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우울증 친구를 둔 입장에서의 어려움

jaqjaq 조회수 : 4,006
작성일 : 2017-12-26 17:04:50
30대 중반입니다.


나름 좋은 대학이다 하는 소위 명문대들 나와서
또 나름대로 각자가 서 있는 길에서 한창 노력하면서 살아왔고

지금도 그렇다고 생각해요.




그런 과정 중에 벌써 일적으로 위기를 겪는 친구도 있고

뜻하지 않게 이혼도 하고

정말 의도치 않게 아이가 있는데도 이혼을 하게도 되고

다양한 인생의 고비를 겪었어요.




그래도 성장기를 함께 했고, 
기본 인품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이어서, 힘든 소리, 힘든 고비,

나름대로는 곁을 떠나지 않고

그래, 옆에 우리처럼 지지하는 친구들이 있다
하면서 몇년을 함께 해왔습니다.




개중에 한명은 정말 심각한 중증 우울증이에요.

의사에게 공식적으로 판정받고 치료도 병행하는...




그동안은 정말 인간적인 차원에서 나도 힘들지만
안부 물어가며, 밥사주며,

업무 외 사람 만나는거 지치는데도 틈틈이 챙겼었는데

이제 싹 다 정리하려고 합니다.




우울증 논문들 보면 사회적 지지가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측면도 있지만, 오히려 우울은 전염되는 성격이 있다는 우울감염론도 있잖아요.

그 정도는 아니지만, 무슨 말을 해도

“그래 너나 나나...” 라는 동질의식(?) 갖고

본인이 상황을 직시하지 않고 타개하려는 노력을 더 못하는 상황에, 주변 지지자들까지 끌어들여 

“그래 너나 나나 다 힘들고 한심하다”


“인생 본질적으로 외롭지”


“근데 너는 왜 혼자 살아?”



이런 무례하고 단순한 프레임으로 취급당하는거
몇번 반복되다보니

아... 이런게 호구 취급이구나... 그동안 산 밥값이 아깝다... 몇년치 다 따져보면 돈백은 될듯...

이런 생각 드네요 ㅋㅋ




물론 노력으로 힘든 증상이라고는 하지만
애매한 영역인것 같아요.

더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지지하는건데

아무리 정상범주를 넘어선 질병이라고 하지만

도를 넘어서니 저도 예전같은 마음으로 친구 하기 싫으네요.




뭐 제가 자선사업 자원봉사하는 너른 마음만 갖고 살수 있는 입장도 아니고...

일개 평범한 민간인으로서, 친구에게 전하지 못한 화이팅만 보냅니다.




세상살이가 참 쉽지 않네요.

부디 잘 극복하길!



IP : 101.235.xxx.206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47528
    '17.12.26 5:13 PM (121.154.xxx.11)

    원글님 생각에 크게 동감합니다..

  • 2. ....
    '17.12.26 5:35 PM (1.227.xxx.251) - 삭제된댓글

    가족도 힘든데 친구가 감당하기 힘들죠...
    우울증 증상중에 우울감과 더불어 자기혐오가 가장 어려워요.
    너나 나나 라는 말에 그 친구가 친구들과 나를 같다고 보는게 마음이아프네요.
    감당할수 있을때, 옳은일 그른일 싫은일 너머 들판에서 다시 만나시길...

  • 3. 나야나
    '17.12.26 5:43 PM (211.36.xxx.23)

    맞아요..같이 있음 우울해져요ㅜㅜ

  • 4. 나이들수록
    '17.12.26 5:56 PM (110.8.xxx.185)

    친구들 정신승리 사차원도 싫지만
    차라리 양자택일이라면 사차원이 내 정신줄 지키기에는 이롭지요
    나이들수록 내 어둡고 어려운 일로도 다잡고 살판에
    더 보태는 사람은 정말이지 ㅜ

  • 5. 푸름
    '17.12.26 6:30 PM (223.62.xxx.120)

    우울증 지인한테 자선봉사2년하고
    아무것도 아닌것에 그 지인이 발끈해서 원수되었어요
    이젠 제 악담을 하고다닌데요
    우울증 친구 멀리하세요
    빨리 끊어내야해요

  • 6. jaqjaq
    '17.12.26 6:45 PM (101.235.xxx.206)

    푸름님

    : 무슨 말씀인지 알 것 같아요.
    제 주변집단에서의 관찰결과로는 그것도 증상인것 같았어요.
    일종의 피해 망상 같은...

    연말효과인지 지난 한해를 좀 냉정하게 돌이켜보니
    이런 호구짓 더 하다간 나도 죽겠다
    그만! 이런 생각 확실히 들어요.
    어쩔 수 없는 사람일뿐

    참 어려운 문제인것 같아요.
    결국 이런 한 케이스 한 케이스들이 모여서
    사회적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결과를 향해 가는건데...
    그나마 세금 써서 막을 수 있는 일은 다행이지만
    우울증 정신적인 문제, 이런건 너무나 복합적이고 또 너무나 개인적이어서...

    결국 아주 극단적인 결과로 가는 것 같아요.
    인간적으로 정말 안타깝지만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것도 결국 안타까워하는것 뿐이라는게 참...

    산다는게 참... 그러네요

  • 7. jaqjaq
    '17.12.26 7:02 PM (101.235.xxx.206)

    댓글 읽으며 생각해보니
    자랑질하는 친구들은 그야말로 인정 투쟁 하는거니까 ㅋㅋ
    뭐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무시해도 괜찮던데...
    전 심지어 중딩때도 "우리 의사 아빠가 블라블라"
    하던거 20대까지도 들었었네요 ㅋㅋ
    그런건 그냥 본인의 열등감이니까 뭐 자랑 받아주는 사람 만나면 그만인데

    우울증은 진짜 치료를 해도 문제 안해도 문제...
    그러면 본인은 힘들다 그러고 어떻게 해결?
    이런 답이 없는 답에 다다라요...

    위 친구 중에 하나는 자살소동 전력도 있어서
    제발 부디 건강하게 잘! 살길 바래봅니다...

  • 8. 공감가요
    '17.12.26 11:51 PM (211.107.xxx.182)

    저도 예전 지인 중 병원치료와 약물 먹으며 장기간 우울증 치료를 받는 이가 잇었는데
    그 지인은 솔직히 민폐과라 제가 나중에 연락을 아주 형식적으로 단답으로만 하니
    이제 연락 안오고 저는 살 거 같아요
    극도로 이기적이고 전염되는 거 맞아요

  • 9. 가난구제도
    '17.12.27 1:30 AM (14.40.xxx.68) - 삭제된댓글

    나랏님도 못하는 일이고
    우울증도 남이 못도와줘요
    다른것도 마찬가지고요.
    각자도생하고 인생 이기적으로 악착같이 살면서 옆사람한테 신세한탄안하고 아쉬운소리 안하는게 최고의 옆사람 사랑같아요
    잘 끊어내셨어요
    나라도 살아야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77167 저희딸아이가 ㅠㅠ 1 망막에 구멍.. 2018/02/07 3,193
777166 리턴 내용도 엉망이고 여주 얼굴도 엉망이고 3 어휴 2018/02/07 3,493
777165 겨울엔 절대 레버넌트라는 영화 보지 마세요. 6 .. 2018/02/07 4,625
777164 초등학교 입학선물 무엇이 좋을까요? 9 내칭구 2018/02/07 1,506
777163 프랑스언론이 보는 평창올림픽 궁금하지않으세요? 16 나도한다 2018/02/07 3,569
777162 사골곰탕이나 설렁탕 선물세트 추천부탁드려요 2 2018/02/07 809
777161 우리의 귀여운 엑소...띄워줍시다~~~ 30 레몬즙 2018/02/07 2,882
777160 엉덩이가 쑤셔서 앉아있기가 힘든건 왜 그런가요 3 ㅇㅇㅇ 2018/02/07 1,271
777159 삼성이 이런 것 아셨어요? 6 나원참 2018/02/07 2,396
777158 정갑윤·장제원·정용기·김종석, 국회 평창결의안 '기권' 8 ㅇㅇ 2018/02/07 1,179
777157 도시가스 물부족 벨브 레몬빛 2018/02/07 695
777156 평창 식중독 복병만났다하는데 이것도 의심스러움 6 또하나의 의.. 2018/02/07 1,387
777155 세이펜 음원 추출 가능한가요? 3 00 2018/02/07 2,183
777154 최근에 아파트 확장공사 해 보신 분 올 겨울 어떤가요? 7 ㅇㅇ 2018/02/07 2,409
777153 어르신들중 암수술후 건강히 잘지내시는분들 계신가요? 3 2018/02/07 1,240
777152 조권 경희대 석사 취득 논란 있던데 경희대 가관이네요 7 조권 2018/02/07 3,184
777151 통일부, 북한 응원단 입장료 10억원 대신 낸다 23 ........ 2018/02/07 2,044
777150 두피 염증 지루성으로 고민. 핸드메이드샴푸 6 푸른2 2018/02/07 2,002
777149 제주도 방언으로 문장하나만 바꿔주세요 3 헬프 2018/02/07 932
777148 갈바닉 마사지기 샀는데요 효과보신 분~ 3 관리 2018/02/07 5,752
777147 성격이 너무 소심하고예민해요 1 abc 2018/02/07 981
777146 부부상담을 갔는데 ㅁㅁ 2018/02/07 1,203
777145 김태희 ,신세경같은 입매요, 치아교정 3 궁금해요 2018/02/07 7,603
777144 설탕대신 뉴슈가만 먹는데 괜찮을까요? 6 뉴슈가 2018/02/07 8,126
777143 확장형아파트 거실 배란다 결로 현상요 2 아내집인데 2018/02/07 2,6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