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공범자들을 보고 생각나는 사람

퓨쳐 조회수 : 627
작성일 : 2017-09-16 16:26:39
오늘 딸과 다큐 공범자들을 봤습니다.
보는내내 내머리엔 한사람에 대한 생각이 떠나질 않더군요.
아이들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 잘 가던 목욕탕에서 커피나 음료를 팔던 스낵언니. 그때가 imf가 한창인 1997,8년도.

그 언니는 어찌나 기억력이 좋은지 목욕탕에 오는 수 많은 사람들이 먹고 마신 음료나 계란. 메츄리알 하나까지 메모도 없이 다 기억해 내던 또순이였어요.

혼자 몸으로 중.고등학생을 imf 체제 한가운데 키워내는 억척 엄마였던 언니. 평소 지나치게 빠릿빠릿하고 계산이 철저했던 언니가 나에겐 좀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러다 언제나 한결 같고 정확한언니가 차츰 편안하게 되는 때가 오더군요

친해지던 중 주변사람으로 부터 언니의 과거를 듣게 됐습니다. 남편이 거의 10년 가까이 행방불명이라는 것. 여느때처럼 밖에 나간다고 하고선 지금껏 들어오지 않고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왜 그랬을까하는 나의 의문은 곧이어 나온 말 한마디로 대답이 되더군요.

"해직기자였대"

신념 따라 살던 남편, 그가 없는 시간을 누구보다 또렷하게 견뎌내느라 그리도 바빴던 거였어요.

목욕탕 환경상 아침 일찍 나가 10시 가까이 일해야 하는 환경었지만 공부 열심히 한 학생들에게 지금보다는 넓은 기회가 있는 때였고, 언니의 머리와 목숨을 걸고 할일은 하는 아버지의 영향인지 언니의 아이들은 고대와 성대에 무난히 합격했습니다.

MBC 로비에서 김재철 물러가라 외치던 김민석 pd, 공범자들을 만든 최승호pd가 아직도 계속되는 탄압하에는 있지만 살아 있는 것을 보면서 그래도....그래도 조금은 나아졌구나....싶었습니다.

그러면서 남편을 잃고 아버지를 잃고도 어디가서 말 한마디 할 수 없는 세월을 산 언론인의 가족들이 생각났습니다. 경제적, 육체적 궁핍을 겪고 있는 그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함과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IP : 114.207.xxx.67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이쿠
    '17.9.16 5:55 PM (211.186.xxx.139)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르는채 기다리는 시간이 얼마나 힘드셨을지
    우리나라는 그런 정의로운 분들 덕에 이만큼이나마 버텨왔나봅니다

  • 2. 애구...
    '17.9.16 11:23 PM (121.53.xxx.225)

    국정원팀에 의해서 살해당했을까요? ..

    이런 악질들.. 막장 인생들이 정권을 쥐고 휘두르던 시절이 다시 오면 안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33440 효리는 노래빼고 다 가진듯 24 효리네민박팬.. 2017/09/25 5,925
733439 아침 차려주는거 너무 스트레스 받아요 33 2017/09/25 5,912
733438 모형나무 같은 건축모형재료 파는 곳은 어디인가요? 2 리틀 2017/09/25 2,778
733437 윗집여자가 발매트를 베란다서 털어요 27 ㅉㅅ 2017/09/25 3,130
733436 유인촌 mb정부 블랙리스트 없었다... 27 유인총 2017/09/25 2,457
733435 임대사업자가 직장다니며 점포 운영 가능한가요? 2 ... 2017/09/25 552
733434 영화 '원스' 이상하게 여운이 기네요... 5 영화 2017/09/25 1,051
733433 아파트 단지 화단으로 담배꽁초 던지는 인간의 심리는 뭘까요.. 화남 2017/09/25 757
733432 여친강아지 우산으로때려죽인 남자..미쳐도제대로미친듯 .. 8 2017/09/25 1,297
733431 옆집 가족분란의 원인은 좁은집일듯 ... 45 이사좀가 2017/09/25 17,991
733430 마음이 소녀 3 마음 2017/09/25 608
733429 탤런트나영희씨가 넘 아름다워요 20 optist.. 2017/09/25 4,555
733428 면세점에서 사기에 오진 물건은 뭘까요? 3 아츄 2017/09/25 1,926
733427 초록입홍합오일 은 어떤 제품으로 사야하나요? 3 가을 2017/09/25 1,159
733426 꽁꽁 언 육수14층에서 던진 초등교사 살인미수 아닌가요? 12 글쎄다 2017/09/25 5,063
733425 맞춤법 질문이요 v 2017/09/25 369
733424 비비고 동그랑땡 맛있어요 4 광고아님 2017/09/25 1,885
733423 대출 3억 끼고 매매 무리수인가요 12 라임 2017/09/25 4,300
733422 어제 자전거 타고 자고 일어났더니 목,어깨 아파요 ㅠㅠ 6 자전거 2017/09/25 879
733421 드럼세탁기 분해청소해 볼라고 가격 문의했더니.. 6 ........ 2017/09/25 1,970
733420 라디오방송에서 관상을 얼굴인식 방법으로 통계 냈더니 5 어제 2017/09/25 1,661
733419 강아지발바닥 습진.도움좀 주세요 7 행복맘 2017/09/25 1,358
733418 "왜 그런 사람을 만났어?" … 피해자 매도해.. oo 2017/09/25 546
733417 고기 준대요. 7 가고싶다. 2017/09/25 1,792
733416 코스트코 리뉴얼한 키친타올 어때요? 3 커클 2017/09/25 1,4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