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정엄마의 힘든 부분.....

지친다 조회수 : 4,926
작성일 : 2017-12-31 15:05:41
친정엄마에 관한 이야기.

저는 삼십대 후반이구요, 아이두명 키우고 있어요.

친정엄마...를 생각하면 저에게 분명히 좋은분이시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불안해지기도 하고 힘들때가 종종 있어요.

6살무렵인가 엄마한테 맞아서 손톱에까지 피가 난 채로 놀이터 그네 의자에 혼자 앉아 울고 있던 내모습.
8살무렵인가 엄마가 체하셔서 사이다 사오라 그랬는데, 슈퍼아줌마가 사이다 없다고 콜라주셔서 가져갔다가 엄청 혼난기억.
또 엄마가 좋아하겠지 하며 콩나물, 케익 등 사갔다가 이런거 다신 사오지 말라고 면박 당했던 기억.
친구데리고 오면 집 어질러진다고 싫어하셔서 친구들이 집에 놀러오면 놀면서도 불안했던 기억.
아빠랑 저를 싸잡아 비난하셨고, 아빠랑 싸우시거나 본인 마음이 안좋을때면 번번히 집나가고 싶다고 말해 어린저는 엄마가 집나가는 꿈도 종종 꾸었어요.

물론 엄마는 다기억못하시겠죠.
저도 평상시엔 잊고 살아요.
근데 한번씩 엄마랑 부딪힐때마다 이런기억들이 올라와서 너무 힘들어요.

그리고 엄마가 사용하시는 부정적 언어습관과 잔소리가 나를 무기력하게도 만들었다는걸...
그리고 엄마가 했던 아빠욕들이 자식에겐 최악이라는거.
결혼 후 아이를 키우면서, 엄마를 제3자 입장에서 바로 보게 되며 조금씩 깨닫고도 있어요.

그렇게 말 안해도 될거 같은데, 다르게 말하면 훨씬 더 좋을거 같은데.... 너는 왜 이걸 안해놓니?
너는 왜 그런 생각을 하니? 등등
한번도 제생각을 단번에 지지받아본 기억이 없어요. 늘 당신생각이 옳고 그것에 벗어나면
가차없이 재단 당하고....
뭐하나를 해야하면 할때까지 끊임없이
얼른하라고 두번 세번 지칠때까지 얘기하시고.
이젠 제 딸한테까지도 그렇게 잔소리를 해대시니 못참겠어요.

며칠전에도 둘째 낳은지 만 4개월 지났고
친구들이 근교에서 오랜만에 1박2일 한다기에
바람쐬고 오고 싶은 마음에 다녀와도 될까?
아주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냈는데,

바로 뭐라고 쯧쯧 거리시며
넌 그러고 싶니? 난 내새끼들 놓고 어디 안간다
하시길래 저도 터져버렸네요.
좋게 말해주시면 좋잖아요.
너가 바람쐬고 싶은 마음도 이해하지만
아직 애기가 너무 어리지않니?

늘 엄마기분 살피며 눈치 보고 마음 종종거리고.
엄만 모르시겠죠...

친정엄마의 무조건 적인 지지 받는 분들 참 부럽구,
저도 그런 엄마가 되어야지 싶어요.
그러면서도 참 마음 한켠이 쓰리네요...

엄마한테 엄마의 그런면을 어떻게 잘 알릴수 있을까요. 분명 얘기하면 며칠 또 우울해하고 미안하다 하시면서도 새끼 키운거 다 소용없다 하실분이거든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IP : 118.218.xxx.23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7.12.31 3:13 PM (125.177.xxx.102) - 삭제된댓글

    친정엄마도 원글님한테 속터지고 답답한게 있으실거 같은데요. 엄마라고 다 푸근하고 관대한거 아니고, 딸이라고 다 살갑고 애교많은거 아니잖아요. 이젠 엄마탓 하지 마시고, 내가 더 일관적이고 멋있는 엄마 되는데 힘쓰세요. 어차피 엄만 바뀌지도 않을거니까요. 여행가는 건 엄마한테 애를 맡기고 간다는 건가요? 그거면 사실 할말 없는 거고, 만약 맡길곳 있는데 그냥 간다는 얘기 한 것이면 그냥 앞으로는 일정 얘기 마시고 맘대로 다녀오셔요.

  • 2. 음..
    '17.12.31 3:14 PM (121.191.xxx.158)

    이런 말을 하면 원글님께 도움이 될지 아닐지 모르겠는데요,
    저는 이런 생각 하면서 마음 많이 달랬거든요.
    그냥 이런 부모 만난거 제 팔자라고요.
    이런 남편 만난것도 내 팔자고, 자식도 내 팔자라고요.
    그런데 그 안에서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살지는 내 의지라고요...

    내가 바꿀 수 없는 것에 대해서 아쉬워할 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이 남는거다.. 이렇게 생각했어요.

    부모님/남편/자식.. 모두 다 나같이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는 사람이예요.
    그 사람들도 사람인 이상 어떻게 못하는 부분이 있어요. 나도 마찬가지.
    그 사람이 그 사람인채 사는건 내가 어떻게 못하는 것이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그 사람에 대한 대응이죠.

    엄마가 "쯔쯔.. 넌 그러고 싶니? 난 내 새끼 어디 두고 안 간다" 이러시면
    엄마 말씀 알겠어요. 그런데 전 (....) 이유 때문에 어떻게 할까 생각해본거예요.
    엄마의 의견은 잘 알겠고 저도 생각 많이 해볼께요... 원글님도 이렇게 답 할 수도 있잖아요.

    부모든지 자식이든지 남편이든지
    그 사람이 말하는 방식은 그 사람 나름이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나의 대응 방식일 뿐.

  • 3. 착한딸
    '17.12.31 3:21 PM (49.169.xxx.143) - 삭제된댓글

    저랑 비슷한 면이 많아 댓글 달아요.
    저희 엄만 말도 거칠고 남을 무시하는 성격이에요. 저는 반대이죠.
    작은 말에도 상처받는... 엄마말에 순종하고 비위맞추기에 급급하고. 하지만
    신랑에게도 그러니 너무 화가 나더라구요. 지금까지 살면서 해보지 않았던 싸움을 했어요,
    싸움이라기 보다는 엄마가 일방적으로 제게 당한거죠. 모욕감을 느끼셨을 거에요.
    님아. 참지마시고 솔직하게 얘기하세요. 님도 두 아이의 엄마고 존중은 아니더라도 친정엄마한테
    휘둘리지 마시구요.
    언제나 딸이 엄마말에 순종하고 살 순 없어요.엄마말이 다 맞는 것도 아니구요.

  • 4. ++
    '17.12.31 3:22 PM (117.111.xxx.53)

    에고..속상하셨겠네요..
    힘내시고요..
    엄마도 잘 몰라서 그랬을 거예요..

    엄마의 말과 표정이 평생 자식마음을 후벼팔 수도 있다는
    걸 아셨다면 안 그랬겠죠..
    저도 나이 드니 가장 후회되는 게
    나 힘들다고 자식한테 화낸거예요.

    다른 사람 기 뺏는 언어습관 가진 사람 있어요.
    엄머니가 좀 그러신 편인가 봅니다.

    놀러가셔서 새로운 에너지 채워오시고요..

    엄마한테는..그렇게 말 하지 않으시면 좋겠다고
    그런 말로 상처받는다고 나쁘지 않게
    그때그때 말하세요..

    부모노릇도 자식노릇도 힘든 거 같아요.

  • 5. ...
    '17.12.31 3:28 PM (118.218.xxx.23)

    맞아요. 사람은 변하기 쉽지 않지요. 특히나 어른들은.
    그리고 나도 누군가에게 완벽한 상대는 아니라는것도 잘 알아요.

    근데, 애기낳고 2주씩 친정엄마 지지받으며 유럽여행 다녀오는 친구들... 엄마가 편히 봐줄테니 아무것도 신경쓰지 말고 다녀오라는 말이 너무 듣고 싶었나봐요^^

    엄마는 저보다 어린나이에 결혼해서 더 힘들었던 부분도 많았고, 다 알고 아는데요... 그래서 엄마의 저런 부분들을 거의 무감각하게 지나가려고 많이 노력하는데요... 한번씩 서운하고 심란해서, 그리고 저는 외동딸이라 어디 속터놓데도 없어서 익명의 힘을 빌어 적어봤어요.

    어떤 말씀들이든 다 감사합니다.

  • 6. 이정도의 기억은
    '17.12.31 3:35 PM (116.121.xxx.93)

    누구나 다 가지고 있지 않나요? 엄마가 신도 아니고 어찌 매순간 내자식 우쭈쭈만 하고 살겠어요
    내 힘듦을 누군가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고 싶은 약한 맘 그거 거두세요 이제 성인이시자나요
    저는 어린 시절 생각하면 더한 일도 있었지만 다 사람일인데 그걸 정말 애를 패서 죽인것도 아니고 맘에 깊이 품고 살 일 없다라고 깨달았어요 어머니 돌아가시니 어머니가 서운하게 했던 일보다 내가 어머니에게 못한 일만 생각 납니다

  • 7. 이해됩니다
    '17.12.31 3:43 PM (14.49.xxx.104)

    힘드셨을거고 상처 많이 받으셨겠어요..근데 이제 내인생은 내가 만드는거에요..좋은엄마 되시는게 님이 하실 일이에요..그렇게 사신 엄마가 이제와서 바뀌지도 않을것이고 원망해봤자 정신만 더 피폐해 집니다..이제 엄마에게서 놓여나 본인의 인생어 집중하시고 행복한 인생 만들어가시길 바랍니다^^

  • 8. 47528
    '17.12.31 3:43 PM (211.178.xxx.124)

    댓글들 내용 좋네요.

    특히 두번째 댓글님이 제 마음을 대변해 주셨네요.

  • 9. ..
    '17.12.31 4:12 PM (211.36.xxx.204) - 삭제된댓글

    여행 가고픈데 마음대로 안돼서 마음이 많이 상하신듯 ;;;;;

    원글님 엄마 정도면,
    특별히 더 나쁘고 이상한 분은 아닌 거 같아요.
    솔직히 이런 스타일 엄마들 많아요

  • 10. 말 뽄세 때문이죠..
    '17.12.31 4:21 PM (58.140.xxx.38)

    상대방 앞에서 고개를 들지 못할정도로 죄를 짓지 않은 이상 공격적인 의도로 건네오는
    말 한마디를 달가워 할 사람은 없습니다.

  • 11. 푸......
    '17.12.31 5:31 PM (121.125.xxx.26)

    저희 친정엄마랑 똑같으시네요. 저도 그닥 살가운 자식도 아니에요. 그런식의 말이 저를 짜증나고 그냥 의욕이 사라진다고할까??내가 잘한건 남들도 다 잘한건데 그게 뭔 자랑이냐 못하면 너는 왜 그모양이냐등등.
    그래도 제 성격자체가 낙천적이고 아무생각없어서인지 모범적으로 자랐어요. 40넘은 지금 엄마링 별로 할말도 없고 그래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79015 중국어 독학 힘든가요? 7 으쌰~ 2018/02/12 1,451
779014 코스트코 LA갈비가격 2 짱돌이 2018/02/12 4,612
779013 남의블로그를 사려는 사람들 뭐죠? 3 dd 2018/02/12 1,201
779012 비데 떼어내고 일반시트로 교체하신분 계세요? 4 욕실 2018/02/12 1,447
779011 독일어 읽을 줄 아시는 분, 이름 좀 읽어주세요ㅜㅜ 11 유미 2018/02/12 1,593
779010 변비 특효해결---콜라비 추천이요 11 청소 2018/02/12 2,736
779009 김냉에 있던 열흘된 간 쇠고기? 2 쇠고기 2018/02/12 1,174
779008 버스가 진짜 느릿느릿 기어가고 있어요 2 버스 2018/02/12 2,029
779007 명절 집안 인사 선물은 장남만 사는 집 있나요? 7 웃긴 세상 2018/02/12 1,645
779006 외할머니가 치매를 앓으셨는데 엄마도 3 2018/02/12 2,505
779005 시판 양송이 스프. 풀무원 오뚜기 중 뭐가 낫나요 10 . 2018/02/12 2,099
779004 수지와 윤아, 객관적으로 누가 더 예쁜 얼굴인가요? 47 ㅡㅡ 2018/02/12 7,790
779003 두부 한모가 너무 커서 3 2018/02/12 1,378
779002 요즘 남녀 결혼적령기는 몇살이라고 생각하세요? 13 2018/02/12 4,667
779001 수자원공사 제보자분 글 읽어 주세요. 13 2018 2018/02/12 2,772
779000 신조어 뜻 다 아세요? 7 Nn 2018/02/12 1,045
778999 모달이불 쓰시는분 조언# 4 모달이불 2018/02/12 1,633
778998 예비고1 야자 신청 하는 게 좋은가요? 4 예비고1 2018/02/12 1,468
778997 폐경기에는 별로 안먹어도 저절로 살이 찌나요? 5 2018/02/12 3,593
778996 빠삐용 이재용, 강원랜드 5백여명 청탁 입사, 그럼 대입 수시는.. 자본주의위너.. 2018/02/12 1,129
778995 아직도 애기같은 아이 어쩌죠 19 예비중남아 2018/02/12 5,689
778994 전문대 여대 정시 추합 문의좀 드려요 2 dd 2018/02/12 1,216
778993 속초 여행 추천해주세요~ 6 ... 2018/02/12 1,648
778992 가끔 먹는 햄버거 맛있어요 4 __ 2018/02/12 1,311
778991 만능요리 가마솥 써보신분..어떤가요 2 ㅁㅁ 2018/02/12 1,9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