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인상적인 올해의 기사 중 한 대목

지구는 하나 조회수 : 554
작성일 : 2017-12-26 00:01:01

3. 페루 농민 사울 루치아노 릴루야 부유한 나라의 대기업과 소송전…기후불평등 일깨우다

기후변화는 부유한 나라의 책임이 크지만 고통은 가난한 나라가 더 크게 겪는다. 이와 같은 ‘기후불평등’에 문제를 제기하고 부유한 나라에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 ‘기후정의’ 개념이다. 올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선언했지만 세계의 기후정의는 또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독일 에너지기업 RWE가 내뿜은 온실가스로 안데스산맥 빙하가 녹아 고향마을이 침수될 위기라며 손해배상을 요구한 페루 농민의 소송을 독일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독일 함 고등법원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페루 농민 사울 루치아노 릴루야의 이와 같은 주장에 근거가 충분하다며 증거조사 개시 결정을 내렸다. 릴루야가 사는 우라야스 마을과 RWE 본사가 있는 독일 에센은 1만㎞ 넘게 떨어져 있다. 그래서 의미가 특별하다. 부유한 나라 혹은 거대기업이 초래한 기후변화의 범위는 전 지구적이며 물리적 거리와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인정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원의 논리를 확장하면 해수면 상승으로 국토 전체가 물에 잠길 위기에 빠진 남태평양 작은 섬나라나 히말라야 고산지대에서 홍수와 물 부족으로 신음하는 나라 사람들도 국가나 거대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릴루야의 변호사는 “증거조사 개시 단계에 들어간 것만으로 이미 사법 역사를 쓴 것”이라고 자평했다. 릴루야도 “나뿐 아니라 전 세계 기후변화 위험에 처한 모든 곳의 사람들에게 큰 성공”이라고 기뻐했다.

기후난민을 위한 특별비자 발급을 논의하겠다는 뉴질랜드의 발표도 기후정의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재신더 아던 총리는 지난 10월 CNN 인터뷰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을 크게 느낀다고 말했다. 제임스 쇼 기후장관은 “해수면 상승으로 태평양에서 피난한 이들을 위해 실험적이고 인도적인 비자가 있을 수 있다”면서 기후난민 인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뉴질랜드에서 기후난민 논의는 2011년 남태평양 섬나라 키리바시 출신 이와네 테이티오타(37)가 기후변화 희생자임을 자처하며 난민으로 인정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하면서 본격화했다. 그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테이티오타는 2015년 결국 추방됐다.

릴루야의 소송도 뉴질랜드의 기후난민 논의도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기후변화가 더 이상 남의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만큼은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IP : 175.121.xxx.207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62043 배정된 고등이 멀어서 통학 시켰던 분~ 4 일반고 배정.. 2017/12/26 1,040
    762042 변상욱대기자..삼성언론재단에 대해.. 5 삼성장학생 2017/12/26 1,025
    762041 이대 합격할까봐 걱정인 분.. 8 ㅇㅇ 2017/12/26 5,375
    762040 자녀 액취증 13 부모 2017/12/26 4,158
    762039 요즘 남편과 볼 만한 전시, 공연 있나요? 2 .. 2017/12/26 590
    762038 누군가에게 상처받은 말을 들으면 잊혀지시나요? 4 qqq 2017/12/26 1,344
    762037 부산 해운대나 광안리에 전망 좋고 깨끗하고 비싸지 않은 숙박업소.. 10 궁금 2017/12/26 2,606
    762036 양부모에 맞아 죽은 6명의 한인 입양아 2 샬랄라 2017/12/26 2,909
    762035 저도 달순이 한동안 못봤는데 8 .. 2017/12/26 1,835
    762034 이니 하고 싶은거 다해~ 12.25(월) 3 이니 2017/12/26 468
    762033 집 계약서 말인데요 1 잘 몰라서요.. 2017/12/26 626
    762032 밤조림 만들었는데 뭐 해 먹나요? 6 ... 2017/12/26 872
    762031 목이부었는데 운동가도 될까요? 8 살빼자^^ 2017/12/26 1,011
    762030 행인이라던 제천화재 첫신고자..1층카운터 직원이래요. 7 ... 2017/12/26 3,610
    762029 남자들이 여자외모따지는거 왜 욕하나요 22 .. 2017/12/26 3,725
    762028 이국종 교수 부인이나 추신수 선수 부인은 어떻게 살까요? 2 ㅇㅇ 2017/12/26 36,442
    762027 시댁가는 횟수 줄이기로 결심ㅠㅠ 18 ㅡㅡ 2017/12/26 7,187
    762026 달순이 보시는 분요~~ 8 악 달순이 2017/12/26 1,337
    762025 [메디컬 인사이드]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가 아닙니다 2 oo 2017/12/26 1,591
    762024 뉴스공장 대타 이정렬사무장 전 부장판사 후기 7 2017마지.. 2017/12/26 2,306
    762023 강동구에 근종절제수술 잘하는 곳 추천 좀 2 근종 2017/12/26 837
    762022 [단독] 윤손하, '폭행 논란' 아들 위해 캐나다 이민 32 .. 2017/12/26 20,101
    762021 메가박스 그 여자 2 어제 2017/12/26 1,402
    762020 文대통령 지지율 69.9%..악재 속에도 4주만에 반등 17 ㅇㅇ 2017/12/26 1,708
    762019 아무리 벼룩이지만 10 2017/12/26 3,1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