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엔 귀천이 없다고들 하지만 세상사에선 그렇지만은 않은가 봅니다.
직장 생활을 잠시 쉬고 집에서 아이들을 보고 있는데,
아이들을 보면서 집에서 부업을 하고 있어요.
처음 시작할때 신랑은 괜한 짓 한다고 하지 말라고 했었고
시댁에서도 아시면 한소리 하시겠다 싶었지만, 제가 갑갑해 벌인 일이였지요
솔직히 손에 들어오는 돈은 얼마 안되요.
한달에 2~30만원 남짓? 투자비 빼고 순이익만요.
신랑이 한달에 주는 생활비만도 그 수익의 10배 이상 되고,
친정, 시댁 여유 있는 편이라 용돈을 자주 두둑히 주십니다..
굳이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긴 하지만, 아이들이 너무 어려서 외출도 자유롭지 않고
옆에 베스트 글에도 있지만 육아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있고..
사회생활을 했던 것도 있고 성격적인 면도 있고, 집에만 있는 것이 너무 힘들더군요..
이런저런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집에서 소일거리 삼아 하고 있습니다.
미리 밝히자면 좀 계산에 밝지 않은 성격입니다.
퍼 주는거 좋아하고
주위 친구들도 정비업 하는 친구, 고교 졸업 후 열심히 가정 꾸려가고 있는 친구.. 미용하는 친구..
고시 패스한 친구.. 대기업 다니는 친구.. 중소기업 다니는 친구.. 전업하는 친구.. 전문직 친구..
직업 귀천 따지지 않고 나랑 맘 맞으면 다양하게 만나고 있구요.
그래서 제가 집에서 저렇게 부업하는거 별로 창피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친정에서는 네 맘대로 하라 주의였고 그렇게 성장했으니 지금 부업도 별 신경 안쓰시고
오히려 장소 부족하면 공간도 빌려주시기도 했구요.
무튼,
아이 베이비시터 아주머니..
오신지 첫날.
오전에 싹싹하게 잘 해주시더군요.
점심을 먹기 전에 부업 일 관련해서 전화가 한통 왔고, 이런저런 이야기 하는 걸 들으시더니
점심 먹으며 제게 호구 조사 들어오십니다.
집에 양복이 많던데 신랑 무슨 일해요? = 직장 다녀요
오늘은 늦게 가던데..? = 아. 출장이 있어서요
기타등등의 이야기를 듣고 견적 내셨나봅니다.
양복 많고(줄잡아 30벌은 되나봅니다;; 울 신랑 취미에요. 아.. 신랑 쫌...! ㅠㅠ), 출장 잦고
애 엄마 집에서 부업한다고 낑낑대고 아파트 전세라 하고..
식사 끝나고 갑자기 하대 하십니다. ;;
그러더니 저거 뭐냐길래 소일거리 삼아 하는거에요 했더니 '집에서 애나 잘 키우지' 합니다 ;;
부업하지 말고 애나 잘 키우란 말이죠 ㅎㅎ
(부업하는거 시간 많이 안잡아 먹습니다. 초기 투자 비용이 좀 들어 그렇지.. 집에 물건 쌓아 놓고 주문 들어오면 하나씩 배송만 해주면 됩니다. 주문도 하루 2~3건 정도??)
처음 만나서 한 3~4시간 같이 있던 사이에 할 소린 아닌거 같은데, 서슴없이 거칠게 뱉으시더군요
만약 제가 신랑 로펌에 있구요, 부산에 200억 소송 잡힌게 있어서 후배 변호사랑 같이 출장 갔어요
이 집 내년에 이사할 50평 아파트 들어가기 전에 잠시 1년만 나와 있는 거에요..라고 이야기 했으면
그 아주머니는 여전히 오전처럼 제게 방글거리며 서로 기분 좋게 하하호호 했으려나요?
왜 그러셨을까요;;
부업하는 주제에 감히 베이비시터를 산후조리 끝나고도 쓰겠다고 신청해 심사가 뒤틀리신 걸까요...;;
정말 위아래로 사람 훑으며 너무 불쾌하게 행동하셔서 힘들었습니다
오늘 또 아이 책 판매하는 분이 집에 잠깐 방문했는데, 이런저런 이야기 하고 나가다
구석에 박스들을 보더니 저거 아직도 하냐며 말을 잇는데, 뉘앙스가... ㅠㅠ
아.. 부업하는 사람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이렇구나.
큰 소득 있는 일도 아닌데, 괜히 일한다고 이런저런일 겪는구나 싶어
오늘 하루종일 기분이 참.. 애매..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