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들이 크리스마스 선물 받기 싫대요

메리크리스마스 조회수 : 1,117
작성일 : 2017-12-25 00:03:30
네 살이라 해봤자 갓 세 돌 지난 꼬맹이라... 산타 이름만 알 뿐 별 관심도 없는데 엄마 혼자 설레발 치고 어린이집에서도 이야기해서 뭔지는 알아요.
그런데 어제부터 문득 "나는 선물 받는 거 재미 없어." "나는 선물 받기 싫어."하네요.
그럼 선물은 다른 아이 줄까? 엄마나 아빠가 가진다? 하니까 그러래요.
뭔가 짚이는 게 있어서 약간 유도심문을 했더니 본심은... 받기 싫다가 아니라 못 받을 거 같다에 가까운 것 같네요.ㅠ
어제 목욕 안한다고 소리 질러서, 오늘 교회 가면서 울면서 떼써서 자기는 착한 아이가 아니래요. 산타할아버지가 선물도 안 줄 거라고 생각해요.
그노무 울면 안돼 노래 땜에.....ㅠㅠ
(저도 한두 번 써먹었는데 반성합니다.ㅠㅠ)

"아니야~ 우리 ㅁㅁ가 얼마나 착한데..."하고 아빠랑 둘이서 아무리 얘기해줘도 설득력이 없나 봅니다. 그렇다고 막 의기소침하짐 않고 명랑한데 곤란한 얘기 나오면(선물 주실거야. 내지는 못 받을 것 같으면 마음이 어때? 이런 거) 말을 돌리며 대답을 안하네요.

정작 거실엔 한 달 전부터 사둔 거한 선물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구만...;;;

저도 어릴 때 그 캐롤 부를 때마다 뜨끔했지만... 제가 착한 아이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많이 했지만... 그렇다고 선물을 못 받을 거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는 것 같은데... 저는 양심이 그렇게 예민하지 않은가 봅니다.
반면 요 쪼꼬만 녀석은....에효 짠하네요.

안됐어서 크리스마스 카드에 장문의 편지를 썼습니다.


ㅁㅁ이에게
ㅁㅁ이가 "나는 착한 어린이 아니야!" "선물 못 받을 것 같아."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할아버지는 마음이 아팠단다.
ㅁㅁ이 안에 착한 마음이 얼마나 많은데... 우리 ㅁㅁ이는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
생각해 봐 ㅁㅁ야. ㅁㅁ는 맛있는 젤리가 있으면 다람쥐반 친구들이랑 나눠먹고 싶어하고, 집에 친구들이 오면 장난감도 잘 빌려주고, 양보도 잘 하고, ㅇㅇ동생에게 친절히 대하고, 엘레베이터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반갑게 인사도 잘 하잖니?
엄마에게는 별도 따주고, 웃긴 말로 종종 엄마 아빠를 웃게 만들어주고, 텔레비전도 잘 끄고, 약속도 잘 지키고, 잘못했을 땐 '미안해요'하고 사과도 잘 하지 않니?
무엇보다 ㅁㅁ이는 엄마아빠 암미하삐와 삼촌 이모들, 주변 친구들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지 않니?
ㅁㅁ이는 정말정말 너무나 착한 어린이, 훌륭한 어린이란다.
하나님이 산이를 만드실 때 사랑의 씨앗을 심어놓으셨거든. 그 사랑이 ㅁㅁ이의 삶을 통해 이렇게 꽃피고 열매맺는 거란다.
그러니 앞으로는 "나는 착한 아이야!", "나는 멋진 아이야!"하고 자신있게 말하렴.
ㅁㅁ이는 정말 멋지고 착한 아이니까. 가끔 잘못을 해도 그 사실은 변하지 않아.
할아버지는 우리 ㅁㅁ이를 보려고 밤새도록 썰매를 끌고 먼 길을 달려왔단다. 선물이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구나.
늘 건강하고 행복하렴. 메리 크리스마스~!^^

2017년 12월 24일 산타 할아버지가


너무 길어 끝까지 안 들을라나? 싶기도 하지만..ㅋ
내일 편지와 선물을 봤을 때 아이의 반응이 어떨지 기대 반, 걱정 반... 두근두근 하네요.ㅋ


모두들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IP : 175.198.xxx.11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cla
    '17.12.25 5:16 PM (211.36.xxx.231)

    재밌네요 ㅎㅎㅎㅎㅎ 잘 마음이 전달되었길

  • 2. 메리크리스마스
    '17.12.27 7:02 PM (175.198.xxx.115)

    cla님 크리스마스 잘 보내셨나요?^^
    성탄절 아침에 카드 읽어주니 좋아라 하면서 선물 풀어 하루종일 잘 놀았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62049 Kbs1에 마리안느와 마가렛해요 3 천주교신자분.. 2017/12/25 1,845
762048 대학생들 올리브영 자주 이용들 하나요? 7 선물하려는데.. 2017/12/25 3,124
762047 페이스북 친구추천 왜 뜨는거예요? 1 오잉 2017/12/25 1,351
762046 다림질 자국이 났는데요...ㅜㅜ 1 급질 2017/12/25 802
762045 아랫집 공사로 인한 피해 소송. 제가 예민한가요? 38 사과 2017/12/25 10,738
762044 요즘 냉장고는 소음 안 나나요? 3 789 2017/12/25 1,666
762043 못이긴척 하고 데이트 할까요? 아님 먼저 밥 먹자 할까요 7 ... 2017/12/25 3,704
762042 옷은 정말 입어보고 사야하는듯 5 ㅇㅇ 2017/12/25 4,625
762041 도서관과 쇼핑할곳이 도보5분거리.. 있을까요? 6 서울경기 2017/12/25 1,380
762040 홍준표 1억원 진실 2 어이없어요 2017/12/25 1,351
762039 주병진쇼에 나왔던 이해찬의원님. 젊은 이해찬.. 2017/12/25 655
762038 마드리드 환승 9시간 동안 뭐 할 수 있을까요 2 오늘은선물 2017/12/25 1,125
762037 부엌가군데 넥센?제네시스?비슷한 이름인데 기억이안나요 7 ㅁㅇ 2017/12/25 1,421
762036 MBN 주진우 정청래 판도라 하네요 3 파이팅 2017/12/25 1,287
762035 사람상대하면서 기뺏기는 느낌 4 경험 2017/12/25 3,557
762034 방송에서 30-40대 제주생활보여주는거 6 2017/12/25 3,457
762033 디스크 터지고 2주 지난 후 좀 좋아졌는데 더지켜볼까요 5 2017/12/25 1,538
762032 무스너클 - 사고자 하는 게 전 매장 품절이라는데 그럼 이번 겨.. 패션 2017/12/25 837
762031 주병진 진짜 코메디언으로는 최고지 않나요~~ 16 미우새 2017/12/25 4,590
762030 눈밑에 주름 쫙간거 보톡스 맞음 펴져요? 3 질문 2017/12/25 3,207
762029 냉동식품반품. 2 냄새 2017/12/25 1,088
762028 좀있다...sbs에서 브루노 마스 in new york 하네요... 5 ㄷㄷㄷ 2017/12/25 2,254
762027 전현무는 모르겠고 이태곤 소환해봅니다~~~ 19 우앙 2017/12/25 7,701
762026 이혼하고 후회하거나 힘들어진 경우도 있지않나요 7 케바케 아닌.. 2017/12/25 4,694
762025 이제 쉰다섯인데 제게도 꿈이 있답니다 50 약속해 2017/12/25 11,6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