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가 이 뮤지컬 개봉 첫날이었습니다.
이미 소설을 읽었기 때문에 내용은 알고 있었지만
뮤지컬이 주인공 안나와 브론스키의 사랑을 어떻게 해석할지가 궁금해서 보러 갔죠.
제가 그걸 읽었을때만 해도 사랑이 커다란 가치이던 십대 소녀였고
그 이후로도 동명 영화를 봤지만 그땐 제가 성인이고 소피 마르소에
관심이 가 있어서 그냥 봤던거 같애요.
그런데 어제는 그 내용을 보면서 느낀 건 유부녀이고 아이도 있으면서 젊은 장교와 사랑에 빠져서
결국 가정과 자식 버려두고 집을 나간거니
갑자기 여기서 가끔 올라오는, 성인 입장이 되어서 어린시절 바란 난 엄마 묘사할 때의 그 어머니들이
떠 오르는게 어쩐지 제가 예전에 보던 그 소피 마르소의 청량한 미모가 다 커버해주던
내용이 아니고 자꾸만 보는데 둘의 사랑이 어쩌고 '당신 없으면!' 어쩌고 둘은 아주 애절한데 전 불편한 거에요.
그래도 끝까지
내용만 보면 안나는 나쁜 여자이고 그래서 그녀는 비난 받아 마땅한데,
뮤지컬은 이 둘의 사랑에서 무엇을 말할지가 그게 궁금해서 끝까지 봤는데
그래서 내 이 불편함을 해소해주고
그래도 그 둘도 뭐 할 말은 좀 있게끔 해줬으면 해서 끝까지 기다렸는데
결론은 보러 가지 않아도 될 듯 입니다.
옥양 주연급 목소리라는 거 인정하고
거기서 가수로 나오는 분 진짜 잘해서 박수 많이 받았고
사실 거기서 톨스토이가 소설을 통해서 말하고자 했던건 레빈하고 키티와 그들의 삶인 것도 아는데
그 둘은 스토리로는 좀 재미가 없죠.
원래 건전한 건 재미가 없잖아요. 드라마틱 한 게 없으니.
그럼 그거를 과감하게 뺏어야 하는데 그 둘 이야기도 집어넣고 해서
그냥 산만하게 겉만 핥다가 끝난 뮤지컬이었습니다.
출연 무용수들은 정말 잘하더군요.
그거 빼곤 끌고간 남편한테 좀 미안했네요.
그리고 그런 식으로 몇 달간 애정씬 계속 진하게 하면 없던 마음도 들겠어요 저같은 사람은...
진한건 아닌데 강렬했음요 두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