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구와 지인의 차이가 뭘까요?

깍뚜기 조회수 : 4,773
작성일 : 2017-12-14 13:13:28
꼬마 시절부터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친구관계였고 
지금도 그러하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 같습니다. 

한글을 배워 처음으로 쓴 글은...
말 다툼을 한 유치원 친구에게 쓴 화해의 편지였죠. 
항상 단짝도 있고, 친한 그룹도 있었고,
친구와 어떻게 재밌게 놀 것인가가 인생의 화두였던 어린이는
친구와 어떻게 재밌게 먹고 마실 것인가가 인생의 목표인 아줌마가 되었습니다. 
 
유일하게 같은 중학교에 간 절친 초딩 동창이 
집안 문제로 괴로워 갑자기 저에게 마음을 열 수 없게 된 중2의 사건으로 
당시 큰 충격을 받았고, 
고3 때 틀어진 절친과의 관계로 수능 한 달 전까지 매일을 울었던 기억이...
지금 생각해도 "왜 그랬을까?" 라기 보다는
그랬구나... 그럴 수밖에 없었다로 결론이 나더군요. 
하여간 복잡 미묘하고 징한 모든 감정은 연애가 아니라 
우정으로부터 배웠지요. 

나이가 들면서 상황(물리적, 심리적 거리)이 바뀌고 
열렬했던 관계도 수명이 다하는 경험을 했고
내가 노력해도 안 되는 일도 겪었고 
또 우연치 않게 새로운 좋은 인연도 만나고
하여간 그렇게 한두살 더 먹고 있습니다. 

그렇게 친구관계를 되돌아보면서 
"진정한" 친구란 말은 부담스럽고, 부자연스러워 보이고, 
친구와 지인의 차이가 무얼까 가끔 생각해보게 돼요.  
제겐, 

* 상대가 힘든 일을 겪고 있을 때 (그런 걸로 알 때)
궁금증보다 걱정이 앞서면 - 친구
걱정이 안 되진 않지만, 무슨 일인지 알고 싶은 맘이 좀 더 크면 - 지인 


* 상대가 정말 힘들 때 
그 말을 들어야 하지만 듣고 싶지 않은 맘도 조금 들 때 - 친구 

그만큼 친구와 일체감이 커서, 들어주고 내가 힘이 되어주어야 하는데, 
맘이 너무 아프고, 나도 심리적으로 많이 연루되어 힘이 드는 거지요. 
마치 엄마의 힘든 얘기를 듣기 싫은 심정 비슷... 
그렇지만 결국 듣고 같이 울고 그렇게 되지만. 

잘 들어주고, 힘내라고 해줄 때 - 지인 
이것도 물론 진심입니다. 

쓰고 보니, 상대의 사정도, 친구와 지인의 경우 알 수 있는 범위가 다르겠네요. 


* 상대에게 좋은 일이 있을 때 
얼마나 고생했고 바랬는지 잘 아니까 같이 기쁨 짠함 - 친구 

기분좋고 정말 잘 했다고 상큼하게 축하
그렇지만 계속 생각나진 않음 - 지인 
 

그렇다고 제가 만나는 사람들을 무자르듯이 친구와 지인으로 분류하는 건 아니고, 
한 대상에게라도 내가 친구로 구는가, 지인으로 구는가 
되돌아보게 되어 써보았습니다. 
또 친구든 지인이든 색깔과 무게가 다른 모든 관계가 의미가 있는 것은 물론이고요. 


IP : 222.111.xxx.161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47528
    '17.12.14 1:27 PM (220.95.xxx.164)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 2. 어린 시절
    '17.12.14 1:28 PM (211.245.xxx.178)

    같이한 아이들은 친구, 친하든 안친하든 친구라 지칭하고,
    살면서 알게된 이들은 지인으로 분류해요.
    학교 다닐때의 인연은 친구.
    지금 아무리 친한 이웃이라도 지인.

  • 3. ㅇㅇㅇㅇ
    '17.12.14 1:42 PM (211.196.xxx.207)

    여기서 이런 친구 끊어야 할까요? 묻는 글은 다 지인급이에요.
    친구에게는 그런 대접도 안 받고 그런 걸로 끊을까요? 하지도 않는 거지요.

  • 4. 깍뚜기
    '17.12.14 1:45 PM (222.111.xxx.161)

    47528 님 / 한 해가 가고 있어 괜히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드나봐요 ^^

    어린시절 님 / ㅋㅋ 맞아요 대개 그렇게들 이야기하기도 하죠.

    ㅇㅇㅇㅇ 님 / 느낌이 확 옵니다. 친구라면 애초에 그렇게 대하지 않겠죠. 또 피치못할 갈등이 생기면
    어떻게든 마음을 터놓고 풀거나요... (제 경우는 그래요)

  • 5. ..
    '17.12.14 2:18 PM (211.203.xxx.105)

    만나서 아무생각없이 아무말안하고 있어도 편하면 친구
    뭔가 얘기할 꺼리를 계속 찾고있으면 지인..

  • 6. ...
    '17.12.14 3:05 PM (211.36.xxx.253)

    원글님은 친구들에게
    친구일까요 지인일까요?
    왜냐하면
    친구이길 바라는 내마음과
    친구에게 느껴지는 원글님의 모습은
    다를수있으니까요.

  • 7. 깍뚜기
    '17.12.14 3:15 PM (222.111.xxx.161)

    211님 / 제가 마지막 단락에 쓴 대로 저도 그 부분이 늘 고민 주제입니다.
    서로 친구이길, 서로 지인이길 일치하길 바라는 마음이 크지요.

  • 8. ..
    '17.12.14 3:54 PM (222.110.xxx.214) - 삭제된댓글

    전 제 속내를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친구라 하고, 그냥 형식적인 이야기만 할때는 지인이라 합니다. 지인은 말 그대로 아는사람 인거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58394 로마 vs 마드리드 vs 런던 6 어디 2017/12/14 923
758393 내가 들어가니 코스피지수가..20이나 떨어지네 4 으핫 2017/12/14 890
758392 자녀가 공부를 잘해도 속썩이나요 13 ㅇㅇ 2017/12/14 4,146
758391 검찰, 최순실에 징역 25년 및 벌금 1185억 구형(1보) 33 고딩맘 2017/12/14 4,851
758390 강경화 장관님 따님 국적 문제는 괜찮지 않나요? 18 개념 2017/12/14 1,789
758389 저층 매도해 보신 분 얼마나 걸리셨어요? 11 궁금 2017/12/14 2,632
758388 최순실이 무기30년이상 안나오면 촛불듭시다! 16 제안 2017/12/14 1,655
758387 그네어와 순실어? ㄱㄴㄷ 2017/12/14 271
758386 롱패딩 지퍼 아래위로 열수있는것 잠그질 못하고 있어요 ㅠ 4 어리버리? 2017/12/14 1,099
758385 어제 뉴스룸-중 언론,사드 의식한 계산된 태도?…내일 한·중 정.. 상황 2017/12/14 312
758384 라이브)뉴비씨인터뷰ㅡ최재성 2 문통지킴이최.. 2017/12/14 395
758383 빙판길에 넘어지는 순간 덜다치는 요령이 있을까요. 15 개굴개굴 2017/12/14 2,362
758382 추운 겨울에 땡기는 음식 뭐가 있나요? 9 겨울 2017/12/14 1,539
758381 법인 사업체 접을 때 남은 돈은 그냥 대표가 가지나요? 1 유니 2017/12/14 1,197
758380 김상조..강경화.. 35 .. 2017/12/14 3,853
758379 윈도우10 쓰는데 부팅때마다 화면이 랜덤으로 바뀌거든요. 해결.. 2 뮤뮤 2017/12/14 644
758378 김장김치 국물에 지금 무 석박지 담궈도될까요, 4 레드 2017/12/14 1,400
758377 혹시 바른손카드 손부업 해보신분 계신가요 3 센센 2017/12/14 1,309
758376 롯데월드 혹한대기 5 ㄹㄹ 2017/12/14 2,619
758375 82에 비혼주의자가 얼마나 계실까요? 8 비혼 2017/12/14 2,823
758374 헐 중국언론이 한국에 따끔하게 훈계를 한다구요? 41 ..... 2017/12/14 1,986
758373 자매가 같은 대학 갈 경우 21 같은 과 2017/12/14 4,380
758372 반려견 입양 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15 ... 2017/12/14 1,045
758371 동물 실험하지않는 화장품 쓰자구요 ㅜㅜ 22 리스트 2017/12/14 4,236
758370 애가 울면 입을 틀어막으세요.. 라는 기사 15 .. 2017/12/14 3,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