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무 생각없이 남편 지갑을 열어보았어요
전날 친구들과 늦게까지 술먹어서 도대체 돈을 얼마나 쓴건지 궁금하기도 열어보았습니다.
사실, 처음에 얼마가 있었는지 모르니 얼마썼는지도 모르지요
그냥 아무 생각없이 열어 보았어요
식당에서 밥먹은 카드 명세서 있었고...
남편은 전문직 50세 중반입니다.
얼마를 썼더라도 저는 별말 없습니다.
그냥 호기있게 쓰는 스타일도 아니니까요.
어제는 왜 내가 지갑을 열게 되었는지 나도 모르겠네요
그냥 돈 넣는 부분만 보다가 하나 하나 저세히 보게 되었어요
그런데 지갑 카드 넣는 부분 안쪽 구석에 여자 스티커사진이 있는거에요
아마 함께 찍었는데 자기는 못나와서인지 여자부분만 증명 사진만하게 오려져 있더군요
사진은 아주 오래 전 사진인지 빛이 조금 바랬습니다.
40대쯤으로 보이는데 모습을 보니 세련미가 있고 그냥 가정부인 같지는 않았어요
눈썹 그린거랑(김혜수스타일 눈썹), 헤어가 가정주부 같지는 않았거든요
12~13년전 쯤 소도시에 살 때 (지금은 그 곳을 떠난지 10년 가량 됩니다)
남편의 짓꿎은 친구가 부부동반모임에서 장난처럼 한 얘기가 있었습니다.
"00(남편이름)는 향(술집이름)마담과 너무 친하더라
그 마담은 노래방에 가서도 네 옆에만 앉으려고 하고 너를 특별하게 생각하는 것 같던데.."
하며 남편을 곤란하게 하려는 의도가 다분히 있어보이는 말을 하더군요
나는 그 말에 열받고 집에 와서 좀 시끄러웠던 것이 기억나더군요.
빛바랜 오래된 사진인걸로 보아 그 여자가 아닌가? 싶은데..
언제부터 사진을 넣고 다녔는지 그런건 잘 모르겠어요.지갑을 샅샅이 열어본게 처음이라서요
남편의 휴대폰이나 생활에서 의심을 살만한 행동은 요즘 없습니다.
낮에 자리 비울 수 있는 직업도 아니고 퇴근시간이 정확하거든요
만나는 친구도 뻔히 알고 있고..
그냥 모르는체 넘어갈까요?
도대체 오래된 빛바랜 스티커 사진을 지갑에 구석에 넣고 다니는 심리는 뭐일까요?
좀 괘쌈하단 생각도 듭니다.
나는 나름 성실히 살았는데 진짜 바람이든 마음의 바람이든, 바람을 피웠고
아직도 사진을 끼고 있다는 것이요
TV나 드라마에서 '남자바람'에 관한 얘기가 나오면
'난 네가 지난 여름 한일을 알고 있다' 라는 뉘앙스의 말을 할까도 생각중입니다
어떤 대응이 좋을지 조언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