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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여행은 어디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구랑 가는지가 중요한 거 같아요

zzz 조회수 : 3,226
작성일 : 2017-12-04 15:20:07

여행을 즐기는 사람입니다..나름 계획 잘 세워서 여행을 하구요.

친하게 지내는 동생(40대 미혼)이 저랑 여행 같이 가는 게 희망이라고 해서

잘 지내고 있었던 터이라 기꺼이 같이 가기로 했고


그 친구는 외국여행을 거의 안 다닌 터이라 저에게 다 맡긴다고

자기는 그대로 따르겠다고 해서..제가 계획을 세웠고 예약도 제가 다했어요.

여행지에서의 일정은 뭐 그 나라를 처음 가는 그 친구 위주로 했구요.


아, 그런데 첫날..둘째날까지는 뭐 큰 탈없이 잘 지냈구요

이 친구가 카톡을 끼고 살아도 뭐 그러려니 했어요.

모처럼 여행와서 친구들에게 전해줄 게 많은가 보다..


둘째날 밤에 가기 전부터 그 친구가 그렇게 노래노래 부르던 야시장에 델구갔는데

별로였는지 30분도 안 되어 가지고 해서 그러자하고 왔고

그날 잠자기 전에 이런저런 얘기도 많이 나눴으니 별 일이 없었죠


저는 뭐 같은 곳을 여행하고 여행해도 즐거운 사람이라

외국여행..같은 곳을 몇 번이나 가도 별 상관을 안 하는 사람입니다.

우리가 국내여행..같은 곳을 몇 번이고 가는 것처럼..


세째날에 홍콩에서 마카오를 가는 일정인데

갑자기 오전부터 이 친구가 뭔가 짜증이 난 것 같은데

미리 표를 예약해 놓으면 그 시간에 맞춰 서둘러야 하잖아요.


그곳을 몇 번이나 가본 저로서는 그 상황을 알지만 그렇다고 그 친구에게 재촉을 하지는 않았어요.

암튼 그렇게 해서 마카오행 배를 타기 위해 페리터미널에 갔는데

헐..갑자기 이러는 겁니다.


자기는 마카오 가는 게 배를 타고 가는 건지 몰랐다고..

바다 위로 가는 건지 몰랐다고..자기는 배 트라우마가 있어서 배 원래 안 탄다나??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여행가기 전부터 홍콩에서 마카오..가는 거 배타고 간다..한 시간 정도 걸린다

열 두번은 더 말했을 거여요.

그런데 그 상황에서 그러니 제가 참..할 말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제주나 군산갈 때 배타고 간다..

내가 몇 번이나 말했는데 그때 배 못 탄다고 했으면 당연히 나도 일정 수정했을 것이다..

지금 이러니 나는 솔직히 황당하다.......


암튼 그리고 나서는 뭐가 그렇게 성에 안 찼는지..

마카오에 가서 광장과 성바오로 성당 등등 그 근처를 돌아보고 난 후

그냥 홍콩으로 가면 안 되겠냐고 합니다.


그래서 이왕 왔으니 조금 더 구경하고 가면 좋지 않을까 했더니

뭐 언니가 이미 다 보셨는데 자기 때문에 그런 것이면 안 가도 된다고 하더라구요.

아, 그러면 아예 처음부터 저랑 같이 여행을 하자고 하지 말아야지요.


저는 이미 다 보고 다 갔던 곳을 가이드처럼 하고 있는데

저렇게 말을 하니 아 정말 기분이..ㅠㅠ

(근데 저는 그것에 대해 전혀 싫어하지 않아요..외려 전에 왔을 때랑

상황이 약간씩 다르기도 하고..그런 거 전혀 괘념치 않는 사람이거든요)


그래도 뭐 우여곡절 끝에 대충 돌아보고 배시간을 앞당겨 홍콩으로 돌아왔고

자기가 하고팠던 발마사지 (전날 받았는데 또 받고 싶었던 거 같아요)

그거까지 한 번 더 받고 공항으로 가는데 그사이에 분위기는 쏴아~


거기에 여행 첫날부터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못 하고

카톡에 전화에..저 친구가 여행을 온 것인지 뭔지..


대충 여행지에 대해 공부라도 하고 왔으면 나았을 텐데

전혀 알아보지도 않고 와서 툴툴거리는 것을 보니..-.-

나이 많고 여행 좀 많이 해본 제가 참아야지..몇 번이나 릴렉스..릴렉스..ㅠㅠ


그동안 많은 친구들과 둘이 여행을 다녔는데요

정말 단 한 번도 이렇게 마음 상하면서 끝난 적이 없었어요.

외려 다시 계획 세워서 같이 가면 갔지..ㅠㅠ


그 친구가 끊임없이 셀카를 찍어 인스타에 실시간으로 사진올리는 것을 보면서

저 친구는 그냥 보여주기용 여행이 필요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을 했어요..ㅠ


그래서 느낀 점이 바로 이거랍니다.

여행은 어디를 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누구랑 가는 게 중요한 것이라는 것..

그리고 여행을 가면 그 사람에 대해 정확하게 알게 된다는 것도 깨달았어요.


IP : 119.70.xxx.175
2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7.12.4 3:31 PM (1.233.xxx.167)

    친구와 여행가는 용기 대단하다 생각해요. 내 모든 걸 내줄 수 있는 사람 아니면 여행 같이 하는 거 힘들어요. 남편 애들과만 가요. 그들이 아무리 자기 주장해도 잘 알고 져줄 수 있기 때문에. 내가 희생해도 손해보는 느낌이 안 드는 사람과만 가는 거죠.

  • 2. zzz
    '17.12.4 3:33 PM (119.70.xxx.175)

    1.233 / 그동안 친구들이랑 여행 많이 다녔어요.
    물론 가족과도 자주 여행을 하고 있고 상황에 따라 친구 또는 가족
    그리고 서로 한 번도 틀어진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ㅠㅠㅠㅠ

    평소 사람에 대해 특정 집단에 대해 편견을 갖고 사는 사람이 아닌데
    이번에 편견이 좀 생겨버렸다는 단점이..ㅠㅠ

  • 3.
    '17.12.4 3:40 PM (112.150.xxx.104)

    경험상 여행처음온사람과의 여행은 피하게되더라구요
    가족제외
    경험없어서 민폐인지도 고마움인지도 모르구요
    거의 가이드역할만하셨네요 ㅜㅜ

  • 4. ....
    '17.12.4 3:43 PM (112.161.xxx.81)

    저 지금 홍콩 마카오 여행 준비하느라 카페 보고 있는데 카페에서 본 내용이네요ㅠㅠ
    저라도 마음이 상했을듯...
    젊을 때 혼자 갈 용기가 안 나서 일행 구해서 유럽 가서 중간에 헤어져 본 적 있는 저로서는 그 상황이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그래서 한동안은 혼자서 다녔는데 나이가 드니 혼자 다니기도 싫어지더라고요.
    이제는 가까운 곳을 친구랑 가는데 거슬리는 점이 좀 있긴해요. 근데 십수년 본 사이라 저는 그냥저냥 잊게 되네요. 마음 푸시기를...

  • 5. zzz
    '17.12.4 3:44 PM (119.70.xxx.175)

    112.150 / 아 가이드여도 상관없구요 그전에도 늘 그랬던 경우였어요.
    내가 다녀왔는데 좋았고..친구들은 가고 싶어하고 그러면 또 겸사겸사 같이 가고..
    그런데 잘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십 수년 지낸 사람이
    겨우 3박 4일에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니 그게 참..ㅠㅠㅠㅠ

  • 6. zzz
    '17.12.4 3:47 PM (119.70.xxx.175)

    112/161 / ㅠㅠㅠ 오죽 제가 속상했으면..ㅠㅠㅠㅠ
    저는 이제 친구목록에서 지우려구요.
    제가 나이가 많으니 참았는데..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예전에 그 친구가 엄마랑 여행하면서 마지막날 대판 싸웠다기에
    저는 속도 모르고 엄마 땜에 힘들었구나 위로했었는데..ㅠㅠ
    그 엄마님이 이해가 됐어요..ㅠㅠㅠㅠㅠ

  • 7. 원글님
    '17.12.4 3:48 PM (119.69.xxx.28)

    보살이시네요.. 나이 마흔이 적은 나이도 아니고.. 상대에 대한 예의나 배려를 모르는 사람이네요. 원글님 토닥토닥..

  • 8. T
    '17.12.4 3:54 PM (220.72.xxx.85) - 삭제된댓글

    그래서 여행은 패턴이 비슷한 익숙한 사람들과만 가게 되네요.

  • 9.
    '17.12.4 3:55 PM (1.233.xxx.167)

    그 친구가 별로인 사람이었던 거예요. 여행가서 다 드러난 거죠.

  • 10.
    '17.12.4 4:08 PM (175.223.xxx.173)

    애초에 자기가 가는 여행에
    누구한테 다 맡긴다는 자체가
    노답인거에요 ㅇㅇ

  • 11. ..
    '17.12.4 4:10 PM (218.209.xxx.208)

    동네맘 하나가 중학생 애 데리고 방콕.푸켓 갔는데 팁문화 라고 엉뚱한데 돈만 날렸다고 다시는 해외여행 안 간다고 투덜거리더라고요. 팁 얼마나 준다고... 저는 멀리하고 있어요

  • 12. ..
    '17.12.4 4:30 PM (1.176.xxx.75)

    그러니깐 나이 사십먹도록
    해외 여행을 안다닌거에요

  • 13. 저 역시...
    '17.12.4 5:00 PM (118.42.xxx.246)

    경험상 여행처음온사람과의 여행은 피하게되더라구요
    경험없어서 민폐인지도 고마움인지도 모르구요. 22222

  • 14. 전 반대로
    '17.12.4 5:02 PM (210.222.xxx.111)

    같이 여행 스케줄 짜는데 자기 마음대로 짜고 자기 가고싶은대로만 가는 친구도 싫더라구요
    대부분 그냥 좋은게 좋은 거라고 생각하고 참고있지만
    아무리 옆에서 말해도 안듣고 자기 마음대로 하는 친구도 있어요
    심지어는 이 친구는 늘 자기가 좋은 자리에 좋은 침대만 차지하는지
    이기적인 친구와도 가끔만나는 것은 지나칠 수 있지만
    며칠씩 함께 다니니까 분노게이지가 오르는 경험을 하고나서는
    이기적인 친구와의 여행도 안하기로 했어요

  • 15. 만고의
    '17.12.4 5:03 PM (14.39.xxx.220)

    만고의 진리죠
    인생여행도 그래요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과 즐겁게 먹으면 그것이 천국
    맛있는 음식이라도 싫고 미운 사람과 먹으면 체하죠

    결혼도 그렇구요..
    여행 같이 해보면 사람을 알 수 있죠.
    결혼하기 전에 가난한 배낭여행 같이해보라가 괜한 말이 아니더라구요

  • 16. 맞아요
    '17.12.4 5:22 PM (27.177.xxx.213)

    그래서 전 여행해서 검증이 확인된 남편이나 아들이랑 가요
    이 둘과 가면 호기심 충족정도 먹는것 자는것의 수준을 다 꿰고있으니 참 편하고 재미있어요
    친언니랑 가봤는데 원글님 동생 타입.. 다신 안가요

  • 17. 맞습니다
    '17.12.4 5:41 PM (59.6.xxx.151)

    어릴때부터 친구 모임
    그 중 하나가 징징 스타일인데 다들 나름 사느라 고단해서 그래도 친구라 투정으로 저러려니 했는데
    여행 막바지엔 다들 녹초가 되었습니다
    어딜 가도 덥다, 춥다, 불편하다, 음식 못 먹겠다
    친구 하나가 컨디션이 나쁜 상태로 출발해서 좀 일찍 재우고 우리끼리 수다 떨었는데
    쟨 왜 저러냐 뭐하려고 왔냐
    오는 공항에서 잘 참고 온 내가 기특, 신통방통 ㅎㅎㅎㅎ
    그냥 성격인 거죠
    처음이라서가 아니고요

  • 18. zzz
    '17.12.4 6:04 PM (119.70.xxx.175)

    그동안 같이 했던 많은 여행 동행들이
    얼마나 좋은 친구였는지를 절실히 깨달은 여행이었어요..ㅠㅠ

  • 19. ㅇㅇ
    '17.12.4 6:19 PM (218.153.xxx.199)

    힘드셨겠어요...지난 겨울 대만여행에 회사직원이랑 동행했는데 제가.나이가.있어서 그런지 오후6시정도 되니까 체력적로 고비가 오더라구요..그런데 동행직원은 젊고 호기심 많아서 괜찮았던거 같고요. 저 때문에 흥이나 호기심이 깨질까봐 참고 정신력으로 열심히 같이 구경하고 맛있는것도 먹고 여향 잘 다녀왔습니다... 그 후배가 생각이 너무 짧았네요...ㅠㅠ

  • 20. ..
    '17.12.5 4:46 AM (110.13.xxx.164)

    좋고 안좋고가 아니라 그냥 여행 취향이 원글님이랑 맞고 안맞고 아닐까요.
    그냥 같은 숙소 같은 일정이지만 서로 의견차이가 생기면 자유여행처럼 헤어져서 각자 놀다가 저녁에 만나도 되잖아요싫은데도 남에게 맞추는 성격이 있고 자기가 원하는걸 해야하는 성격이 있는데 제가 후자라 그 친구분이 이해되요. 뭐저같으면 그런 제 성향을 알기에 혼자 홀가분히 여행 떠나겠지만 말이에요.
    여튼 원글님은 주도하고 여행친구들은 묵묵히 따라와주는 조합이 가장 트러블 없겠어요.

  • 21. 저두요!
    '17.12.5 9:01 AM (14.40.xxx.68) - 삭제된댓글

    경험상 여행처음온사람과의 여행은 피하게되더라구요
    경험없어서 민폐인지도 고마움인지도 모르구요. 33333

    여행계획하고 가이드 하는 사람은 여행 갔다오면 얼마나 진이 빠지는 데요. 안해봐서 짜놓은 계획에 어긋장 놓는거죠. 그럴거면 스케줄 짤때 참여를 하던지! 학교다닐때 조별숙제에도 이름만 올렸을 부류죠.

  • 22. zzz
    '17.12.5 10:59 AM (110.70.xxx.202)

    110.13 / 그 친구가 자기는 하나도 모르니 알아서 하라고 했고
    그 알아서도 제가 초행자에게 맞게 짰어요..자기가 마카오 가자고 했고
    야시장 가자고 했고..

    건물 이름 하나도 자기는 외우기가 힘들다는데..
    걍 너 혼자..나 혼자 하다가 일나면 어쩌나요??
    초행자가 여기에서 이것을 타는 걸 어찌 아냐고 짜증을 내던데..ㅠㅠ

  • 23. ..
    '17.12.16 2:14 AM (59.20.xxx.172)

    그니깐요..남편이랑 첫 해외여행에서 길거리에서 싸우고 이혼할뻔 했네요. 호텔잡는거 일정 식당 모두 얼마나 힘든일인지 모르고 계속 툴툴거리고..돌발적으로 발마사지 간다고 애랑 홍콩 길거리에서 기다렸네요. 절대 같이 여행안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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