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9개월째에요.
이제 출산일도 얼마 남지 않아서인지 마음도 괜시리 울쩍하고 무섭고 그래요.
말로만 듣던 산전 우울증인가...싶기도 하고
태아를 위해서는 자꾸 우울해 하면 안되는데...
요즘 마음같아서는 친정엄마도 시어머니도 다 미워요.
임신한 거 유세하냐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다들 너무 무관심해요..
친정엄마는 딸이 노산이니깐 걱정은 하시지만
뭐랄까?.......올케가 조카 2명 임신했을 때 보다 관심이 덜한 거 같아요. 외손자라고...대놓고
아무 소용없다고 하시고...
올케 임신했을 때는 임부속옷도 데리고 가서 사주고, 마트 가면 올케한데 전화까지 해서
치즈, 과일...사다 주고 고기 사먹이고 하더니
저는...엄마랑 같이 임부속옷 사러가도 제꺼 그냥 제가 샀어요....
따로 음식 챙겨주는 것도 별로 없고, 저두 소고기 좋아하는데
동생네랑 부모님이랑 같이 소고기 먹으러 가도 모유수유하는 올케 많이 먹으라고 하시지
저는 임신해서 살찌면 안된다고 조금만 먹으래요.
병원도 한번쯤은 같이 가볼만도 한데.....병원가서 대기하는 거 싫다고 안 가신데요.
올케때는 병원같이 가고 싶어하시드만...
뭔가...친정엄마니깐 저한데 모질게 굴거나 하시는 건 아니지만
자꾸 올케랑 비교하면 딸한데는 관심이 덜 한듯 싶기도 하고
결혼 할 때도 저 혼자서 준비하고 별 트러블 없이 신랑이랑 지내고 하니 신경을 덜 쓰시는 듯해요.
시어머니는 임신 알고 나서, 잘 챙겨먹으라고 말만 하시고
저희 신랑이 저체중으로 태어났는데, 저도 그렇게 손주 낳을까봐
볼 때마다 아기 저체중이면 안된다고 그 말만 되풀이해서 제가 발끈하기도 했어요.
아니 그럼 좀 챙겨나 주시던지.... 시댁 가면 반찬 챙겨줘도 아들..좋아하는 거 챙겨주고
외식을 해도 본인들 좋아하는 걸로 먹으러 가요.
태아가 아들인데...신랑한데 '아들은 키우기 힘들다고 딸이 좋은데..'했데요.
시어머니가 '딸'은 없고 신랑이랑 시동생, 아들 2명인데 '딸'에 대한 환상이 있는듯요...
자기랑 놀아주고 살가운 '딸'요...그걸 신랑이 며느리인 저한데 "딸'대신 하라고 해서
며느리는 딸이 아니라고 대놓고 말했어요. 제가 애교 부릴 나이의 새댁도 아니고...
이래저래 막달이 다가오는데도 출산준비 잘하냐고..말 한마디 없고..
맞벌이인데 출산하고 나서 아기는 어떻게 키울 지도 안 물어보고 (물론, 양가 어머니들한데 맡길 생각 없고
제 돈 들여서 베이비 시터 고용 할 예정이에요.)
오히려 시어머니 요즘 친구들도 아프고 돌아가시고 해서
외롭다고....신랑한데 전화해서 본인한데 하루에 전화 1통 안 온다고 울었데요.(시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시동생이랑
사세요.) 그리고는 신랑이 저한데 전화도 좀 하라고 해서, 남편, 너도 울 친정엄마한데 전화해도 할 말없지?
나도 시어머니한데 할말도 없고 해서 안해...라고 거절했어요.
그런 말 전하는 신랑도 멍청해 보이고, 배불러서 직장 다니는 며느리한데
이건 뭐 같이 놀아달라는 거 신랑 통해서 전하는 건지....
너무 철딱서니 없는 시어머니구나 싶어서 ...충격 받았어요.
저 이야기 듣고 더욱 더 전화하기 싫어졌고요. (그 전에는 1주일에 한 번은 전화했어요.)
신랑이랑 출산비용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신랑도 시어머니한데 기대지 않을려고 하는 거 같고...
그냥 저희 모은 돈으로 해결해야 할 것처럼 이야기 하는 것도...심란하고
제가 신랑보다 수입도 더 많고 모은 돈도 많아요. 그냥 제 돈으로 아기 낳고 앞으로 키우는 거라고
생각하면 될 듯해요. 남동생네는 출산비용, 산후 마사지 비용, 그냥 용돈등등...친정부모님한데
다 받아갔는데...나는 이게 뭔가 싶기도 하고
친정이나 시댁 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어요. 그래서 은근 바라는 마음이 있어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의지하지 말자고 몇 번이나 마음 고쳐먹어도 울적해지는 건 어쩔수 없나봐요.
앞으로 출산도 걱정이고 육아도 걱정이고
아기를 위해서는 좋은 마음으로 지내야하는데 그게 잘 안되서
참고 참다가 여기에 속풀이 한 번하고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