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면서 우여곡절이 많았던 아이었어요
천성이 순하다 보니 곡절이 좀 많았지요
중간에 한번 전학도 했었고요
작년에 대학 입학했고 올해는 휴학하고 재수했어요
수능 끝나자마자 각종 알바 방학중에 틈틈이 알바하고
올해도 잠깐 한 석달 피씨방 알바 했었고요
알바 하면서 알게된 아이의 모습은 정말 놀라워요 경제관념도 놀랍고요
평소엔 아주 잘 놀아요 여행가서도 돈 아낌없이 쓰고 또
자잘한 쿠폰. 마일리지.통신사 할인 이런거 일절 신경안써요
그런거 모이면 꽤 크다고 아무리 말해도 안하더라고요
그래서 이 아이의 재정상황이란게 전 걍 벌어서 다 쓰는줄 알았어요
근데 어제 본인의 경제관념에 대한 얘기를 해주는데 놀라워서 입이 떡 벌어졌어요
벌어서 월급이 들어오면 딱 잘라서 모아야 하는 돈 몫 지어놓고 이건 절대 안 쓰는돈
또 여행가야 하는 돈 따로 한 몫 지어놓고 그리고 나서 남은걸로만 쓰더라고요
학기중엔 알바를 안하는데 용돈 40만원 들어오면 십만원 떼놓고 하루에 만원씩 쓰고
월말에 떼놓은 십만원에서 자기가 사고 싶었던거나 먹고 싶었던거 먹는다고 하더라고요
일도 안할때는 마냥 노는데 알바 한번 시작하면 짬 나는대로 알바를 계속 해요
몇시간 비면 전단지 하루 비면 웨딩홀 서빙 알바 이런식으로요
무슨일이 생겨서 돈을 많이 쓰게 되면 알바를 해서 꼭 그 돈을 채워 넣어야 하고요
그리하여 어제는 저에게 그간 모은돈을 고백했는데
내년 복학전까지 1000만원이 목표라고 하더라고요 현재 700정도 모았고요
자기꿈이 십년후에 집을 사는거래요
또 일은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한번 알바를 하면 일이 계속 늘어나요
예를 들어 주말만 하기로 하고 채용했는데 주중도 하게 된다거나
옆가게 사장님이 담엔 우리가게에서 일하자고 스카웃 제의도 오고
그러더라고요 ㅎㅎ
그리고 힘든일 어려운일 별로 가리지도 않고 돈에 집중해서 일을 구해요
세상에 너무 신기한건 저렇게 일 열심히 하는건 할아버지랑 똑 닮았어요
그리고 돈 야무지게 모으는건 할머니랑 똑 닮았고요
요즘엔 체크카드에 돈있으니까 개념없이 쓰게 된다면서 체크카드도 안 쓰고
봉투에 돈 넣어놓고 나갈때 만원씩만 들고 나가요 (이게 완전 할머니 지론 돈이 없으면 안 쓴다 )
진짜 신기해요
아참 자랑계좌에 입금도 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