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인상적인 올해의 기사 중 한 대목

지구는 하나 조회수 : 537
작성일 : 2017-12-26 00:01:01

3. 페루 농민 사울 루치아노 릴루야 부유한 나라의 대기업과 소송전…기후불평등 일깨우다

기후변화는 부유한 나라의 책임이 크지만 고통은 가난한 나라가 더 크게 겪는다. 이와 같은 ‘기후불평등’에 문제를 제기하고 부유한 나라에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 ‘기후정의’ 개념이다. 올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선언했지만 세계의 기후정의는 또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독일 에너지기업 RWE가 내뿜은 온실가스로 안데스산맥 빙하가 녹아 고향마을이 침수될 위기라며 손해배상을 요구한 페루 농민의 소송을 독일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독일 함 고등법원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페루 농민 사울 루치아노 릴루야의 이와 같은 주장에 근거가 충분하다며 증거조사 개시 결정을 내렸다. 릴루야가 사는 우라야스 마을과 RWE 본사가 있는 독일 에센은 1만㎞ 넘게 떨어져 있다. 그래서 의미가 특별하다. 부유한 나라 혹은 거대기업이 초래한 기후변화의 범위는 전 지구적이며 물리적 거리와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인정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원의 논리를 확장하면 해수면 상승으로 국토 전체가 물에 잠길 위기에 빠진 남태평양 작은 섬나라나 히말라야 고산지대에서 홍수와 물 부족으로 신음하는 나라 사람들도 국가나 거대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릴루야의 변호사는 “증거조사 개시 단계에 들어간 것만으로 이미 사법 역사를 쓴 것”이라고 자평했다. 릴루야도 “나뿐 아니라 전 세계 기후변화 위험에 처한 모든 곳의 사람들에게 큰 성공”이라고 기뻐했다.

기후난민을 위한 특별비자 발급을 논의하겠다는 뉴질랜드의 발표도 기후정의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재신더 아던 총리는 지난 10월 CNN 인터뷰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을 크게 느낀다고 말했다. 제임스 쇼 기후장관은 “해수면 상승으로 태평양에서 피난한 이들을 위해 실험적이고 인도적인 비자가 있을 수 있다”면서 기후난민 인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뉴질랜드에서 기후난민 논의는 2011년 남태평양 섬나라 키리바시 출신 이와네 테이티오타(37)가 기후변화 희생자임을 자처하며 난민으로 인정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하면서 본격화했다. 그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테이티오타는 2015년 결국 추방됐다.

릴루야의 소송도 뉴질랜드의 기후난민 논의도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기후변화가 더 이상 남의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만큼은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IP : 175.121.xxx.207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41972 독일 사시는 분 계실까요? 상황이 꼬였어요 도움좀요 2 독일 02:45:23 332
    1741971 신축2년된 아파트.전세가 안나가요 2 임대인 02:45:00 234
    1741970 '단전·단수' 이상민 지시, 일선 소방서까지 전파 확인 ... 02:20:18 279
    1741969 나라가 힘이 없으니... 3 .... 01:40:59 872
    1741968 제발 근종이나 난종 수술하세요. 10 지나다 01:19:55 1,698
    1741967 아침마당 김재원 아나운서 3 ㅇㅇ 01:15:58 1,453
    1741966 인스타그램 6 기분 01:12:27 462
    1741965 27살아들이 어두워서 벽에 부딪쳐 안경이 부러지변서 8 급해요 01:11:27 1,367
    1741964 소비쿠폰 타지역으로 할수 있나요 3 ㅇㅇ 01:02:35 455
    1741963 [속보] '내란 공모' 이상민 전 장관 구속영장 발부 22 ㅅㅅ 00:49:22 2,284
    1741962 주식 성공하는 사람은 욕심이 적고 기준이있는 사람같아요 1 ㅇㅇㅇ 00:48:42 944
    1741961 런던 사시는 분 미용실 00:45:42 424
    1741960 늙고 병들고 혼자 계시는 아빠 12 나쁜딸 00:23:08 3,026
    1741959 맛없는 수박 처리방법 좀 알려주세요 8 ... 00:21:27 726
    1741958 남자시계 좋아하는 분 있나요? 8 00:16:56 462
    1741957 전복 싼 곳 추천부탁드려요 4 ㅇㅇ 00:16:50 446
    1741956 나이가 들면 초라해지는 외모를 인정해야 21 ... 00:16:14 3,229
    1741955 李대통령 "스토킹 살인, 무능한 대처가 비극 초래…제도.. 12 .. 00:13:57 987
    1741954 재산세 깜빡했네요 ㅠ 4 ㅇㅇ 00:09:44 1,485
    1741953 헬스장에서 저 모르게 사진을 헬스장 홍보하는데 썼어요 7 ㅇㅇ 00:04:42 1,600
    1741952 논산훈련소에서 현역과 공익 똑같은 훈련받나요? 8 4급 2025/07/31 665
    1741951 이재명 대통령의 고심/강훈식트위터 10 ㅇㅇ 2025/07/31 1,416
    1741950 엄마 돌아가시니 플라스틱 반찬통 버려야겠어요 4 마지막날 2025/07/31 2,770
    1741949 해변에서 입을 래쉬가드 좀 봐주세요 2 40초반 2025/07/31 465
    1741948 유부녀들의 뽀로로.ytube(우리 82쿡~ 두 번 나옴) 5 욱퀴즈 2025/07/31 1,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