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가 이젠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요...? (글이 깁니다)
전 어렸을 때 가난한 부모님 밑에서 태어났어요.
발달이 느리고 이해도 느리고
친구들과도 못어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심각한 ADHD 아동이었어요..
그러니 학창 시절 내내 왕따라는 왕따는 다 당해봤어요
그래도 그 와중에 제가 착하다고
저를 보듬어주는 약간 엄마같은 성향의 이해심이 넓은 친구들 몇명을
만나 다행히 학창 시절이 아주 불행하지는 않았지만
고3때까지 왕따를 참 밥먹듯 당해서
자존감은 거의 바닥이었고..
저희 부모님은 제가 어릴때 이혼 하셨어요
그래서 전 공감 능력이 거의 없는 친정 엄마 밑에서 살았는데
엄마는 어쨌건
저와 동생을 건사하셔야 했기에 열심히 사셨어요..
하지만 부모의 케어를 거의 못받고 살아서 전
보통의 아이들과는 거의 다른 아이었어요
늘 밥은 인스턴트였고
준비물 1000원을 받으려면 가끔 엄마한테 싸대기를 맞아야 했고
여행도 태어나서 단 한번 가본 적도 없고..
늘 엄마의 기분을 살피게만 되는 무서운 하루 하루의 연속이었어요.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우리 집에 드나드는 이상한 남자의 기운을
눈치챘지만 엄마가 무서워 말하지도 못하다가
엄마는 결국 그 남자와 저희 집에서 살림을 차렸는데
그 남자는 저를 성추행을 했어요..
아직까지 깜깜한 밤에 절 처다보고 있던 그 개자식을 잊을수가 없어요..
엄마는 결국 그 남자랑 헤어졌고
심지어 엄마는 모았던 돈마저 빼앗겼지요..
전 그렇게 20살이 되었어요
생각해보면 진짜 20살까지의 제 인생은 너무 끔찍하고 그랬는데..
제가 단 한가지
사람들이 제 얼굴이 예쁘다고 해요.. 키도 크고 말랐어요
어렸을 때 그림 그리는 걸 참 좋아했는데
그런 특성 탓인가.. 꾸미는 걸 좋아했고, 저를 잘 꾸몄어요..
가진건 아무것도 없지만 얼굴이 봐줄만 해서 남자 친구들한테 인기가 좋았는데
어렸을때 새아빠의 성추행으로 인해 남자들에 대해
상당히 무서움이 컸던 상태라
제대로 남자를 거의 만나지도 못하다가
저를 죽자 살자 쫓아다니던 고교 동창한테 마음을 어렵게 열고 아주 오래 만나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게 되었어요..
제 남편은 제가 잘 몰랐지만 알고 보니 꽤 부유한 집의 아들이었고
문제점도 있는 지극히 평범한 남자였지만 다행히 심성이 착해서
싸우기도 많이 싸우며 살았지만 그래도 서로 조금씩 노력하며 살았어요
그리고 애를 낳았는데,
아이가 adhd 로 인한 발달 지연 아이였어요..
그래서 전 몇년간 사람도 아무도 안만나고 그냥 혼자 울어가며...
이 아이를 무조건 사람 만든다
이를 악물고 아이한테만 올인하며 살았어요
아이는 자폐 스펙트럼 경계성 지능 발달 장애 아주 여러 진단을 받았어요
하지만 좋은 치료 선생님을 만나 믿고
치료에 힘썼고...
몇년 더 치료를 잘 병행하고 열심히 아이를 잘 키우면 아이가 일반인으로 살 수 있을거래요.
전 지금까지는 정말 제 인생이 왜 이럴까 싶었어요..
남들처럼 그냥 정말 평범하고 무던하게 살고 싶었을 뿐인데..
제 삶은 하루 하루가 너무 버겁고 힘들뿐이었어요..
그런데 기적처럼 아이가 좋아졌고
갑자기 사람도 아무도 안만나고 살다가 제 주위에 좋은 사람들이
한두명씩 보이기 시작해요.
저를 이해해주고 끌어주고
마음을 위로해주는 사람들,,,
저희 아이 좋아지게 해주고 싶다며 도와주려는 사람들..
그리고 저희 가족이 이런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기 시작하니
남편도 달라지기 시작하여..
전과는 다르게 절 많이 아껴주고 신경써주고 노력하는 남편..
남편은 워낙 아이한테는 잘하는 편이었는데
저한테까지 잘해주려고 노력하니 이젠 더 바랄게 없네요...
얼마전에는 그 지인 부부들과 술자리를 가졌는데 좋은 학군으로 이사를 가자며
사람들과 미래를 논의하다가
문득 집에 오는 길에 눈물이 나더라고요..
이제는 내 삶이 좀 편해지려나..
행복해지려나
싶어서요..
제가 이제는 좀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1. ...
'17.12.9 1:13 PM (223.38.xxx.124) - 삭제된댓글그럼요~ 불행을 묵묵히 견뎌낸 것처럼 맘껏 행복하시길 바랄게요.
2. 당연
'17.12.9 1:13 PM (175.121.xxx.207)좋아지는 중입니다.
좋은 기운이 막 뻗쳐 오는 느낌이 들어요.^^
그간 고생 많으셨구요
앞으로 정말 좋은 일들이 있기를 바래요.
경계성 장애 아이가 엄마의 정성으로
아이의 증상이 좋아졌다니
기적 같은 일이네요.
정말 잘됐네요. 박수 보내드려요.3. 47528
'17.12.9 1:19 PM (175.124.xxx.33)잘 읽있습니다. 힘든 삶을 사셨네요.
앞으로 좋은 날이 올 것 같다는 예감이 듭니다.4. ...
'17.12.9 1:21 PM (211.36.xxx.138) - 삭제된댓글댓글 남겨주신 분들, 좋은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5. ...
'17.12.9 1:24 PM (211.36.xxx.138)댓글 남겨주신 분들, 따듯한 말씀 정말 감사드립니다..
6. 111
'17.12.9 1:28 PM (14.32.xxx.83)앞으로 좋은 일만 있을 거예요.
행복하세요^^7. 힘내세요
'17.12.9 1:29 PM (175.208.xxx.26)잘되실거 같아요
앞으론 쭈욱 양탄자길만 걸으실거에요
그동안 힘드삶은 다사셨으니까요 ^^8. ㅇㅇㅇ
'17.12.9 1:30 PM (175.223.xxx.136)그럼요~곧 나아지고행복해지실꺼예요
주변에 이해하고 도와주는 좋은 사람들도 생기고, 아이
상태도 희망이 보이고 있잖아요~ 그간어 힘듦은 님의
잘못이 아니니 넘 자책 마시고요~곧 어깨 펴실날이 올꺼라
얘기드리고 싶어요.
저도 뭔가 덕담을 남겨드리고 싶은데 표현이 부족해서 ㅎㅎ9. 열심히 사신 원글님
'17.12.9 1:31 PM (125.142.xxx.145)힘들어도 묵묵히 갈 길을 가시고 하니 좋은 삶이
펼쳐진 것 같아요. 인생이 힘들다고는 하지만
어떻게 항상 힘든 일만 있겠나요.
항상 긍정적인 마음을 버리시지 않는다면
꽃길도 님을 피할 수 없을거에요.10. ...
'17.12.9 1:37 PM (211.36.xxx.138)항상 어릴때부터 너무 힘들게 살아서 그랬는지..
힘듦이 버겁긴 했지만..
난 할 수 있다 라는 마음이 있었어요..
주위에서 강철 멘탈이라고 할 정도로 왠만한 일에는 흔들리지 않게 되더라고요..
아이가 온갖 증상의 병을 진단받았을 때에도
난 할 수 있다고
아이를 붙잡고 미친듯 노력한 시간을 돌이켜보니..
마음가짐이 얼마나 중요한지..
결국 삶은 내가 믿고 생각한대로 이루어지는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드네요
따듯한 댓글들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아주 오랜만에 행복한 토요일이네요..11. 포도주
'17.12.9 1:38 PM (115.161.xxx.141)원글님이 아이를 위해서 그렇게 헌신할 수 있었던 것만 보아도 좋은 사람, 좋은 엄마였던 것 같아요
좋은 일 많이 생기고 평온이 찾아오기를 바랄게요12. vic
'17.12.9 1:47 PM (124.56.xxx.26)마음 따뜻해지는 이야기에요.
지금껏 힘든 와중에도 묵묵히 열심히 살아오신 것처럼
앞으로는 더 좋은 일 많이 생기고 즐겁게 지내시리라 믿어요.
화이팅입니다:-)13. echo
'17.12.9 1:52 PM (222.162.xxx.154)담담하게 털어놓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갑자기 울컥하네요.
저도 부모님에게 거의 방치되다시피 자란 어려운 시절을 보냈어요.
그러다가 심성이 착한 시댁과 남편을 만나 결혼하고 예전에 비하면 참으로 안정적인 삶을 보내고 있어요.
물론 지금도 채 완성 못한 숙제가 있고 힘든 일도 많지만 가끔 '내가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건가'라는 불안감이 들때도 있어요. 그럴 때면 저는 미친듯이 일을 한답니다. 아마 불안정한 성장과정 때문에 행복기피징이 생긴 것 같아요.
'결국 삶은 내가 믿고 생각한대로 이루어지는건 아닐까'라는 님의 글 참으로 멋집니다. 님에게 있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저에게는 없었어요.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왔으니 이제는 행복해도 돼요, 당연하죠. 응원합니다!!!14. 주말
'17.12.9 1:55 PM (125.137.xxx.117)눈올껏같은 흐린날씨에 님글 읽으니 제맘도 포근해지네요
누구나 한번쯤은 살면서 겪는 어려움을 지금까지 다 겪으셨나봐요..좋은 일들만 있으시길바래요
행복한 연말되세요~^^15. 셩과셩
'17.12.9 1:58 PM (110.70.xxx.214)암요암요 안좋은것도 한꺼번에 오지만 좋은일도 한꺼번에 풀려요 이제 가정의 평화와 행복만 남았네요 그동안 애써오신거에요 축하합니다 행복하세요~
16. 그럼요
'17.12.9 2:00 PM (211.41.xxx.16)원글님도 위에 댓글님도
행복할 자격이 충분한 분들이에요
이젠 뒤를 돌아보기보다는
더 행복할 앞날만 생각하세요17. after_rain
'17.12.9 3:16 PM (125.178.xxx.203)현재를 열심히 살다보면 주변의 좋은 기운이 오는 것 같더라구요
이 느낌 계속 유지하면서 now and here를 즐기세요18. 원글님
'17.12.9 3:30 PM (211.109.xxx.26) - 삭제된댓글스스로 ADHD라고 병이라고 단정짓지마세요. 많은 분들이 어려서 제대로 케어를 받지못하면 공감능력이 떨어지고 어휘나 태도면에서 어눌하고 이게 또래 아이들에게 공격대상이되어 자신이 본래 그런 사람이라고 단정짓는 사람들이 많아요. 어려서 부모로부터 상호 반응 같은걸 받고 살았으면 원글님도 대인관계에서 사회화가 되 모지리들의 타겟이 안됐을 겁니다. 설상가상 어리버리한 애가 키크고 이쁘니 주변에서 얼마나 시샘과 공격이 심했을까요.
문제는 원글님이 부모로 배우지 못한 공감능력이 아이한테 전달되 아이도 표현능력이 뒤쳐서 저런 진단이 나온듯해요.좋아졌다니 절대 자폐가 심하지 않은것 같고 거의 본능적인걸 학습을 통해 노력하는 원글님 박수 드립니다. 어려운 일이거든요.못받아본 사람은 힘들거든요.ㅠㅠ 그래서 대물림이 되는거죠.
현재는 좋은 사람들 만나 행복하다고 하셨는데 정말 잘됐네요. 그러나 영원히 더 행복해질수 있는 길은 자신을 찾는거에요. 예쁘고 착한 어린나부터 지금의 나까지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참된 나를 발견하므로 진정한 행복을 찾으세요. 그게 힘을 기르는 길입니다. 앞으로 좋은 일만 있을겁니다.19. 원글님
'17.12.9 3:37 PM (211.109.xxx.26) - 삭제된댓글그리고 지금 행복한데 불안해서 지금 내가 받아도 될 선물인가 주저하시는 분들 받아들여 받아들여~~~맘껏즐기시길.
부정적이고 불쌍한 아픈나가 속에서 그 비참한 상황에 안주하며 숨어 있기 때문이라오. 무의식적으로 답습하는거에요. 그 부정적인 관심도 관심이라고...ㅠㅠ 이젠 알아채셨으면 잘가라고 인사하시고 행복하고 밝게 웃는 나를 받아들이시 바랍니다. 못간다고 질질짜겠죠. 그럼 혼꾸멍을 내 쫒아내셔야해요. 단절해야지 성장합니다.....20. ...
'17.12.9 3:49 PM (117.111.xxx.236)윗님들 댓글에 눈물이 나서 울었네요
좋은 말씀 정말 감사드립니다..
정말 말 그대로 불행했던 시간이 너무 길어 이 행복한 시간들이
약간 어색했어요
또 그렇게 살게 될까봐 두려운 마음도 조금 있었고요..
이제 그러지 말아야겠어요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21. ....
'17.12.9 4:22 PM (113.30.xxx.72)인생이 불행만, 행복만 있는 것은 아니더라구요. 님 가족의 행복을, 건강을 응원합니다!!
22. ᆢ.
'17.12.9 7:25 PM (118.38.xxx.196)원글님 이제 자존감가지시고 충분히 행복하실 자격있어요
더 행복해지실거예요
행복하세요~*23. ㅇㅇㅇ
'17.12.9 9:12 PM (14.75.xxx.23) - 삭제된댓글원글님적은글을 읽어보니
님은 절대로자폐 아니예요
그냥어릴때 그런감정을 배우지못한거죠
부모로써자식에게 책임감을가지고 노력하니거
반드시 보상받ㅇ실겁니다
앞으로행복한 날만 가득하소서24. ..
'17.12.9 10:23 PM (49.170.xxx.24)네 행복해지세요. 축복합니다.
25. 마리짱
'17.12.9 11:26 PM (116.46.xxx.222)앞으로도 영원히 행복하시길 바랄께요~^^
26. ..
'17.12.10 3:49 PM (125.132.xxx.233)원글님, 강하고 좋은 분일거 같아요.
사람마다 아픔의 총량은 비슷한거 같아요.
겪는 시기가 각자 다를뿐..
이미 힘든 시절을 겪어 내고 계시니
남아 있는 날들이 더 빛나고 따뜻할거에요.
이를 악물고 깊고 어두운 터널을 터벅 터벅 걷다보면
꼭 끝나는 지점이 있어요.
내가 삼켰던 그 눈물을 반드시 닦아주실거에요.
기대하고 앞으로 나아가세요.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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