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재 예비초 7세이고 내년에 학교 가는 아이 엄마입니다 ^^
다름이 아니라 아이가 내년에 초등학교를 가게 되니 이래저래 맘이 바쁜데
다행히 다른면은...
책도 그럭저럭 혼자 읽고 쓰기도 맞춤법에 따라 나름 또박또박 잘 받아씁니다. (기적의 한글학습과 예쁘게쓰기책도 병행)
수학도 연산학습지로 두자리수 더하기정도 하고 있습니다.
영어도 파닉스 떼고 영어책읽기나 유창한 회화는 잘못하지만 대충 기초회화 말귀 알아듣는정도는 합니다.
그런데 초등학교가면 공식적으로 글씨쓰는법을 1학기때 배운다고 하니 백일장을 할 수도 없고
수학도 마찬가지로 딱히 시험볼게 없고
그나마 교내 상받는건 그림밖에 거의 없어 그림실력이 제일 중요하다고 들었는데
저는 엄마라도 아직 그림이 졸라맨수준이라 ㅠㅠ 그림부분은 신경을 잘 못써줬는데
다행히 아이가 제 눈에는^^; 잘 그리는 편이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저처럼 졸라맨 안그리고 사람 표현도 제눈에는 꽤 예쁘게 하는 편이고
집에서 시간만 나면 혼자 동화책 펴서 삽화 따라그리고, 인형 따라그리고
취미가 핸드폰으로 사진찍어서 그대로 사진 따라그리기이기도 하고 (제눈엔 썩 실물같을때도 있어요 ㅎ)
그림일기도 혼자 씁니다.
제일 좋아하는게 그림이라고 해서 그간 혼자 그리고 썩 잘그리는것같으니 놔두자 싶어서 미술학원을 한번도 안갔습니다.
그러다가 어제 동네 엄마가 그룹수업 같이 해보자고 해서 상담받으러 가서 테스트를 얼결에 받았는데
제 아이가 그린 그림을 지적하면서
완전 완전 만화체 그림에 젖어서 교정 빨리 들어가야지 이대로 학교가서 어떻게 하시겠어요 하는데
즐거운 가을을 표현해보라고 하니까
작년 가을에 감나무밭에 갔다가 감이 머리에 떨어졌던걸 표현하면서(친정이 감나무농장입니다^^;) 슝~ 퍽! 소리를 쓰고
머리에 감을 맞은 아이가(본인이죠^^;) 말풍선에 으악~~~ 소리를 내고
옆에서 사촌 언니는 어떡해~~ 하고 개도 멍!멍! 하고 그놈의 말풍선은 평소에는 그리 자주까진 나오지도 않던게 왜 그리 나오는지.. 저도 난감하더라고요.
평소 그림일기에도 외식하러 나갔던거 표현하면 식당 벨누르는소리 딩동~ 하고 음표나오고
식당 주인이 맛있게드세요~ 하고 우리는 우와 맛있겠다! 하는것 써도 저는 즐거웠구나~ 잘그렸네! 하고 치우는데
그게 시급히 교정대상이라고 하니까 아 그랬나 싶고 걱정이더라고요.
하긴 저는 어릴때 학교에 내는 그림에 말풍선이나 음표 사람 뛰어가는데 뒤에 바람표현 그런거 안그린것같은데...
학습만화 같은거나 미디어만화도 많이 안본애가
유치원 자유놀이시간에 자기 나름대로는 잘그려보이는 애들꺼 열심히 따라그리다 보니
여자애들은 속눈썹 마스카라가 하늘을 찌르고 무조건 공주스타일이고
(생각해보니 교원 3d 애니메이션 세계명작전집의 영향이 큽니다 ㅠ)
즐거웠던 가족여행 표현하라고 하면 무조건 날개달린 유니콘이 하늘을 날고 ㅠㅠ그러더라고요.
또 귀랑 코 제대로 안그리는 것도 큰 문제라면서 지적하고
가을 운동회를 표현해보라고 하고 가을 운동회는 가을이 표현되어야하는데
우리 친구 그림에서는 가을을 어떻게 느낄수있지? 잠자리같은것도 들어갈 수도 있고..또 뭐가있을까?
운동회면 사람이 더 많이 움직여야겠지...하니까 우리 애가 부끄러워하더라구요 ㅠㅠ
그래서 저도 너무 안이했나 싶어 겁이 덜컥나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겨울방학동안에 교정받으면 학교가서 잘 할수있고
다행히 공간지각력이 좋은 편이고 초보적 원근법도 아는 편이고
그림 즐기는 편이고 선에 힘도 좋으니 운좋으면 상도 탈 수 있겠다고 하는데
남편은 지 맘대로 그리게 놔두라고 왜 애 기죽이고 상상력 저해하냐고 그냥 집에서 지금처럼 놔두라고 하고
애는 미술학원 가고싶다고 난리난리고...
저는 여기 아니라도 딴데 어차피 하나는 보낼 생각이었는데
여기를 보내야할지 아니면 요즘 유행하는 심리미술 그런것처럼
자기 맘대로 좀 자유스럽게 해도 잘했어요~ 해주는 데를 보낼지 (여긴 좀 엄하게 가르치는 스타일이더라구요) 고민입니다.
남편은 무조건 놔둬라~ 본인이 즐기면 좋은거지~ 상 못타면 어때 하고
저도 사실 미술 전공시킬건 아니라서 그리 열심히 시킬 생각 없고 즐겼음 좋긴 한데
아이가 거기 가 보니까 내 그림은 만화 가짜고 선생님이랑 거기 애들이 그리던건 진짜 그림인 것 같아
나보다 더 잘그려 나도 잘그리고 싶어 엄마 나 말잘들을게 보내줘~ 하는데
뭐라고 말해줘야하나 싶고 그래요...(사실 제가 졸라맨그림이라서 ㅠㅠ 아이가 졸라맨 탈피해서 취미라도 중딩때쯤 그럴듯 데셍도 하고 하면 좋기야 하겠죠 ㅠㅠ)
좀 자유를 억압하나 싶어도 우리가 글을 자유롭게 쓴다고 해서 학교종을 하꾜종이라고 쓰지 않는것처럼
그림도 맞춤법처럼 기법을 좀 배워야하나 싶고 ...헷갈립니다.
학교에서 지도하실때 만화체로 슝~ 퍽! 효과음 내고 음표그리고 공주그림 유니콘그림 그리는 애 보면 무슨 생각드세요?
여자애 머리는 곱슬금발에 공주님표현이고 ㅠㅠ남자애는 칼차고 있고 그런 그림은 교정대상인가요?
우리 애 오늘도 다녀와서 방금까지 평소처럼 그림을 그리다가 갑자기 벅벅 지우면서
선생님이 음표나 딩동 사람말같은거 그림에 그리지 말고 그림에 글씨쓰지 말래 하면서
나름 번듯한 초등학생스런 그림으로 그리긴 하던데
(이 와중에 남편은 안돼는게 어딨냐 야야 쓰고싶은거 막 써! 써! 니그림 니맘대로 해 합니다 -_-;;;;)
테스트만 받아도 효과가 벌써 나타나는건지 아님 주눅이 든건지 ㅠㅠ정말 잘 모르겠어요...
제가 미술과 담을 쌓은 사람이라...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 그림일기나 그림 평가하실때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시나요?
미술학원 안다닌, 그냥 집에서 심심하면 지 맘대로 그림 그리고 그런 아이들은 학교서 많이 힘든가요?
제가 애 기만 살리고 잘한다 잘한다만 하다가 애 망친건지...
조언 부탁드려요~