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돈을 벌때는 별로 실감 못했는데, 돈 못버니 생필품 사는 것도 많이 고민하게 됩니다.
얼마 안되는, 그 마저 국가에게 유린당한 국민연금과, 더 얼마안되는 개인연금 하나가 고작인데, 아직 타먹으려면 멀었습니다. 젊은 시절, 허리띠를 막 졸라매면서 궁색하게 살지는 않았지만, 대체로 항상 검소했습니다 (그게 더 억울할 때도 많아요^^)
요즘은 정말 부동산 투자(또는 투기) 잘 한 사람, 유산받은 사람들, 주식이나 가상화폐로 돈 번 사람들이 부럽기도 합니다.
정말 죽어라 회사에서 일만 해댔네요 (야근/특근/밤샘...흔한 대한민국의 직장인). 요즘 젊은이들이 오히려 참 똑똑한 것 같습니다. 재테크를 위해서 본인들 시간을 쓸 줄도 알고, 미래에 대한 대비도 야무지게 잘 하는 것 같아요. 아예 본인을 위한 소비와 투자로 현재를 즐기는 삶을 선택하는 젊은이마저 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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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집으로 돌아와보니, 저에게 뭐 하나 변변한 구석이 없더라고요. 할 수 있는 것도 없구요.
용기없어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도 힘들고, 무슨 일이든 가리지 않고 해서, 조금이라도 돈을 버는 것에 감사하며 살기도 막상 쉽지 않습니다. 그나마 개미 콧구멍만한 노후자금 홀랑 태워먹을까봐 섣불리 어디에 투자하는 건 더더욱 어렵구요.
지난 한해, 모든걸 다운사이징 했어요. 전셋집도 줄였어요 (예전에 잠깐 집 팔고 다른데로 이사 가려고 하는 사이에 집구매 타이밍 놓쳤어요. 지금은 살 수가 없는거죠. 이 한번의 실기가 엄청난 결과를 초래했네요...). 가구도 줄이고, 먹는 음식의 종류도 다 줄였습니다(조금 과장하자면, 식탐 많은 제에겐 뼈를 깍는 고통). 매달 빠져나가는 각종 공과금과 통신비용 등도 최대한 알뜰하게 챙겼습니다. 언제 시간되면 제 다운사이징 얘기 길게 하고 싶네요. 눙물이...납니다.
솔직히 이 과정, 만만치 않습니다. 노화를 인정하고, 본격 노인이 됐을 때의 삶을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서 열심히 정신적인 무장까지 하지만.... 괴롭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사시나요.
끝으로 세계적인 경기활황에 대한민국 경기도 완전 따봉이라는데...저는 외계인가요.
읽어주신 분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