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내가 잘먹는 반찬을 아시는 어머니^^
며느리가 보고싶다고 꼭 데려오라고 하셨데요
허리가 많이 안좋아 왕복 8시간 차타기 힘든데
앞으로 얼굴뵐일이 얼마나 남았을까..싶어서
허리에 단단하게 보호대를 하고 다녀왔습니다
아침 일찍 아이들 학교보내면서 집에서 나와
아버님께 들리고(호국원)
어머님께 들렀더니 점심을 시골밥상처럼
한정식으로다가 차려놓으셨어요
한번 훑어보니 거의 아범이 좋아하는 반찬인데
딱 하나 제가 좋아하는 깻잎된장찜이있네요
즘 짜긴했지만 세장씩 집어서 싸먹었어요
얼굴뵙고 용돈드리고 나오려하니
반찬통,참기름,들기름,김치를 주시네요
고맙다고 잘받아서 다시 차를 타고 올라오는데
자꾸 주름지신 어머니 얼굴이 생각납니다
집에 와서 빈찬통 열어보니 깻잎찜이 한뼘이나
들어있네요
에구 힘들게 한장두장 켜켜이 쌓아서 쪘을거 생각하니
눈물이 핑~~
잘 도착했다고 전화드리니 무슨 용돈을
이렇게 많이 주고갔냐고
엄마는 고맙고 좋은데 니들은 힘들다 걱정하십니다
때론 서운한게 있죠
그러나 그냥 너무 좋은어머니 입니다
일찍(일곱살) 친정 엄마가 돌아가셔서 신데렐라처럼 구박받고
살았는데 저렇게 좋은 시어머니를 만났습니다
조금 더 건강하셨음 싶습니다
저번주에 가져온 반찬 아껴서 저만 먹고있습니다
모두들 건강하세요
결혼 22년차 47세 아줌마였습니다
1. 눈물이
'17.10.2 11:49 PM (175.223.xxx.144)주루룩나네요.
님복이에요.2. 흑
'17.10.2 11:50 PM (118.219.xxx.103)복 받으셨네요.
결혼 24년차 49세 아줌마
부럽고 서러워서
울다갑니다.3. ㅇㅇ
'17.10.2 11:51 PM (180.230.xxx.96)두분 마음이 느껴지네요
훈훈합니다4. 큰며늘
'17.10.2 11:52 PM (175.223.xxx.130)아이구 좋은 고부간이네요.
돌아가신 우리 시어머님도 추석이면 제가 좋아하는 김치담아주시고 여름엔 콩잎김치만들어주셨는데 오래 병석에 계시다 돌아가신지 네해째입니다.
시간이 갈수록 서운한건 잊어지고 그리운 마음은 더 해지네요.5. 마음이 훈훈하네요
'17.10.2 11:56 PM (121.167.xxx.243)두분 다 복 많이 받으세요.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6. 훈훈
'17.10.2 11:57 PM (211.46.xxx.51)이런 글 많이 보고 싶네요
가슴이 따뜻해져요.7. 25년차
'17.10.3 12:00 AM (114.206.xxx.36)맏며느리.
울 시엄니는 저 좋아하는 음식 몰라요.
관심도 없구요.
딸같이 생각한대요 푸하하.
시어머니 인품이 좋으시네요.
심히 부럽습니다...8. ㅠㅠ
'17.10.3 12:01 AM (1.224.xxx.193)왜 눈물나게 해요?
9. 울 시엄니도
'17.10.3 12:10 AM (211.245.xxx.178) - 삭제된댓글아들딸만 아는 양반인데, 갓 결혼하고 주섬주섬 뭘 꺼내는데보니 팬티요.ㅎㅎ
그 커다란 면팬티있지요.
누가 사준걸 안입고 고이 뒀던걸 저에게 주시면서 입으라고...
다른건 생각안나고 그 팬티가 또렷해요.
다 헤지고 낡고 다 버리고 한장 낡은거 남았는데 입을때마다 시엄니 생각나요.
다른 맛있는 반찬 잔뜩있어도 제가 된장에 박은 깻잎을 좋아하거든요.
이거 에미 좋아하는거니 갖다 먹으라고하면 그게 또 그렇게 좋더라구요.ㅎㅎ10. ...
'17.10.3 12:26 AM (1.231.xxx.48)참 따뜻한 글이에요.
원글님이 잘하시니까 시어머니께서도
그 마음을 알고 챙겨주시는 거겠죠.
앞으로도 화목한 가정에서 행복하시길.11. 아이
'17.10.3 12:58 AM (59.5.xxx.186)부럽네요.
울 엄니는 내가 죻아하는 반찬 아실지.
엄니는 갈비, 잡채, 사라다 좋아하시는데...12. midnight99
'17.10.3 1:38 AM (90.220.xxx.24)따뜻한 마음이 전해집니다.
13. 퓨
'17.10.3 1:42 AM (121.145.xxx.150)뭔가 팍팍한 시댁글만 읽다가
사람 정 느끼네요
다 같이 서로 배려하며 살면
얼마나 좋을까요14. 에르
'17.10.3 1:44 AM (125.132.xxx.233) - 삭제된댓글이런 고부간도 꽤 있을텐데 글을 안쓰시는거 겠지 생각합니다.
참 예쁘신 며느리세요. 시어머님도 그렇고...
복 받으실거예요.^^15. 마음
'17.10.3 7:36 AM (211.49.xxx.219)참 따뜻한 마음들이 서로 오고 가네요
정겨운 풍경 입니다^^16. 부럽습니다
'17.10.3 7:42 AM (211.36.xxx.91)저도 어릴때 엄마 잃고 결혼할때 시어머니 엄마 삼자 했었는데...웬걸..별난 시어머니 만나 맘고생만 하고 있네요 반찬을 해주긴 커녕 해다 바쳐야 한다는..ㅜㅜ 이번생엔 엄마복이 이게 다 인거 같아요
17. 라떼
'17.10.3 9:58 AM (58.122.xxx.79) - 삭제된댓글상대적인거 같아요
원글님이 도리를 하시니까 어른도 챙겨주시는거죠
어떤 느낌인지 알것같아요
저희 친정 엄마가 맏며느리라 지금 거의 사십년을 시어른들을 모셨어요
저는 맏딸이라 고모들 삼촌들 틈에서 북덕거리면서
컸구요
저 어렸을때 엄마가 새벽에 고등학생 이었던 고모 삼촌들 도시락을 각자 두개씩 싸던것도 기억나고
사춘기였던 고모가 새벽밥 먹으면서 부엌에 있던 엄마들으라고 반찬투정하며 짜증냈던것도 기억나요
우리엄마가 힘이 들었을건데 성격이 당차서 같이 막 싸우고 할머니 중간에서 말리고 ㅎ
애증의 관계라고나 할까요
그런데 엄마도 할도리 다하고 할머니도 엄마를 맏며느리 대접하고 살았어요
긴세월동안 한명 한명 독립하고 할아버지 아버지 돌아가시고
그큰집에 할머니 엄마 두노인네만 살고 있네요
구십넘으신 할머니가 몇년전 몸에 마비가 오셔서 칠십다된 엄마가 병구완하고 계신데 엄마는 할머니 돌아가실때 까지 돌봐야 하는걸 너무 당연하다 생각하세요
심지어 두노인네가 서로 의지하면서 동지 처럼 지내세요
엄마는 할머니 돌아가시면 혼자 어떡해 사나 걱정까지 하네요18. ^^
'17.10.3 10:12 AM (211.226.xxx.108)우리어머니는 어떤 며느리에게도
잘하실거예요(며느리가 저 혼자라 다행이죠
다른 며느리 예뻐하는걸 어찌볼까 싶어요)
말한마디가 정이 뚝뚝 떨어지거든요
다음 생에는 부잣집 막내딸로 태어나서
고생 안하시고 편하게 사셨으면 좋겠어요19. 라떼
'17.10.3 10:44 AM (58.122.xxx.79) - 삭제된댓글어른의 인성이 참 중요한거 같아요
저 어렸을때 크면서도 할머니 할아버지 한테 한번도 맞은적도 혼난적도 없었거든요
아 큰애 낳고 친정에서 몸조리 할때 너무 힘들어서 밥도 안먹고 했더니 할머니가 젓가락을 드시더니 한대 때려주고 싶다고 하시며 억지로 밥먹이셨던게 제일 험악한 분위기였어요ㅎ
두분다 항상 건강하세요^^20. ..
'17.10.3 11:04 AM (61.80.xxx.147)반전이 있을 거야...그러면서 글 내렸는데
훈훈하네요.21. ^^
'17.10.3 11:50 AM (211.226.xxx.108)말한마디가 정이 뚝뚝 떨어지거든요
========
이 말은 너무 정감있다는 말이예요
써놓고 나니 이상하네요
어머니께 말을 밉게하면 괜시리 눈치가 보여요
그래서 바로 어머니 죄송해요~하면
우리 어머니께선
우리 애기가 무슨 힘든 일이 있나보구나~~하세요
그러면 그냥 스르르~~ 녹아버립니다
이런 어머니 아래서 자라난
누나 셋과 막내인 남편은 정말 심성이 좋고
반듯한 사람들이네요
읽어주신분들 모두 건강하시고
추석 잘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