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속담이 있더라구요. 귀신을 피하려다 호랑이를 만난다...
시부모님과 합가로 사는 새댁입니다.
결혼할 때 시부모님이 남편명의의 아파트에 살고 계셔서 저만 들어간거구요.
안방 내주신다 했는데... 원래 안방 쓰시던걸 옮기시라 하는게 아닌것 같아서 남편방에 신방을 차렸습니다.
시어른들 말씀은 2~3년 내로 전원주택 지어 나갈꺼니까 고 동안만 같이 살자 하셔서
믿지는 않았지만 그러겠다 했지요.
뭐.. 어짜피 외아들이라 언젠가는 모실꺼라 생각 했고... (시누 하나 있어요.)
기왕 그럴거 뭐.. 일찍 정 붙이자고도 생각 했구요.
친정에서는 기함하셨지만.. 뭐.. 제가 결정했으니 더 뭐라고는 못하셨구요.
그런데.. 막상 살아보니... 울 시어머니는 외로움을 많이 타시는 분이고...아버님은 어머님 요청은 다 들어주시는 분이라서
전국의 온갖 친척들이 서울에만 오면 저희집으로 오십니다.
심지어 수해를 입은 남편의 사촌이 장모까지 다섯 식구가 저희 집에서 집수리 하는 두달 동안 지내다 지난주에 나갔구요...
사촌시누 남편이 서울 출장길에 우리집에서 일주일간 지내고 간 일도 있구요.
물어볼 것도 없이 한달에 서너번씩 계속 옵니다. 아예 저희 집 비밀번호도 알고 있어요.
(저희 욕실에 제가 쓰는 샤워퍼프를 암 생각 없이 쓰길래 갖다 버렸습니다. 수시로 오니 다시 장만 못했구요.)
그렇게 들이닥치는 사람들 식사며 빨래며 다 어머니가 하시니까
불편하기는 하지만 사실 전 깨갱 소리도 못 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저희 부부가 저렴한 아파트를 하나 구해서 그리로 가게 되었어요.
추석명절 끝나고 시부모님 모시고 계약하러 갔는데
명절에 놀러 오셨다 함께 구경가셨던 시고모님이 저희 앞집을 계약 하신다네요.
아버님보다 6살이나 많으신 시고모님은 자식들과 의절하시고 사실 곳을 구하고 계셨는데
저희가 가까이 살면 안심이 되시겠다면서 오늘 계약하러 가신다고 전화를 받았어요.
다른 친척들보다 잔소리도 심하시고, 제가 하는 음식 하나하나 다 타박하시며 (울 어머님 음식타박 전혀 안하심)
조미료를 음식에 들이부으시며 당신은 요리 참 잘 하신다고 자화자찬 하시는 고모님이
저 아이 낳으면 애 봐주실테니 잘 되었다고 하십니다. 미치겠어요.
남편은 속없이 뭘 그렇게 자주 보겠냐고 하네요.
남편은 무척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에요. (저한테는 안그래서 어른들이 다들 놀래시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