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을 보면서 보냈습니다.
영화 보면서도 손수건으로 터져 나오려는 비명과 울음을
꾹꾹 눌러가며 겨우 보았는데
밤새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군대에 가 있는 아들과 통화하면서는
이 영화의 의미가 어떤지 설명해 주었고
함께 영화 본 딸래미한테는
'이건 백퍼 실제 있었던 일이다' 고 말해 주었어요.
이 영화에 강동원이 나왔다는 얘긴 들었는데
별 기대는 안하고 있었다가 반전,
그가 마스크를 벗는 순간, 나도 모르게 탄성을 내지르게 되더군요.
평소 그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던 내가 강동원이 연기한
이한열에 몰입되었던 건,
피 묻은 운동화에 대한 이야기를 알고 있었던 탓이었을까요?
그 우월한! 기럭지가 비춰질 때마다 가슴 가득
눈물이 차오르다가 마침내, 폭발했던 그 장면............
아, 그 한장의 사진이 실사로 눈앞에 펼져지던 장면에서
눈물이 마구 쏟아지는데 옆 사람들 한테 피해 줄까봐
울지도 못하고 참지도 못하고.....
마지막 장면에서 문소리 목소리가 나온다길래 주의를 기울였어요.
잠깐 너무 빨리 지나가고 말더군요.
그걸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다시 보고 싶은 영화예요.
장준환 감독이라면 '지구를 지켜라' 한편만 보았지만
영화 꽤나 좋아한다고 자부하는 제가 보기에
이 영화 장준환 감독의 '인생작'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아요.
(물론 앞으로 더 좋은 영화 만들어 주시길 바랍니다만)
영화가 머리속에서 리플레이 되면서 잠못 이루고
겨우 잠이 들었는데 꿈 속에서도 영화가 펼쳐지더군요.
너무 생생하고
너무 감동적인 정말,
좋은 우리영화였습니다.
(참고로, 당시 데모한 대학생들이 흩어지고 나면 분실물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특히 운동화요. 이한열 운동화도 그렇게 분실물센터에서 보관하다
나중에 이한열기념관에 전시하기 위해 복각 전문가가 그때
그 닳고 피 묻은 30년전의 운동화를 그대로 다시 만들었다고 하네요.
이한열의 운동화에 대해 알고 나면 영화에 몰입도가 훨씬 높아지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