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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청소 못하고, 버리지 못하는 것도 병일까요?

에휴 조회수 : 4,326
작성일 : 2011-09-14 18:25:21
친정 엄마 이야기예요.

저희 엄마는 산모도우미로 일 하고 계세요 

출퇴근은 돈이 안 되신다며 100% 입주도우미로 일을 하시는데

이 일을 하신지 거의 10여 년이 다 되어가네요..

그래서 10여년 간 집안 살림 손 놓으셨고요 (아빠는 안 계시고 오빠랑 저랑 셋이 살고 있어요)

뭐 오빠도 저도 다 컸으니 엄마 손길이 필요한 나이는 아니고요 

각자 알아서 차려 먹고 빨래 빨고 청소하고 살고 있었는데요

그래도 제가 있을 땐 공용생활공간 (목욕탕, 거실, 부엌) 은 청소를 했어요 

제가 작년 10월에 결혼 하고 부터는 그 공용공간 마저도 엄마방, 또는 오빠방 화 되어가고 있어요.

발 디딜 틈 조차 없는 거실과 설거지로 쌓여만 가는 개수대, 분리수거 종이, 플라스틱 등으로 쌓여가는

김치냉장고 위.. ...

좀 심합니다.

오빠는 집안 일 손 하나 까딱 안 하고 엄마도 일주일에 한 번 오셔서도 힘드시니까 못 치우세요

그런데 어지르는 건 진짜 도사에요 

먹고 그냥 옆에 놔두고 ,보고 그냥 놔두고, 제자리 놓는 법 없고요..

엄마 방 침대는 엄마 누울 자리 빼곤 옷, 책 등으로 가득 쌓여있고요  바닥도 마찬가지, 화장대도 마찬가지예요.

급기야 제 방까지 그렇게 되었어요 .. 

근데 엄마도 오빠도 그냥 살아요 

가끔 엄마 집에 가면 정말 도둑 든 집 같고.. 참 가슴이 답답합니다.

문제는 명절 때에요 

저희도 아침에 차례지내고 시누들 오실 때 즈음 되서 친정 간다고 나섰는데 (전날 분명히 집에 간다고 했어요) 

도착해보니 4시 반 정도 였는데

나름 엄마는 청소한다고 하신 거 같았어요 

그러나 엄마 방이며 거실이며 부엌이며 남들이 보기엔 전혀 치우고 사는 집 아닌 것 같은 모양새였어요.

전 신랑한테 너무 미안하고 창피하고 ... 그래서 저도 모르게 엄마한테 짜증냈거든요 

그랬더니 엄마는 그냥 친정 없는 셈 치래요 그냥 명절에도 오지 말래요,

저희요 결혼 한 지 1년 째지만 친정에 신랑하고 온 적 이번이 두 번 째였어요

첫번째는 신혼여행 다녀온 후 이번 추석 때가 두번 째였는데.. 엄마가 그렇게 말씀하시니 너무 서운하고

신랑 볼 면목도 없고요.

물론 신랑은 전혀 내색 하지 않지만 전 너무 미안했어요.

이런 문제는 엄마가 절대 버리지 못하는 성격때문이에요

음식도 절대 안 버리다가 썩어서 곰팡이 나면 버리고,

옷도 절대 버리지 않아요 (근데 옷 쇼핑은 너무 자주 해요) 20년 된 옷. 15년 이상 한 번도 입지 않은 옷도 절대 못 버려요

전 그게 너무 답답하단 겁니다.

쇼핑은 자주 하고 옷은 쌓여만 가는데 버리진 못하고 그 쌓여만 가는 옷이 엄마방 제 방 거실에 한 가득이에요

그것들만 어떻게 처리하면 좀 깨끗한 집이 되겠는데 절대 못 버리신대요 

제가 언젠가는 너무 보기 싫은 20년정도 된 블라우스 하나를 엄마 몰래 버렸는데 며칠 뒤 그 옷이  방바닥에 

나뒹글고 있는 거예요 

집도 좁은데 버리는 건 못하고 .. 그러니 집이 계속 물건(옷)들로 쌓여만 가니 답답하고 먹먹해요

뭐 지금은 신랑이랑 엄마 볼 일 있으면 거의 밖에서 만나서 식사하는 정도로만 만나지만 나중에 애기 태어나면 

울 아기는 외갓집에 갈 수는 있을지 고민이예요 

울 엄마의 이런 증상 어떻게 고칠 방법 없을까요?



IP : 210.219.xxx.133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방법은 없을 듯
    '11.9.14 6:39 PM (121.160.xxx.78)

    참 피곤하고 힘들면 가사일에 신경 못 쓸 것 같기는 하지만
    원글님 어머님이 만약 전업이었어도 그리 깨끗하게 살림하진 않을 듯 싶어요..
    울 시어머님이 그랬거든요..손바닥만한 집을 명절 때면 시동생이 네시간을 청소해도
    답이 안나왔어요..지금은 어머님이 아프셔서 살림에서 손을 놓고 아버님이 하시니
    조금 나아졌어요 ^^마구마구 늘어놓기만 하시더라구요...정말 이해가 안갔는데
    제 친구 중 하나가 그런 친구가 있는데 자기도 알지만 해결은 못하더라구요....

  • 2. 그건
    '11.9.14 6:45 PM (219.131.xxx.212)

    습관 아닐까요? 저는 한번씩 친정가면 100리터 쓰레기 봉투 사갖고 가서 구석 구석 엄마가 버리지 못하고 쌓아두신 고물이나 헌옷들 다 버립니다

  • 3. 안니옹
    '11.9.14 6:46 PM (175.206.xxx.199)

    제 친정도 그래요.
    저는 갈때마다 조금씩 달라고 해요. 꼭 쓸것처럼..
    대신 값나가는거 안갖고 오고 싼걸루 갖고 와요.갖고 와서 버려요.
    이렇게 조금씩 갖고 와서 버리는데... 별 차도가 없습니다.
    비어지면 그 빈공간에 뭔가가 새로 채워져요.ㅜ.ㅜ

    그냥 병입니다.

  • 4. 물건 없으면
    '11.9.14 7:04 PM (182.209.xxx.164)

    허전하고 상실감 같은것들이 생겨서 일까요..??
    저희 집 노인들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정말 물건 사대느라 노후에 쓸 돈이 없는건가 싶을 정도로요.
    싸우는것도 포기했어요. 달라질것 같지 않아서요. 대신 제가 깨달음을 얻었지요.
    물건에 깔려 여생을 보내지 말자!! 차라리 현찰이 권력이다..... 지금도 한숨 나옵니다.그려.

  • 5. 그거
    '11.9.14 7:20 PM (112.169.xxx.27)

    병이래요,sos에도 나오고 외국방송에도 자주 나오더라구요
    좀 경증은 우울증이 동반될수도 있구요
    어머님한테 좀 단호하게 말씀드리고 도우미 몇분하고 가셔서 다 버리세요,
    어머님이 납득안하면 방법 없으니 잘 말씀하세요,
    그깟 오래된 세간이 뭐라고 친정 없는셈 치라니,,너무 서글픈 반응이잖아요

  • 6. 어흑...
    '11.9.14 7:46 PM (180.67.xxx.23)

    어떤 물건을 버릴 때는 물건의 미래 가치를 예측하는 능력과 물건을 버릴지 말지 결정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면서 “이 기능을 담당하는 뇌 부위가 손상된 사람들은 물건을 버리지 못한다

    절망... ;;;; 제가 좀 그렇거든요. ... 나 병이었구나...;;;

  • 7. ....
    '11.9.14 8:45 PM (14.32.xxx.144)

    먼 조상님들이 채집을 하고 살아서요...수집이 dna에 박혀 있어서 그런거라고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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