달려가질 않고서.....심지어는 소설 쓰느냐...
아무리 시각을 다투어 빨리 달려가고 싶었어도 하루 한번 중환자실 면회가 정해져 있어 갈수도 없어 막막했었습니다.
그냥 띵 했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사뭇 다른 느낌으로 감회가 새롭습니다.
언제 그런 날이 있었나 믿기지 않을 정도 입니다.

임종을 지키러 왔던 막막하고 막연했던 
아무도 소생을 믿지 않고 마음 준비를 하라고 했었지요.
이젠, 어려우실것 같다고.....!

그러나 기적처럼.....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엄마는 소생하셨습니다.
응급실 그리고 오랜 중환자실. 어려움과 제약을 무릅쓰고 
매일 매일 다가가 최대한 좋았던 감사했던 이야기를 해드렸습니다.
그렇게 꼬박 3개월~ 들으시는지 어떤지 처음엔 혼자 내 중얼거리듯 귓속말을 해드렸지요.

이제 엄마는 가끔 웃으시며 멀리서 온 딸이  엄마를 살렸다고 하신다지만.....
우리 가족 모두의 아직은 헤어질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엄마를 향한 
애틋함, 간절함, 아침 저녁 돌본 정성 그리고 의료진 덕분에 소생하실 수 있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노인들이 그렇듯이 한번 기력이 쇠하니 다시 원상태로 회복하는 일은  쉽지는 않은것 같습니다.
그래도 기대했던것 이상으로 잘 버티고 계시고 이젠 그만그만 하십니다. 
유동식에서도 벗어나 당신 손으로 식사도 조금씩 하시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고 우리를 믿고 삶에 대한 의지력을 보여준 엄마께 감사하고
자신의 엄마처럼 걱정해주시고 염려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합니다.

한국....춥다 춥다 들었지만 정말 춥네요.
너무 추워서 공항 밖으로 나갈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날이 밝아질때 까지 기다리면서 아침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오늘 같은 날이 올거라고는 그때 상상도 못했는데 참으로 감개무량 입니다.
무엇보다 이번엔 그리 보고 싶어하는 사위랑 같이 찾아뵐 수 있으니 뭐라 할 나위없이 좋습니다.
눈이 짓무르도록 우리를 기다리는 엄마를 보러 우리 이제 집을 향해 나갈 채비를 하면서 리무진을 기다리면서 끄적끄적 적었습니다.

엄마...... 그 누구라도 아끼는 분들 최대한 놓지 마시고 붙잡으십시요.
막연한 것이었지만 이렇게 느껴졌어요. 가족들의 마음이 사랑이 전달되는 순간 기적같은 일이 일어난다고.....
왜냐면 그런 마음을 느끼는 순간 아픈 환자 역시도 안간힘을 써가며 돌아오실 것이라는 그런 믿음이 생겼습니다.
아픈 가족을 두신 분들.....힘들지라도 포기하지 마십시요.
용기를 주신 분들, 토닥토닥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셨던 분들 모두모두 고마웠습니다.

신청사.....도착장. 몇분 쓰는 동안임에도 외풍이 심해서인지 손이 시렵네요.
하지만 공항을 나서는 발걸음은 참 가볍습니다.
날이 여전히 많이 춥네요. 
따뜻하게 지내시길.....
  

IP : 116.84.xxx.143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부럽습니다
    '18.1.29 8:21 AM (1.238.xxx.253)

    중환자실로 모셨으면 울 엄마도 지금 계실까...
    한순간도 가족과 떨어져있지 않으셨던지라
    힘들게 해드리지 말자고 곁에서 지키고 이별을 했네요..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눈물나게 부럽습니다..

  • 2. ..
    '18.1.29 9:34 AM (218.148.xxx.195)

    원글님의 정성이 어머님께 전달된듯합니다
    제 맘이 짜르르 한게 느껴지네요

    추운데 님 건강도 챙기시구요 하루하루 소중한 나날 보내시길..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82593 스웨덴 Asko 제품 아시는 분 계신가요? (Miele와 비교).. 2 고민 2018/02/21 1,101
782592 글을 못쓰는데 홍보일 할 수 있을까요? 5 00 2018/02/21 630
782591 아줌마 되고나선 왜그럴까요.. 11 ollen 2018/02/21 4,695
782590 북한의 과학기술은 신의 영역을 넘었는가? 8 ㅎㅎㅎㅎㅎㅎ.. 2018/02/21 1,234
782589 9시부터 여자컬링 또하네요? 14 ㅇㅇ 2018/02/21 2,811
782588 불면증 한약치료 4 파란하늘 2018/02/21 2,085
782587 어제 새로 시작한 드라마에 13 감우성 2018/02/21 2,746
782586 공부하는데 같이 밤세워 달라고 부탁하면 거절할 부모 있을까요? 12 자녀가 2018/02/21 2,510
782585 노선영선수.. 출전 누락은 과연 실수였을까요? 23 ㅇㅇ 2018/02/21 5,436
782584 교복은 입학식에 입는거죠? 2 고등 예비소.. 2018/02/21 798
782583 아나운서 유정현과 가수 존박 너무 닮지 않았나요? 5 .. 2018/02/21 1,142
782582 '어린학생 성폭행후 임신할까봐 배 걷어찬' 한국 빙상 코치  18 분노합니다 2018/02/21 15,948
782581 김일성 사진 논란에 대해서 3 ㅅㅅㅅㅅㅅ 2018/02/21 644
782580 엄마가 공들여 키운 자식들은 티가 나나요? 11 2018/02/21 6,989
782579 영미야~~말고도 5 영미~~ 2018/02/21 2,063
782578 전직 선수 출신이 본 이번 팀 추월 사태 29 ㅇㅇㅇ 2018/02/21 15,618
782577 살 많이 빼신분들께 질문 21 유지어터 2018/02/21 4,865
782576 해외거주인데 국내면세점에서 가방 사면 나중에 세금은 어떻게 되나.. 1 귀국시에 세.. 2018/02/21 2,412
782575 황 동무 어서 가라우! ........ 2018/02/21 695
782574 자녀가 공부하는데 같이 밤세우시는 어머니들 20 어머니 2018/02/21 4,924
782573 수지 성복동 초등아이키우기 어떨까요? 1 수지 2018/02/21 2,269
782572 자식 일에 마음다스리기 힘드네요 2 .. 2018/02/21 2,867
782571 일베폐지 청원 4일 남았는데 10만명이 더 필요해요 6 일베폐지 2018/02/21 691
782570 김아랑선수 모자에 노란리본이 없어졌네요 4 ㅂㅅㅈ 2018/02/21 4,420
782569 우등생들은 동계올림픽보다 공부가 더 재밌을까요? 3 궁금 2018/02/21 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