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박범신의 당신이란 책.

커다란 안경 조회수 : 1,113
작성일 : 2017-09-18 14:33:32

동네 도서관에서 박범신의 당신이란 책을 빌려와서 사흘동안 열심히 읽었어요.

성희롱에 관련된일로, 그동안 작은 잡지에 2년넘게 기고했던 글도 접게 되었던게 한달마다 그 책을 기다리면서 읽어왔던 소소한 기쁨도 사라지게 된게 지금도 너무 아쉬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글을 그리도 잘썼는지 단 한권의 장편소설이 아닌 대하소설을 읽는듯한 느낌이었어요.

누군가를 사랑한다는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구나 라는 새로운 각성.

 

화르륵화르륵 꽃이 피었다가 사근사근 내려앉는 매화나무꽃 아래 묻힌 남자.

젊은날의 폭풍같은 사랑과 절망과 아픔,분노들을 어쩌면 이렇게 근사하게 풀어낼수 있을까.

 

매화나무아래 남자를 묻어놓고 딸과 함께 짐짓 그남자의 행방을 찾으러 다니면서 지난날의 추억을

만나게 되는 그 여정을 거치게 되는 모습이 한편 부럽기도 하고, 눈물겹기도 하고.

 

어쩌면 이런 광염소나타같은 글을 차분하게 ,혹은 광기어리게 막힘없이 써내려갈수 있는걸까요.

 

박범신 작가는 책을 다 덮고서도 오랫동안 여운이 남는것같아요.

가슴두근거려가면서 몰입해가면서 글속의 분위기와 주인공과 혼연일체가 되어서 정신없이 읽어내려가게 하고

시간을 아껴가면서 책을 읽게 만드는 마력이 있어요.

 

특히 박범신작가는 결말까지도 독자들의 맘을 절대 내려놓게 하지 않아요.

파킨슨병과 치매에 걸린 남편을 그렇게 애지중지 간병했는데 마침내는 그글의 주인공인 부인마저 똑같은 병에 걸려

쓸쓸하게 남편이 만들어주고 간 의자에 앉아 그가 묻힌 매화나무에 집착을 하며 딸조차 알아보지 못해요.

그를 찾으러갈때 밤기차창문을 보고 늙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보고 화들짝 놀랄때의 대목에서도 저도 주인공인냥

같이 놀랐었는데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음산한 정원이 딸린 집의 정경과 기억을 잃고 늙어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책을 덮고 난뒤에도 너무 가슴이 아파요.

책표지의 당신이란 단어가 이렇게 가슴이 아픈 말인가 곱씹어지게 되네요.

 

이책 읽기전엔 소금이란 책을 읽었는데(역시 박범신) 그 책속에도 염부의 발은 늘 소금에 절여져있다는 대목이 있어요.

그책을 읽고나서 우연히 방송된 순례라는 다큐에서 역시 세네갈의 붉은 호수에 몸을 담그고 소금을 퍼내는 염부의 모습이 나오는데 머릿속에 생생히 남아있는 그 소설책의 문장들이 자꾸 화면에 중첩되고 겹쳐져서 마음이 정말 아파왔네요.

 

82맘님들도 박범신의 책들 좋아하시나요?

앞으론 또 무슨책을 낼까 너무 궁금해지네요..

IP : 121.184.xxx.163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7.9.18 2:45 PM (96.246.xxx.6)

    무슨 성희롱 사건이 있었나요?
    작가가 매우 감상적인 남성 같은데...

  • 2. Rossy
    '17.9.18 2:51 PM (164.124.xxx.137)

    술자리에서 성희롱 사건이 있었죠. 작품과 사람 인성은 따로 봐야 하는 게 맞는거 같습니다.

  • 3. . . .
    '17.9.18 3:15 PM (211.116.xxx.52)

    저한테는 박범신작가의 작품이 딱 취향에 맞더라고요.
    풀잎처럼 눕다부터해서 나온건 많이 봤네요.
    술자리에서 성희롱같은 얘기는 좀 실망스럽긴한데
    술먹어서 그러려니 해요.
    남자작간데도 참 감수성 풍부해서 저의 메마른 감성을
    일으키네요.
    당신이라는 작품이 나왔나본데 도서관에서 꼭 빌려읽어야겠어요.

  • 4. 당신
    '17.9.18 3:21 PM (222.236.xxx.145)

    읽어야겠어요
    감사

  • 5. 에르
    '17.9.18 3:23 PM (223.38.xxx.52) - 삭제된댓글

    남자로서 지나치다 싶을만큼 감성이 섬세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신춘문예에서 여름의 잔해를 읽었을때 참 감성 적인 작가구나 했는데 더 섬세해 지는것 같아요.

  • 6. 외등
    '17.9.18 3:47 PM (203.226.xxx.56)

    외등도 있지요 첫사랑의 날카로움이 묻어나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30510 동대문이나 남대문에 연주복이나 무용복 같은 옷 파는 곳이 있을까.. 6 ... 2017/09/18 4,663
730509 직장맘 여러분 정말 고생많으십니다. 힘내세요 3 힘들어요 2017/09/18 1,094
730508 오십넘으신분들~무슨 낙으로 사시나요? 108 Wpwp 2017/09/18 23,862
730507 배추김치를 담았는데요 2 김치고수님들.. 2017/09/18 1,139
730506 송도에 좋은 식당 추천 부탁드려요 1 인천 2017/09/18 901
730505 남편이란 사람이 밥먹고 상치우는 법이 없어요 4 ㅈㅈ 2017/09/18 1,425
730504 항문근처에 종기 같은 것은 어느 병원으로 가야할까요. 8 병원 2017/09/18 6,721
730503 눈팅만하다가 글을 씁니다 4 조각보 2017/09/18 743
730502 미신이라고 해주세요.. 제발 31 짜증 2017/09/18 8,583
730501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이 중요한 이유. 야당에 명분을 주고 실리를.. 3 '소통과 협.. 2017/09/18 744
730500 건물이나 상가매입시 대출 얼마까지 3 받으세요? 2017/09/18 2,164
730499 길거리에서 박그네 죄없다 어쩌구~~~ 2 dd 2017/09/18 573
730498 질문요 2 초코 2017/09/18 469
730497 송영무장관 말을 너무 막하네요.. 19 ... 2017/09/18 3,004
730496 트럼프 트윗 오역을 그대로 받아쓴 언론사들 10 고딩맘 2017/09/18 826
730495 초3남 삼국지 읽어도 괜찮을까요? 11 ... 2017/09/18 943
730494 아이유 가을아침 들으셨나요? 29 아이유 2017/09/18 6,850
730493 서울대MBA학비아시는분계신가요?(야간) Sky 2017/09/18 564
730492 요즘은 독서실도 카페스타일로 생기는군요ㅋㅋ 4 -- 2017/09/18 2,017
730491 이런 인사가 방문진에? 한 명만 더 사퇴하면 MBC 바뀐다 2 샬랄라 2017/09/18 525
730490 작곡과 가고 싶다는 딸 잘 아시는 분 있나요 6 ... 2017/09/18 1,539
730489 [연재] 나는 통일이 좋아요 4. 분단된 나라에서 살고있어요 1 통일 2017/09/18 315
730488 10년전 진료기록 지금도 나오나요? 5 대학병원 2017/09/18 8,496
730487 스테인레스 냄비 들통에 베이킹소다 넣고 끓이는데욮 2 .. 2017/09/18 1,320
730486 헉 저수지게임에 이런 일이 ~ 7 고딩맘 2017/09/18 1,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