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계시다/ 있으시다

국어 조회수 : 1,490
작성일 : 2017-11-20 01:56:08

소화 안 되어 못 자는 밤에

바른 말 쓰기 글 하나 퍼왔습니다.

계시다/ 있으시다를 잘 구분해서 쓰자는 뜻으로...



“이어서 회장님의 말씀이 계시겠습니다.” 행사장 같은 데서 쉽게 들을 수 있는 말인데 어딘가 어색하다.


높임말이 잘못 쓰였기 때문이다. ‘자다’의 높임말이 ‘주무시다’인 것처럼 ‘있다’의 높임말은 ‘계시다’이므로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계시다’ 대신 ‘있으시다’를 써야 한다.

‘있다’에는 동사와 형용사 두 가지 쓰임이 있는데, 동사로 사용될 때는 높임말이 ‘계시다’가 되지만 형용사로 쓰일 때는 ‘있으시다’를 써야 한다.

동사와 형용사는 활용형의 차이로 구분한다. 동사 ‘있다’는 ‘있어라/있자’처럼 명령형이나 청유형 어미와 자유롭게 결합하지만, 형용사일 때는 그런 어미와 어울리지 못한다.

예문을 통해 살펴보자.

우선 ‘동생이 집에 있다.’라는 문장을 보자. 이때의 ‘있다’는 ‘집에 있어라/집에 있자’처럼 명령형과 청유형으로 활용하는 게 자연스러우므로 동사로 사용된 것이다. 따라서 이 문장의 주어를 동생에서 아버지로 바꾸면 ‘아버지가 집에 계신다.’가 된다.

한편 ‘영수야, 우산 있어?’ 또는 ‘우리 언니는 돈이 좀 있어.’같은 문장을 살펴보자. 여기 쓰인 ‘있다’는 ‘우산 있어라’ 또는 ‘돈이 좀 있자’처럼 쓸 수가 없다. 명령형이나 청유형 어미와 결합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아 형용사로 사용된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 높임말을 쓸 때는 ‘아주머니, 우산 있으세요?’ ‘우리 할머니는 돈이 좀 있으셔’처럼 써야지, ‘우산 계세요?’나 ‘돈이 좀 계셔’는 부자연스러운 문장이 된다.

그렇다면 ‘말씀’의 경우는 어떤가. 우산이나 돈의 경우처럼 ‘말씀이 있어라/말씀이 있자’ 등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있다’가 형용사로 쓰인 것이므로 높여 말할 때에는 ‘회장님의 말씀이 있으시겠습니다’로 써야 함을 알 수 있다.


정희원 국립국어원 어문연구실장

IP : 59.6.xxx.158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7.11.20 10:08 AM (61.255.xxx.98) - 삭제된댓글

    잘 읽었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50560 신랑이 이시간에 술자리에 불려 갔어요 ㅠㅜ 5 허파가디비져.. 2017/11/20 2,881
750559 즐겨쓰시는 마스크 팩이 뭐에요? 50개쯤 사야되요. 12 40대 2017/11/20 3,514
750558 계시다/ 있으시다 국어 2017/11/20 1,490
750557 우체국 알뜰폰 어떤가요? 2 연가 2017/11/20 1,179
750556 편의점 택배 보낼때요... 3 택배 2017/11/20 1,259
750555 티비방에 침대 (모션베드) 좀 여쭈어 볼게요 1 ... 2017/11/20 1,214
750554 식자재마트 정말 저렴하네요 20 ss 2017/11/20 14,416
750553 지진... 여진... 그리고 수능 2 부디 2017/11/20 1,785
750552 고2인데 수학과외를 일주일에 1회씩 해도 될까요? 6 수학과외 2017/11/20 2,245
750551 범죄도시 방금 봤거든요. 3 ㅡㅡㅡ 2017/11/20 3,233
750550 아마존에서 산 오븐, 호주에서 사용할수 있을까요?? qweras.. 2017/11/20 509
750549 치즈 좋아하는 분들 계세요? 4 냠냠 2017/11/20 2,635
750548 온수매트 대형마트(홈플..)에도 팔겠죠? 1 dd 2017/11/20 926
750547 윈도우10업그레이드 얼마 안남았어요. .. 2017/11/20 1,191
750546 정말 귀여운 아기를 봤어요 제주공항 2017/11/20 1,918
750545 임파선암 의심시 어느과로 가야하나요 6 2017/11/20 4,346
750544 척추측만증으로 인한 두통이 진짜 사람잡네요. 4 ... 2017/11/20 3,139
750543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작곡가 윤민석 생계곤란 폐업 6 ... 2017/11/20 2,072
750542 어떤 동네맘의 악취미 11 그렇게살지마.. 2017/11/20 14,575
750541 호박이 둥그런거 초록색, 누런색 두가지가 있어요 1 기역 2017/11/20 685
750540 패딩 손세탁 안되나요 16 ㅇㅇ 2017/11/20 4,894
750539 세부 다녀 왔어요. 2 방랑자 2017/11/20 2,004
750538 베란다 정리 해 보시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제목 수정 했슴다 34 엄마 2017/11/20 13,629
750537 빈폴이 옷이 실제입어보면 다른가요 13 ㅇㅇ 2017/11/20 6,105
750536 전세입주전, 안정기 전등 교체 요구해도 되나요? 7 전세집 2017/11/20 5,4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