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받은 사람이 스스로 구속되고 곽 측근까지 이면합의 사실을 자인했는데 수사당국이 의심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곽노현이 끝까지 본인은 "선의"로 줬다고 하지만 그게 선의인지 여부를 본인이 입증해야 할 것이다.
본인이 선의란 것을 입증하지 못하면 대가로 봐야하는 게 법치다. 이걸 선의로 판단해 사안을 감성적으로 판단하면 말 그대로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되는 것. 법대로 하면 되는 것이고 곽노현은 선의라는 점을 적극 입증해야 법적, 도의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음이 분명하다.
곽노현이 "선의"로 돈을 줬다는 것을 입증하는 방법은 국민들에게 납득이 가도록 해명하는 것이다. (1) 박명기가 무리한 요구, 협박을 해왔다면 왜 선의로 2억을 줬다고 말을 했는지 (2) 자기 측근의 이면합의 사실을 알았다면 이를 왜 묵인하고 돈을 줬는지 (3) 곽노현->강경선->박명기 동생->박명기 처남부부->박명기 동생->박명기로 왜 돈이 돈세탁하듯 흘러갔는지 (4) 박명기 측이 주장한 녹취록, 차용증 등 진실여부..
이를 자신이 입증하지 못하면 대가로 밖에 볼 수 없는 것이 법치다. 곽노현 본인이 아마 도덕적 프레임에 갇혀 자신의 부덕의 소치마저 정의로 여기는 오류를 범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지금 곽노현을 비난하는 것도 성급한 것이지만 옹호하는 것 역시 이성적인 일이 아니다. 곽노현을 옹호하는것이 어처구니 없는 것은 난데없이 곽노현이 (돈을 주고 할)인품이 아니라며 불필요한 선입견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법 앞에 인정을 앞세우려면 법치, 죄형법정주의란 공식을 버려야 한다. 엄연히 실정법이 금하고 있는 행동을 법대교수출신이라는 사람이 "인정"을 내세워 돈거래를 한 것은 법을 농락했다고 밖에 보기 힘들다.
몰라서 범법을 저질렀다는 법률의 착오는 온정으로 용서를 할 수 있어도 범법인지 알면서도 인정을 앞세우는 것은 법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이다. 고위공직자가 이런 마인드를 가진데서부터 그는 공직자로서 자격이 없음을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보자. 만일 도둑이 부잣집 재물을 훔쳤는데, 그가 가난한 사람을 돕기 위해 도둑질을 했다고 선의를 주장한다면 우리는 어떤 판단을 해야 하는가? 절도는 엄연히 실정법상 범죄다. 비록 그 절도가 선의로부터 비롯된 것이라 할지라도 이를 처벌하지 않는다면 사회는 무법이 된다. 본인이 선의로 돈을 줬다고 하지만 사퇴 후보자와 돈거래를 한 사실만으로도 그의 선의는 정당성을 얻기 힘들다.
p.s: 그리고 곽노현이 참 바보같고 순수한 사람이라고 치자..
그런데 하필이면 2월에 2억이나 선의로 도와주어야 할 사람이 주변에서 왜 박교수
밖에는 없었는지.. 그것도 단일화 댓가로 의심받을 게 뻔한 상황에서.. 주변에는
박교수보다도 어려운 사람이 널리고 널렸는데...
두번째는 선의로 줄 거면 직접 줘도 되고 그렇게 떳떳하면 계좌에 다 입금해 주면
되는데 몇 단계를 거쳐서 복잡한 방법으로 주는 이유가 뭔가..
정말로 곽노현이란 사람이 깨끗하고 바른 사람이었다면 설사 선의로 주었다
해도 이런 스캔들에 휘말린 것 자체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한
게 아닌가.. 이렇게 지저분하게 해가면서 까지 자리를 놓지 않으려는 탐욕은
그동안에 닳고 닳았던 기성정치인에 못지 않은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