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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늘 주저하고 머뭇거리는 마음이 생겨요.

여린이 조회수 : 1,726
작성일 : 2018-01-13 23:45:51

항상 그런건 아닌데

중요한 순간에 나에게 주어진 일을 외면하고 다른일에 빠져 있어요

티비를 보거나 멍때리거나 등..

그 이면에는 내가 잘 못할까봐 하는 두려움이나 부담감이 있는것 같아요.


그리고, 평상시에도

너무 쉽게 좌절하기도 해요.

아주 작은일에도 생활의 밸랜스를 잃곤 해요


예를 들어 집이 지저분하거나 하면, 밥도 못하고,, 무기력에 빠져요.

누군가의 작은 말에도, 하던일에 쉽게 좌절에 빠지고


겉으로 보기엔 성격 분명하고

때로는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내고 그것을 만들어 내기도 해요.

그래서 모르는 사람이 보면 엄청 부지런하고 대단해 보일수도 있고요..

마음속엔 관심있는일엔 남들에게 없는 열정을 보이기도 하고요..

저를 아는 몇명은 넌 늘 무언가를 꼼지락 거리고 있다고, 항상 뭔가 일을 꾸미고

그걸 해낼려고 노력한다고.... 말하기도 해요.


그러나. 제 마음속엔,,  뭔가 늘 무거운 짐처럼 느껴지는것이있어요.

제 눈에는 세상사람들이 너무 불만족스러워 보이고 맘 터는 친구도 멀리 사는 한명 정도...

아빠가 그러셨던 것처럼, 기준이 굉장히 높아요.

게다가

전 자신감이 너무 없어요.

항상 이게 될까 될까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너무 많이 해서

주변에서 칭찬해도 계속해서 저말이 진심일까 의심해요..

그래서, 결국 나이 사십인데 제대로 무언가 이루워놓은것이 없어요.


그나마 결혼해서, 아이들 낳아 그 아이들 순하고 착하게 자라준거

남편이랑 서로 안싸우고, 그래도 이 못난 사람을 매일 웃으며 봐주는 유일한 친구는 남편이라는거

말고는 내세울게 없어요. 

친구한테 말했더니 남편을 그렇게 말하는 사람 니가 처음이라고,

나도 가족들 건강하고 내 옆에 있어주는거에 가장 감사하고 감사하지만,

그나마 남편이니 날 받아주고 챙겨주지 원래 나는 저 사람 아니면 정말 별 볼일 없는 사람인거야

이런 생각을 하며 외로워 해요.


자식키우면서도, 늘 이 아이들이 나처럼 되면 안되는데 하는 불안감이 있어요.

저의 이런 내면적인 원인엔

당연히 원가족이 있고요..


어려서부터 친아버지에게 넌 안돼 너는 글렀어.. 우린 글렀다. 다 뿔뿔히 흩어져 살자.. 등의

말들만 들으면서 자랐어요.

아빠가 언제 화 내실지 몰라서 집안에서는 늘 불안했고,

남자 형제들 사이에 혼자 여자인 난, 그들 보다 그런 부모의 불안함을 더 많이 떠 안은것 같아요.

성인이 되어서도 늘 집안걱정이 가슴에 얹혀 있었고,

청소년기를 돌아보면, 제대로 공부도 못하고, 친구도 실컷 사귀지 못했어요.

뭘 내 맘대로 실컷 제대로 해본적이 없어요. 늘 아빠가 싫어할꺼야 반대할꺼야 무서웠고,

뭐 이런 저런 이유로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보니 그전에 몰랐던 제 마음속의 어두운 부분이 다 밀려와서

참 힘들고 원망도 많이 했어요.

그래도 난 우리 아이들 잘 키울꺼란 생각으로 키웠는데

아이들한테 저한테 있던 그늘이 보일때마다 나 때문인것 같아 죄책감에 시달려요.


쉽게 좌절하고 포기하고 극단적인 마음에 빠지고

우울증과 불면증을 저 나름대로 중간 중간 마음공부 하며

근근히 버텨와서 이제 40 이 되었어요.


이젠 그런날에서 벗어나서, 다른 인생을 살고 싶어요.

아무리 어린시절 그늘이 있었다고 해도

그건 20년전의 일이고,

지금은 나이가 40인데, 아직도,, 저의 모습을 보면,,,, 불안하고 조마조마한 그 마음이

그대로 있다는걸 알수 있어요.  ..


남편은 아버지와 정 반대인 제 뜻을 존중해주고 그런 사람입니다.

지금 우리 가정은 제가 어렸을때랑은 많이 달라요.

넉넉하지는 않아도, 남편이나 저나 둘이 모아서, 이정도 살고 있으면

저 어렸을때랑은 비교도 안되죠.


그런데도 마음은 그때에 머물러 있어요.

저는 아이들한테 그런 마음 안 물려 줄려고 

노력하는데,가끔 저의 그늘진 모습이... 보이면 속상해요.


이젠 저도 다른 삶을 살고 싶고,

내 아이들에게 더 좋은 정신적인 유산을 물려주고 싶어요....


달라질수 있을까요...

새로이 일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또 주저하는 마음이 생겨서,,, 마음 다독일려고 글 쓰고 있어요.

실패할까 실망하게 될까,,, 두렵고, 꼭 성공해보고 싶어요.

제 인생에서 성공이란 단어를 이젠 꺼내들고 싶어요...


IP : 180.229.xxx.124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8.1.13 11:49 PM (175.116.xxx.169)

    쓰신 글의 모든 부분이 저와 너무 흡사해서 깜짝 놀랐네요
    단지 전 어린시절 최고로 나를 생각해주시는 부모님밑에서 사랑 듬뿍 받고
    위풍당당하게 컸는데도
    원글님같은 내면을 갖고 있어요
    남편만이 이 못난 점을 다 알아주는 진실한 내 편이라고..세상에서
    아무도 못믿고..그래요

  • 2. ㅐㅐ
    '18.1.13 11:52 PM (182.222.xxx.135)

    그럴때가 있어요
    나아질때도 오구요
    지금 마치 내가 이상하게 느껴지는 정말로 다운의 시기가 잇어요 기다리면 낫습니다

  • 3. 음 님.
    '18.1.13 11:52 PM (180.229.xxx.124)

    사랑받고 위풍당당하게 컸는데,,,
    그렇다면,, 혹시 원글님 부모님 중 한분이 그런 내면을 가지고 계신게 아닐까요..
    전 그게 겁이 나요.
    지금 우리 아이들 저와는 비교 되지 않게 사랑받고 자라는데,,,
    첫째에게 그늘이 보여서,,
    저의 그늘이 아이한테 가지 않았나 싶어서
    너무 속상해요...
    그래서 진짜마음까지 달라지고 싶어요.
    이런 마음 물려주고 싶지 않거든요..

  • 4. ..
    '18.1.14 12:22 AM (118.216.xxx.200) - 삭제된댓글

    스스로 지지해주고, 스스로 사랑해 주는 수 밖에 없죠. 뭐든 하고싶은대로 실컷 하고요. 말이 쉽지 어려운 일이죠. 아무리 마음을 굳게 먹은 들, 없는 자신감이 생길 리 없고, 조마조마한 마음이 갑자기 대범해질 리도 없고요.

    저도 말썽 피우는 오빠들 틈에서, 오빠들 혼나면 제가 주눅 들고. 저는 사고 쳐도 엄마한테 말도 못하고 속앓이 하고. 제가 뭘 하겠다고 하면 무조건 하지 말라는 말부터 듣고 자랐어요. 그러다보니, 항상 간댕이가 벼룩 똥만하게 작아요. 세상살이가 살얼음판처럼 여겨지고요. 그런데, 이제 이런 성격이 굳어져 좀처럼 없어지지 않아요. 작은 말에도 크게 영향을 받고요, 작은 일이 거슬려 큰 일을 해야 하는데도 그걸 엎어버리고요.

    괜찮아, 괜찮아, 아무려면 어때. 이런 말은 자라면서 들어본 적이 없고, 왜 그랬냐 안돼 이런 타박이 익숙해서 일의 경중을 가리는 게 어려워요. 작은 일에는 전전긍긍하고, 큰일에는 대범해지는 언발란스가 일어나고요.

    저도 특별한 아이디어를 잘 내고, 그것을 끝까지 매달려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능력도 있지만. 그럼에도 그럴 필요 없는데 자신감이 없다, 관계에서 소심하고 경직되어 있다 라는 소리를 많이 들어요. 어릴 때 항상 마음 졸인 경험 때문인 것만 같아요.

    원글님에게 되뇌이면 좋을 경구를 소개해요.

    홀로 행하고 게으르지 말며
    비난과 칭찬에도 흔들리지 말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5.
    '18.1.14 12:24 AM (175.117.xxx.158)

    저도 그래요 무기력에 게으르고 자책되네요 활력부족

  • 6. ...
    '18.1.14 9:15 AM (220.117.xxx.3)

    홀로 행하고 게으르지 말며..
    감사합니다

  • 7. 솔직히
    '18.1.14 12:02 PM (121.191.xxx.158)

    여기 원체 악플러들이 창궐하는 곳이니 뭔 글을 쓰기가 좀 꺼려지기도 하지만
    원글님이 간절히 원하는 것 같아서 한번 써볼께요.
    원글님이 어린 시절 주로 아버지로부터 비롯된 불안과 비난이 있었고
    인정받은 경험도 없었고 행복하지 못한 어린시절 때문에 지금도 우울한 정서가 있으며
    모든 일에 자신감이 없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하셨는데요,
    솔직히 원글님 어린 시절은 저 어린 시절에 비해선 너무도 행복한 것 같아요.
    죄송하지만 제가 보기엔 정말 투정으로밖에 보이지 않아요.

    어쨌건 원글님 눈으로 보기엔 그렇게 느끼셨는지 모르겠는데요,
    어린 시절에 원글님을 그렇게 키운 부모님은 눈높이가 그것밖에 되지 않아서,
    다시 말하면 부모로서의 됨됨이가 그것이 한계였기 때문에 그런 것일테고요.
    지금은 원글님이 성인이기에
    원글님 인생을 원글님이 주도적으로 만들어나갈 수 있는 입장이라는거 명심하셔야 해요.
    과거 어린 시절의 원글님 환경은 원글님 책임이 아니지만
    지금 원글님이 가지고 있는 정서와 가치관은 100% 원글님이 문제의 시작이자 결과예요.
    이점을 깨닫는다면
    지금 원글님이 겪고 있는 불안과 자존감 부족에
    더 이상 과거의 부모님을 소환할 이유조차 없다는거 아실거예요.

    제 친구들 중에 아주 유복하게 자란 애들은
    사실 저처럼 인생의 쓴맛을 못 보고 살아와서 사회에서 힘든 일 당했을 때
    그냥 다 접고 전업으로 들어간 친구들 많아요.
    특히 여자이기 때문에 이런저런 더러운 꼴 보느니 애 잘 기르겠다 이렇게 결론내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그렇게 똑독했던 친구들이 지금은 솔직히 말도 통하지 않는 애들이 되더라고요.

    저는 남들이 보기엔 긍정의 화신이자 낙관론자이고 에너자이저라고들 하지만
    그것이 제 맘속으로는 무수한 좌절과 고통, 수없는 자기부정을 극복한 결과입니다.
    영 막막할 때는 눈을 감고 생각해 보세요.
    지금 이 상태를 개선해나갈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결론은 나예요. 나밖에 없어요.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할까.. 해결방안을 구체적으로 모색해보세요.
    얻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어떻게든 길이 열립니다.
    그것이 아주 외롭고 힘든 길이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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