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원글님에 비하면 저는 아무것도 아니구나 했네요.
저는 간호조무사로 의원에서 근무하고 있어요.
결혼한 '아줌마'로 아이들도 중고생이고 분명 아줌마가 맞습니다.
그런데 밖에 나가면 젊은 사람들 시선으로 봤을 때 30대 초중반 정도로 봐주시니
가운 입고 있으면 더 어려보이지 않을까요?
병원 특성상(원장님 연세도 있으시고 동네도 동네고 해서)오시는 환자층이 주로 나이 드신 분들인데요
어떤 할머니 환자분이 92세이신데 저를 부를 때 '아줌마~! 아줌마~!' 하시는 거예요.
한 번 들었을 땐 기분나빠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는데, 다음에 오셔서 또 그렇게 부르시는 겁니다.
이번엔 안되겠다 싶어 다른 환자들도 있었지만 일부러 다른 분들도 들으시라고
'할머니, 여기가 식당도 아닌데 아줌마가 뭐예요? 간호사라고 부르셔야지요.'
그 할머니 다음 번엔 아예 호칭을 빼고 필요한 말씀을 크게 하세요;;;
또 다른 환자는 75세 할머니신데 너무 여성스럽고 우아하고 교양있어 보이시는 분이라,
또 할머니 핸디캡도 있으신데 제가 부러 더 잘 해드렸어요.
근데 뒤통수 한 대 얻어맞는 기분이랄까요?
어느 날 '아줌마, 아줌마~' ㅡ.ㅡ''' 부르시더군요.
그 뒤부터 그 분에 대한 좋았던 이미지가 일시에 바껴버렸습니다.
다른 병원에 있을 땐 의사들이 '박선생, 이선생~' 이렇게 간호조무사들을 호칭했어요.
첨엔 그게 어색해서 적응하기까지 시일이 걸렸었는데....
어르신들 나이와 성격 생각하면 그렇게 부르고싶지 않을 수도 있겠다싶어 무슨무슨 선생은 저도 부담스럽습니다.
한참 지켜본 결과 노인들은 그렇게 부르면 큰일나는 줄 안다, 내 나이가 몇인데 어린 딸 같은 것들한테 선생이라 부르냐?하는 듯한... 또 정식 간호사도 아닌데! 그런게 저변에 깔려 있는 것 같아요.
그냥 간호사~ 불러주면 참 좋을텐데요.... 서로....
그런데 상대에 대한 예의바르면서도 적절한 호칭을 쓸 줄 아는 분들은 인격이 그만하시구나 싶구요,
저기 할머니들은 듣는 저나 부르시는 분이나 같이 시장통이 되는구나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