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다섯살 아들은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들을 가끔 가끔 할떄가 있어요.
우리들의 시간은 어디로 가는걸까?
지금도 우리들의 시간은 어디에 가 저장되는거냐.
그 질문은 네살인지,세살인지가 정확하지가 않아요.
다섯살아이의 그 질문을 받았을때 저도 그생각을 하던 적은 있었어요.
초등학생 이던 12살 무렵, 아카시아꽃잎이 마당가득히 화르륵화르륵 져서 이불처럼 뽀얗게
덮여있던 어느 초여름이 다가오고있는 한낮에.
바람기있는 햇살아래 빨래들이 무지개빛으로 어룽대가면서 말라가던 한낮에
들마루에 앉아 그 생각을 했었어요.
담장위의 얼룩고양이조차 졸고있을정도로 사위가 고요하게 햇빛과 바람과 아카시아 꽃향기에 물씬
젖어버린 그 어린날, 파란하늘을 올려다보다가 우리들의 시간은 어디로 화살처럼 달려가서 쌓이고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음,,음.. 그러니까 그 시간들은 전부 소금을 모아두는 커다란 창고처럼 그렇게 쌓여있을거야. 그 시간들을 지나서
어른이 되는 것처럼."
그런데 어제는
"엄마, 나는 무엇으로 만들어졌어?"
이렇게 물어보길래
사람은 흙으로 만들어졌다고 말을할까 하다가
사람의 몸으로 만들어졌다고 말을 해주었어요.
"그럼 나는 어떻게 만들어졌어? 그래서 어떻게 이 지구에 온거야?"
아이가 우주에 관련된 책들을 좋아해서 많이 읽어줬더니 이렇게 질문하는가봐요.
어떻게 만들어졌느냐는 질문에 먼저 말문이 탁 막히더라구요.
그리고 갑자기 정체를 알수없는 서글퍼지는 묘한 감정이 들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했어요.
성교육의 차원에서 말을 하라는 전문가의 조언도 있었는데
막상 못하겠더라구요. 눈빛을 빛내고 저를 올려다보는 아이앞에서 정말 못하고
어떻게 얼버무렸는지 그상황은 종료되었어요.
혹시 맘님들도 이런 경우 만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