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먼저 할까요? ^^
저희 어머님은 결혼때부터 여태까지 사실 저희에게 크게 해주신건 없으세요.
부자 시댁처럼 돈을 턱턱 주신것도 살뜰한 면을 가지셔서 김치나 뭐 이런거 바리바리 싸주신것도...
딸처럼 대해준다고 아주 살갑게 지내는것도 엄청나게 자주 보는것도 아니지만
결혼 10년 접어드는 지금에 와서 시어머니 참 존경하게 되었어요.
뭣보다 아들에 대한 집착이 크게 없으신것 같아요.
뭐든 알아서 잘 하겠지... 이렇게 말씀하세요. 도와주시는것도 없지만 간섭도 일체 없으세요.
너무 큰 거래인데 하는 우리도 살짝 겁이 나서 잘하는건가 싶어 부모님께 결정을 의지하고 싶기도 한데
너희가 알아서 잘 결정했겠지 이렇게 말씀하시니 더 책임감이 생기고 독립심이 생기네요.
돈을 보태주지 못하니 발언권 없다 생각하셔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런거랑 상관없이
부모니까, 걱정되니까 간섭하는 시댁을 주변에서 많이봤거든요...
요즘 어른이 되어서도 뭐든 부모에게 의지하고 부모가 결정해주길 바라는 키덜트족들이 많다던데
그런 면에서 저희 부부는 스스로 인생의 결정에 책임을 지는 어른이 된것 같아요.
결혼초에 한두번은 약간 잘못된 결정을 내리기도 해서 곤란에 처하기도 했지만
그것이 결국 살아가는 밑바탕이 될것 같아요.
그리고 요즘 선전처럼 좋아하는걸 해주시기보단 싫어하는 걸 시키지 않으세요.
처음엔 제가 어떤걸 싫어하는지 모르셨을테니 무조건 그냥 기다리시는거죠.
저도 그닥 막장 며느리는 아니지만 어린마음에 삐뚤빼뚤 하기도 했죠.
남편이랑 싸우기도 하고 그럼 시댁 다 싫어지고...
근데 이렇든 저렇든 기다려주시는것 같아요. 잔소리 훈계없이...
그게 참 힘든거라는거 알거든요. 울 친정엄마는 어찌나 잔소리가 많은지...
서운하더라도 이러니 저러니 말씀없으시고 기다려주십니다.
점점 시간이 지나니 자연스럽게 도리라는거 어른의 책임이라는거 느끼게 되네요.
나는 나중에 울 시어머니 같은 시어머니 될수 있을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