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도 방과후수업 널널한거 시키고, 좋아하는 역사와 책수업 정도만 시키면서 초등을 보냈어요.
수학은 그래도 날마다 하는게 중요한거 같아서 학교 진도따라 학기마다 문제집 한권 정도 푸는 수준이었고요.
그런데 고학년 올라가니 학교시험도 아주 잘 보고, 뭘 하면 성과가 나쁘지 않더라고요.
애가 잘한다는 소리도 자주 듣고, 담임선생님도 그냥 두지 말고 사교육으로 밀어주라는 얘기도 하시고...
그러다보니 욕심이 났나봐요. 수학학원에 등록을 시켰는데,
분량도 많고 진도도 빨라 힘든것은 이해하겠는데, 두달가까이 아이랑 씨름하면서 제가 지쳐버렸어요.
아이는 잘하고 싶어하지만, 그것을 위해 연습하고 시간을 들여야하는걸 도무지 적응하지 못하네요.
자기가 하고싶어 결정한게 아닌것을 해야한다는 원망도 있고요.
이건 아니다 싶어요.
이야기 하다보니 남보다 훨씬 덜하는 상황인데도 본인은 공부를 무척 많이하는 고문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더라고요.
좋아하면서 하던 것들도 숙제같은거 하는거 보면 성의없이 대충대충 후딱 해치워 버리던데...
어이가 없었지만, 무엇보다 본인의 열의나 의지가 1도 없는 교육은 하는게 아닌것 같습니다.
그래서 수학뿐 아니라 다른것들도 다 관두게 하고싶어요.
보통 이런경우 저희처럼 이렇게 결정하지는 않으실것 같아요.
더 잘 맞는 수학학원을 찾아보거나 하실거 같은데...
저희는 그냥 다 관두게 하고 아무것도 안시키면서 아이 스스로 뭔가 의지가 생기고 나가고 싶어할때 그때 도와줘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잘 한 결정인것 같은데도 웬지 슬프네요.
좋아하는거 까지 그만두게 하는게 맞나 싶기도 하지만, 자기가 너무 하는게 많아서 괴롭다는 아이에겐 다 관두게 하고 시간을 주는게 더 맞는거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