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비가 와서 매우 추운 하루였어요.
며칠 전 글 올렸던 94세 할머니를 요양병원에서 묶어놓는 바람에 퇴원시켜서
집으로 모실까 하는데 .. 라고 글 썼던 손녀입니다.
저번주 월요일까지만해도 요양병원에 갈비뼈 골절로 입원하셨던 할머니는 멀쩡하셨어요.
저희 아기가 병원이 너무 더워 모자를 안 씌웠는데 모자를 씌우라고 내내 잔소리하시고 걱정하시고
정말 멀쩡하셨거든요.
그러고 이틀 뒤 엄마가 일 마치고 요양병원에 갔는데 할머니의 손발, 배를 줄로 묶어놔서
할머니는 종일 풀어라고 소리 지르고(기저귀를 차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아 화장실을 걸어서 가려고 하세요)
낙상사고 위험때문에 간호사들은 풀어주지 않았었고, 저희 엄마가 요양병원에 가서 묶여있는 할머니를 보고
엄청 충격을 먹어서 타 지방에서 살고 있는 이모가 저희 엄마 집에서 요양병원에 왔다갔다하는데
도저히 안되겠다고 이모가 할머니를 엄마 집에서 모시겠다고 그렇게 얘기가 된 상황이였어요.
할머니가 기저귀에 대소변을 안 보려고 하고 자꾸 화장실을 걸어서 가려고 하니 낙상사고 때문에
묶어놨을테고, 그것때문에 할머니한테 진정제? 같은 약을 주사로 처방했다고 해요.
이거때문에 할머니가 정신이 댓글에 있었던 섬망..현상이 온거 같더라구요.
이까지가 그때 적었던 글의 요약본이구요.
저희 엄마와 이모가 너무 충격을 먹었고 할머니를 그 병원에 계속 방치해두면 결국 돌아가시라고 방치하는거밖에
안되는거 같아서 할머니를 인근종합병원으로 다시 모셨어요.
엄마가 병문안 온 동안이라도 할머니 묶어놓은거 풀어달라고 했는데 간호사들이 병문안오는것도 싫어하고
할머니를 요양병원 중환자실로 옮겼는데 엄마와 이모 말로는 병원에서는 링겔 하나 꽂아놓고
죽도록 방치하는거 같이 보이더래요.
병원에서 처방하는 주사나 약때문인지 할머니 정신도 왔다갔다했고..잠만 주무시고 상황이 너무 안 좋았어요.
그래서 할머니는 글 올리고 나서 하루 뒤에 집으로 모시는건 불가능 (폐 기능이 떨어져서 숨을 힘들게 쉬셔요)
인근 종합병원의 중환자실로 옮겼는데 어제,오늘 병문안을 가보니 혈색도 많이 좋아지셨고
정신도 온전하세요. 퇴원하면 바삭한 통닭(네네치킨)도 먹고 싶고 라면도 끓여먹을거라고 하셔요.
병원 간호사들도 놀래요. 저희 할머니 치매인줄 알았는데 정신이 너무 또렷해서요.
제가 병문안가면 할머니는 아기는 어쩌고 왔냐고 얼른 아기한테 가보라고 아기 춥게 하지 말라고 하셔요.
엄마와 이모와 나눈 얘기는..사시는 동안만이라도 죄짓지 말고 할머니 편안하게 해드리자 얘기했어요.
참 후회가 많이 되네요..더 많이 찾아뵈고 더 많이 표현할 것을...
할머니가 엄마한테 그러더래요.
요양병원에 있을때 세달 뒤에 간다고..그래서 엄마가 집에 간다고? 하니까
아니 하늘나라에 간다고 하더래요.
사실 연세가 많으셔서 언제 돌아가셔도 이제는 받아들여야하지만
저희 집에서는 정말 말로 표현하기 힘들만큼 헌신과 사랑으로 저희를 키워주신 분이라 모든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고 계셔요.
더 잘 해드릴껄 후회가 되서 슬픈 밤이네요.
할머니의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은 없겠지만 문득 생각나서 적어봅니다.
좋은 밤 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