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각의 기억.
청각의 기억.
후각의 기억.
그중에서 후각의 기억은 참 대단한 것 같아요.
무심코 길을 걷다가 어떤 냄새에 20대의 시절이 간절히 떠오르기도 하고
오늘처럼 아무 생각없이 회사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있는데
바람결인지
잠깐 어떤 냄새가 순간적으로 스치고 지나갔어요.
어렸을때 여름날 아버지가 풀을 한가득 베어다 세워둔
지게 아래에서 맡던 여름날의 그 풀냄새가 나는 거에요.
아니...그날의 풀냄새는 아니겠지요
다만 그날의 풀냄새를 떠올리게 만드는 비슷한 냄새일테죠.
그러면서 젊은 날의 아버지도 생각났고요.
아주 잠시였지만
생각지도 못하게 그 오래된 여름날의 향기가 뭍어나서
살짝 그리웠네요.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의 모습까지 겹쳐져서 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